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에 부는 바람

 

이 산 저 산 넘어서

섬진강에 부는 봄바람은

강물을 찰랑 놀리는데

이내 마음에 부는 봄바람

흔들려야 물 오르는

버들 실가지 하나 못 흔드네

어쩔거나 어쩔거나

섬진강에 오는 요 봄

올똥말똥 저기 저 봄

바람만 살랑 산 넘어오네.

이 산 저 산 넘어간 내 님

이 산 저 산 못 넘어오고

소쩍새 소리만 넘어오며

이 골짝 저 골짝 소쩍거려

꽃 흔들어 산 밝혀놓고

꽃구경 오라 날 부르네.

어서 오소 어서 오소

나는 못 가겠네 어서 오소

보리밭 매다가 못 가겠네

앞산 뒷산에 부는 바람아

보릿잎 살짝 눕히는 것같이

이 몸 눕히며 어서 오소

태산같이 넘어져 오소

이 몸 위로 넘어져 오소.

 

- 김용택, '꽃산 가는 길' 중에서-

 

* 꽃 흔들어 산 밝히는 봄도 아닌데,

흔들리던 꽃 다 무데기로 떨어지고,

남은 꽃잎 다 물들어버리고,

그나마 가물어서 색도 안곱다는데,

그냥 더운 가을인데,,,

어째 섬진강이 날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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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1 01:21 2006/11/01 01:21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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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지부?

2006/10/28 02:53

아주아주 후련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정말로, 후련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많이 섭섭하지도 않았지만...

꽤 섭섭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 1층 계단으로 내려가는 데 다리가 후들거렸다.

 

아 놔~

참말 지랄같다.

그리고,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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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8 02:53 2006/10/28 02:53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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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지금 일어날까 말까.

아침 7시반. 아침밥을 먹을까 말까.

출근길 자유로. 오늘따라 저 멀리 산자락까지 선명하게 보이는데,

이 길 끝까지 가볼까 말까.

9시반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은 휴가원을 낼까 말까.

일을 좀 해볼까 말까.

낮12시. 점심은 뭘 먹을까.

점심 먹은 김에 낮술을 할까 말까.

낮술 한 김에 오후도 땡땡이를 칠까 말까.

오후. 휴가원을 낼까 사직서를 낼까.

지금 당장 차를 타고 어디로 갈까 말까.

어디로 갈까.

저녁6시. 집으로 갈까 저녁을 먹고갈까.

저녁을 누구랑 먹을까.

오늘 약속, 갈까 말까.

저녁밥 먹으며, 술도 한잔 할까 말까.

저녁9시 집. 청소를 할까 말까.

빨래를 할까 말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까 말까.

자정. 술을 마실까 말까.

새벽2시. 책을 계속 볼까 잘까.

새벽4시. 알람을 몇시에 맞출까.

내일은 휴가원을 낼까, 사직서를 낼까. 계속 다닐까.

아침 7시. 지금 일어날까 말까.

게다가 주말이면, 산책을 할까 말까.

어디를 가볼까 말까.

시골집에 전화를 할까 말까.

갑자기 울리는 전화, 받을까 말까.

머리를 자를까 볶을까 말까.

누군가한테 전화를 할까 말까.

이젠 뭘 할까.

난 뭘 할 수 있을까.

난 하고싶은게 있을까 없을까.

난 살고 싶은걸까 죽고 싶은걸까.

계속 산다면, 뭘 하고 살까.

 

무언가를 결정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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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3 10:48 2006/10/23 10:48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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