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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1
    사소하고 만연한 거짓말(3)
    청올

사소하고 만연한 거짓말

마포구 평생학습관에서 평생학습(아니 평생구직)을 하고 있는데 전화 온 것이 찍혔다. ㅎㅈ원룸ㅅㅎ건축이란 이름으로 저장돼 있다. - 네 ㅅㅎ건축입니다. = 안녕하세요. 저 원룸... 전화하셔서 했는데요. - 네 안녕하세요. 혹시 몇 호시죠? = ***호요. - 아 ***호... ㅎㅈ동 원룸 맞으시죠. / = 네. / - 제가 전화했는데요. (나랑 통화한 적도 몇 번 있는, 그 건물 5채를 임대하는 집주인의 사무실 직원이다. 모든 임대업 관리를 맡아 하고 있다. 그 집은 주인 따님의 명의로 돼 있지만 나는 그 '따님'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계약할 때 요구해서 확인통화만 했다... 그 '집주인'이나 그 사무실에 찾아가 굽신하는 부동산 사람들이나 너무 어이없어했지만.) 연말정산 때문에 전화드렸어요. 혹시 연말정산... 하시나요? = 네 하는데요. 어떤 일 때문에... - 아 이번에 월세가 연말정산에 들어가잖아요. 2월부터 반영되거든요. ... 그리고 혹시 5월에 만기(계약 만료)가 되면 이사를 나가실 건가요? = 네 아마도... 근데 연장도 가능한가요? - 네 물론 가능합니다. = 근데 그 연말정산에 월세가 올해에도 반영되는거여요? (살짝 좋을듯 하지만 의구심) 2월부터 내는거부터면 내년에 반영되는 거 아닌지... - 네 내년부터 반영되는데 올해 2월부터 내는 것부터니까, 그 전에 미리 신고를 해야 해서요. = 네 그럼 저도 연말정산 하니까요. 그렇게 해주세요. - 근데 그러면 올해 걸로 계약서를 하나 써야 해요. 계약서가 작년 거잖아요. 그러니까 올해 2월부터 냈다는 걸 반영하려면... 저희가 1월 17일 날짜로 6개월 정도 계약서를 써서, 기존 본계약은 그대로 두고, 5월 만기 때 나가시면 그렇게 하고 아니면 연장하면 본계약대로 하면 되니까요. = 네? 근데 잘... 이해가 그러니까 연말정산을 하는 데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하나요? - 다시 쓰는 건 아니고 본계약은 그대로 있고요. 이번 연말정산에 반영될 월세는 올해 2월 거잖아요. 그래서 올해 것으로. = 네 그럼... 이상하다 근데 그럼 연말정산을 하려면 계약서를 올해 걸로 써야 하는 건가요? 그냥 계약서는 작년 것 그대로라도 올해 2월부터 월세 냈다는 자료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지요...? - 아 물론 그렇긴 한데... 그래도 올해 것으로 하면... (흐림) = 전 잘 이해가... 그러니까 말하자면 전국의 모든 세입자들이 계약서를 다 새로 올해 걸로 써서 장만을 하는 것인지... 그래야 연말정산에 반영된다는... 말씀인가요? - 아, 그런 건 아닌데요. 다만 저희가 신고할 때 계약서가 올해 것으로 되려고... = 그럼 연말정산을 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면... 특별히 왜 그래야 하는지 혹 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가요.. 그걸 안 쓰면 연말정산에 지장이 없다면 저는 별로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모르겠는데... - 네. 아니 그냥 꼭 연말정산 때문은 아니고 그냥 저희가 그래 주십사고 하는 거예요. = 저는 왜 그래야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특별한 다른 이유가 있는지요...? - 저희 수익 때문이에요. 그걸 쓰신다고 나가실 때나 연장하기에나 달라질 것은 전혀 없구요. = 아, 그럼 연말정산에는 상관이 없는 말씀인... - 네. 그냥 저희 수익 때문에 그렇게 해주십사 부탁드리는 거예요. 날짜만 올해 걸로 써주시면 됩니다. 전혀 달라질 건 없고요. = 수익 때문에요.. 그것도 전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인지 잘 모르겠어요. 전 별로 굳이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딱히 설득이 되지가 않고... - 아니 그렇게 해주시면 되는데... 그럼 제가 이따 오후에 다시 전화 드릴게요. = 네... ------------------------- 지루하고 별로 알 수 없는 통화가 끝나고, 생각해 보니, 그리고 아빠에게 전화해서 얘길 전하고 들어 보니 아마도 세금 때문에, 그 전까지(작년까지)는 빈 방으로 신고하고 올해부터 월세 받은 걸로 하려고 한 것 같다고 한다. 옛날 같으면 임대업자가 뭐 해달라고 하면 세입자가 무조건 다 들어줬다고 한다... 근데 이런 일 안 해 준다고 나가라고 하지 못한다며(허걱 그런 상상까지 하진 않았는데), 너 알아서 잘 하라고 잘했다고, 하였다... 그래 세금 때문이지. 사실 내가 있는 곳은 재개발 예정지이다. 다른 부동산들은 다 알고 있는데, 그래서 이후 들어올 세입자가 없어서 아마 중간에 방 빼기 어려울 텐데, 라고 하는데, 그 임대업자에게 충실한 부동산은 그런 얘길 절대로 전하지 않았다. 내가 중간에 월세를 내기 힘에 부쳐서 다른 집을 알아보느라 다른 부동산들을 다니다가 내 주소를 말했다가 알게 된 사실이었다... 얼마 전에는 겨울 내내 온 문자, "날이 추우니 외출시 베란다 문 창문 꼭 닫으시고 보일러 절대 끄지 마시고, 수돗물에 온수가 졸졸 나오도록 틀어놓으시기 바랍니다 - 집주인" 이따위 무개념 문자를 보내서, 가뜩이나 이런 문자를 심심하면 받아서 슬슬 짜증이 나던 차에 어느 날 저녁에는 모처럼 서점에서 유유자적 거닐고 있는데 '날이 추우니...'로 시작되는 따뜻함을 가장한 문자에 이런 얘기가 두번에 걸친 문자로 길게 오고 '집주인'이란 말에 꼭지가 돌아서 답문을 보냈었다. 그 전엔 사무실 번호에서 와서 답문도 어려웠지만 그땐 마침 휴대폰이라... "집주인은 집에 지금 사는 사람이 주인이고 월세 관리비 다 받으면서 임대 장사하는 사람은 주인이 아니라 상인이고, 관리비를 반납하든가, 수도 동파하면 사는 사람이 우선 불편한데 어련히 알아서 할까, 이런 문자 남이 사는 집 개인 휴대폰에 보내 이래라저래라 함부로 요구하는 거 실례요. 일하지도 않고 돈 버는 주제에" 난 훨씬 여러 번에 걸쳐 보냈지만 암튼.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세입자들에게 어떻게 저렇게 '추운 날씨에' 혹시라도 자기 집을 망칠 잠재적 위험인자(?) 내지는 '자기 집'에 살려면 뭐 묻히지 않고 관리를 잘해주고 나가야 할 존재들로 보는 것일까. 정말 짜증이 머리 끝까지 나서 나름 많이 참은 점잖은 독설로 화풀이를 해 버렸다... 세금 비율은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이럴 땐 일일이 5채 안에 사는 층층이 호호마다 세입자들에게 전화를 돌려 연말정산 핑계로(이건 완전히 사기에다, 계약서 추가로 안 써주면 연말정산 못 받는다는 공갈협박이지) 어찌나 부스러기까지 빠져나가지 않도록 긁어 모으는 데 알뜰하신지... 집 계약할 때나 월세 관리비 계산할 때는 하루라도 늦게 들어와서 지불 기한이 늦춰질까 봐 날짜를 최대한 일찍 박도록 분위기 압박하던 사람들이. 돈에 미친 게지 과연. 자기 돈에 보탬이 되어줄 사람이냐 그렇지 않으냐가 이들이 세입자를 보는 기준인 것 같다. '건축설계 사무소'에 근무하면서 임대업 비서로 먹고사는 그 직원도 중간에서 참... 먹고살려고 하는 '다들 그렇게 하는' 거짓말이 이제는 입에 붙었을 것이다. 나도 거의 넘어갈 뻔하다가 뭔가 이상하다 하고 캐물어서 들은 솔직한 대답이고 보면, 많이들 속아서, 또는 귀찮아서라도 써 주고 말았을 것 같다. 돈 갖다 바치는 머슴들 많이 거느릴 자격이 있는, 지금 우리 사회 같으면 충분히 많은 사람의 귀감이 될 인물이야. 그 누구처럼. (나도 참... 여러 가지를 핑계로 용산은 한번도 못 가보고 졸지에 이력서만 줄창 고민하고 써대고 있다... 심지어 이 글 하나 내뱉는 데에도 내가 이런 걸로 시간을 보낼 때가 아닌데, 하고 망설이니 참. 정리되지 않고 적지 못한 생각들의 조각은 꿈에서나 나타나고 말이야. 동생의 현장에서의 싸움도 결단도(요즘의 그 현장은 아니고 연구소라는, 데이터 조작이 곧 일어나려는 명백한 찰나, 힘의 관계에서 절대적 약자로서 앞으로 연구 갈 길이 창창한 자기를 던져서 양심적 내부고발을 할 것인가의 기로에 놓인 현장 - 그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연구자로서 자존심을 걸 수밖에 없기에 결단을 했지만)... 그를 보는 소심한 나는 지금도 삼키는 침이 급히 마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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