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명 남겼다

2007/11/04 00:30

인간관계를 한박자 정리할 때가 왔나보다.

핸드폰 기계가 이상했다.

전화 한통만 하면 밧데리가 나간다거나,

충전기에 꽂아놓으면 몇 분만에 노란 불이 들어온다거나...

 

그리하여, 어디선가 남는 기계를 구했다.

기계를 바꾸러 갔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내 전화기에는 850명 가량의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는데,

새 전화기는 500명밖에 입력이 안된다는 것이다.

 

사무실로 돌아와서 정리작업에 돌입했다.

강씨부터 하나씩 살펴나갔다.

- 그냥 남기기.

- 바로 삭제하기.

- 지울까 말까 고민... 그러다 남기기. 그러나 다시 돌아와 지우기.

 

전화번호를 절반 가까이 없애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남긴 번호의 기준은?

- 내가 자주 연락하는 사람

- 아주 가끔 나에게 전화하는 사람이지만, 혹시나 내가 받으면서 누구인지 몰라서는 안될 사람

- 내가 전화할 일은 없지만, 전화번호는 필요한 사람(다른 사람이 자주 물어보는 번호?)

- 번호를 입력해뒀다가, 그 번호가 뜨면 절대 받지 말아야 할 사람

- 통화는 거의 안하지만, 그냥 지우기 아쉬운 사람

 

지운 번호의 기준은?

- 내가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는 사람

- 위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사람

 

5백개 입력이 가능한 전화기에 딱 5백명을 입력해두고 있자니,

마음에 여유가 없다. 추가 입력이 안된다는...

내 인간관계가 꽉 차버린 느낌...

1백명 가량 더 지우고, 여유 공간을 남겨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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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4 00:30 2007/11/04 00:30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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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한 냄새

2007/11/02 03:36

오늘도, 또 늦었네...

사무실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나를 포함해 주로 사무실에 있는 3명이 모두 골초에다,

밤에는 모기가 극성이어서 모기향까지 피워놓고,

냄새를 지우고자 사다놓은 방향제가 담배냄새와 섞이며 더욱 고약한 냄새를 피운다...

 

사무실에 환풍기를 하나 달아놓았는데,

복도에서 사무실 들어오기 전 그 환풍기 옆을 지날 때면,

거의 썩은 냄새가 날 지경이다.

 

그 안에 있던 내가, 밖으로 나서면 참~ 민망하다.

내가 느낄 정도로 찌든 담배냄새가 펄펄 풍기는데,

지나가는 사람은 오죽할까...

 

며칠 전, 엄마가 상경중이신 관계로 새벽녘에 엄마가 계신 오빠집에 들어갔다.

엄마 "우~ 담배냄새... 냄새가 너무 심하다"

나 "정말 미치겠어. 사무실 사람들이 얼마나 담배를 피워대는지..."

엄마 "야, 너한테서 심지어 담배피우는 사람한테 나는 냄새가 나!"

나 "그러게, 사무실에선 담배 못피우게 해야할까봐~"

엄마 "그래, 요즘 세상에 누가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냐..."

나 "정말 짜증나~ 오늘은 회의한다고 담배를 더 피우더라니깐~"

ㅋㅋㅋ 가증....

 

다행인지 불행인지 울 엄마는 내가 담배피우는 걸 모르신다... 쩝...

오늘도 이 냄새통 속에서 냄새나는 나,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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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2 03:36 2007/11/02 03:36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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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지심

2007/10/29 23:55

내가 만만한가?

오늘 하루, 아침부터 계속 '내가 만만해서 저러는 것일까?' 생각중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사건이 오늘 하루만 해도 대략 다섯 건 정도...

 

하긴, 늘상 속 창시 빠진 년처럼 헤헤거리며 돌아다니고,

그러다 심정 한번 상하면 "나 심정 상했노라~"고 발끈해서 오바 떨며 지랄하고,

그러니 내가 우스워 보일 수도 있겠다 싶다...

 

"대화"는 사람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만들어주기보다,

사소한 말 한마디로 감정을 상하게 해서 결국은 '벽'을 더 두텁게 쌓는 것 같다.

 

그냥 가끔 우연히 보면 인사나 건네고, 농담이나 주고받으며 지나치는 관계는 더욱 나빠질 일은 없겠다.

그러나, 거기서 조금 넘어서 "대화"를 하는 관계가 되면,

서로를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되고,

그러면 미워지거나, 좋아지거나, 밉다좋다 널을 뛰거나,,, (대개는 미워진다.)

아무튼 사람을 괴롭게 한다.

 

그나마 아직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과는 더 이상 관계를 발전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이제 막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하는 사람과는 더더욱 깊은 대화를 삼가야 한다.

그리하여, 늘 "입을 다물자"고 다짐하지만, '귀'가 열려있으니, 것두 쉬운 일은 아니다.

 

오늘도 어쨌든 '남 탓' 이고나...

"이 썩을년아!  내 탓이다! 모두 흐린날 내탓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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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9 23:55 2007/10/29 23:55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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