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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7
    휴가야 참 고맙다^^(17)
    베짱쓰

휴가야 참 고맙다^^

24일간의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휴가를 마치고 어제 괴산 집으로 돌아왔다.

의도한건 아니지만 2004년, 2007년 그리고 2009년 우린 한국을 떠나 잠시

외도를 하고 돌아오곤 했다. 2004년엔 둘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나름 장기 여행을

떠났었고, 2007년엔 귀농 1년을 잘 보낸 자축파티를 겸하는 여행을 다녀왔고

이번에는 지난 2년간 바쁘게 달려온 우리의 몸과 마음에 휴가를 내어줘야 겠다는

생각에서 다녀왔다. 결과적으로는 매번 우리의 여행은 일상에서 잠시 빗겨나

온전히 새로운 여행지에서의 삶에 몰두하게 했고, 그곳에서 만나는 또다른

인연들에 울며 웃게 하는동안 내가 남겨두고 온 나의 일상이 더이상 무겁지도 복잡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알게했다.

 

한달이 조금 안되는 동안 우리의 여행은 때론 지루하기도 하고 때론 몸이 지치기고

했지만 대체로 재밌고, 신선했으며 재충전 하기에 너무나 충분한 시간이었다.

한국을 떠나 잠시 바깥공기를 마시는 건 내 일상으로부터 거리두기를 할 수 있어

참 좋다.

 

베트남 맥주에 샤워하다시피한 최교, 매일매일 카페스다(아이스커피)의 찐한 맛에

헤롱헤롱대던 나, 특유의 엣지미소로 동서양 남녀노소와 웃음 커뮤니케이션을 했던 썬유

느릿느릿, 룰루랄라 이도시에서 저도시로 여행다니며 시끄러운 베트남 오토바이 소리에

정신을 못차리다가 올 때쯤 되니 호치민 시내가 왜그리도 익숙해지는지..ㅎㅎ

은철아자씨와 보은언니의 통큰 환대와 따뜻한 마음 절대로 잊지 못할것 같다.

물론 크고작은 에피소드들이 주머니가 터질듯 많지만 그런 이야기 보따리는 나중에 다시^^

 

여튼.. 지금은 한국

마당가득 눈이 쌓이고, 씽크대 수도가 얼었고 가기전 선물로 받았던 사과들이 꽁꽁꽁!!

단도리를 잘못해서 얼어버린 무/당근/배추들..ㅜ.ㅜ 하지만 뭐...그러면서 우리여행 체크리스트에

하나더 올려야 하는걸 배우게 되었다.^^

 

다시 우린 현재로 돌아왔고, 최교는  집짓는 일 다시 시작하려고 이것저것

점검하러 갔으며, 난 쾌쾌한 냄새의 근원을 찾아 부엌 곳곳을 뒤지고 있고 여장을 풀고 있고,

선유는 여독을 풀려는 건지 늦잠을 잤는데도 낮잠의 꿈나라에서 좀처럼 나오질 않는다.

 

여행..다녀와서 참 좋다.

통장의 잔고가 거의 남지않아 걱정이 되긴하지만

그런대로 살아지리라 생각한다.

이번 여행에서도 또다시 좋은 인연에 감사하고 감사하다.

 

올해도 너무많이 애쓰지 말고 그저 흐르는대로 살아보련다.

좀더 많이 낮추고 그러면서 즐기고 유쾌하고 자연스럽게 살아가야지..

휴가!! 너!!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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