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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17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청올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송경동 스물여덟 어느 날 한 자칭 맑스주의자가 새로운 조직 결성에 함께 하지 않겠냐고, 얘기 말엽에 그가 물었다 그런데 송 동지는 어느 대학 출신이요? 웃으며 나는 고졸이며, 소년원 출신에 노동자 출신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순간 열정적이던 그의 두 눈동자 위로 싸늘하고 비릿한 유리막 하나가 쳐지는 것을 보았다 허둥대며 그가 말했다 조국해방전선에 함께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미안하지만 난 그 영광과 함께 하지 않았다 십수 년이 지나 요 근래 다시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꾸 내게 어느 조직에 가입되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다시 숨김없이 대답한다 나는 저 들에 가입되어 있다고 저 바닷물결에 밀리고 있으며 저 꽃잎 앞에서 날마다 흔들리고 이 푸르른 나무에 물들어 있으며 저 바람에 선동당하고 있다고 없는 이들의 무너진 담벼락에 기대 있고 걷어 채인 좌판, 목 잘린 구두 아직 태어나지 못해 아메바처럼 기고 있는 비천한 모든 이들의 말 속에 소속되어 있다고 대답한다 수많은 파문을 자신 안에 새기고도 말없는 저 강물에게 지도받고 있다고. ----------------------------------------------------------- 함께 선물받은 전해온 시, 가까이 오래 두고 자주 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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