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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5
    가진통 그리고 두려움..(10)
    베짱쓰

가진통 그리고 두려움..

어제 12시 읍내에서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갑자기 가스가 찬듯한 느낌이 들면서 배가 슬슬 아파오더라..

차가 덜컹거릴수록 배는 당기고 팽팽하게 불러오고
뱃속 아기는 꾸물꾸물 굉장히 힘겨운 움직임을 하는 듯하고..

뭔일이지?? 처음엔 화장실을 가고싶은건가? 싶었는데
이내 눕지고 서지도 걷지도 못하겠다.

근데 웬지 아기가 나오는 진통은 아닌것 같고.. 뭔가 배는 계속 아프고..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 친구들, 병원, 조산원 여기저기..
다들 규칙적인 통증인지 아닌지를 체크하라는것! 글구 진통의 느낌은
자궁아랫쪽 깊숙이부터 생리통과 같은 살짝 불쾌한 느낌을 동반한다는것..
사실 사람들마다 느낌을 설명하는게 다르긴 했지만 그나마 일치하는
느낌의 표현이 이정도였다.

여하튼 5시간동안 난 배앓이를 했고, 그 시간동안 수많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예정일이 20일 남은 지금.. 아기가 지금 나와도 무방하다고 의사가
말하기도 했지만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마치 금새 아기가 나올것처럼 아팠는데 덜컥
겁이 났다.

만일 내일 당장 아기가 나오면 난!! 어쩌지?? 엄마될 준비를 잘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진짜 마음의 준비는 거의 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벌려놓고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의 목록이 떠오르고, 주변에서 보내준 신생아
용품도 받아둔채 그대로 두었고, 무엇보다 프로젝트 최종보고서를 마무리짓지
못한것에 대한 부담스러움이 물밀듯 밀려오고 늘 그랬듯이 초치기/벼락치기로
아기낳는것까지 하는구하 하며 한숨이 나오더라..

최교는 여차하면 병원이든, 친정이든 간다는 마음으로 내짐, 아기짐을 차례로
정리해서 가방에 넣어두었고 시간별 진통도 체크하고 최선을 다해 내 옆을 지켜주었다.
참 고마운 사람이다.

그리고나서 정확히 5시가 지나니 통증이 점점 줄어든다. 살짝 염려가 되었으나
노트북을 켜고 난 당장에 처리해야 하는 가장 급한 일을 하기위해 그로부터 5시간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최종 보고서의 평가서를 정리하고 급완케된 내몸에 고마움을 느끼며
한동안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오만가지 생각이 스치면서 든 생각..
새식구가 곧 온다는 것에 대해 진짜 현실감있게 느끼게 해주는 계기..
그러니 준비하고 있으라는 신호..
생각보다 만만한게 아닐 수도 있다는 일종의 예시..

동네 언니들한테 어제의 일화를 얘기하면서 위로도 많이 받고
마음도 많이 편안해졌다. 오늘부터 마음속으로 괜찮아~~괜찮아~~ 하며 나를 잘 다독
여야 겠다고 생각했고, 걱정도 많고 두려움도 여전히 가득하지만 마음을 자꾸자꾸
위로하고 달래고.. 그렇게 그렇게 보내야겠다..
잘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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