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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14
    움찔움찔,(3)
    하노이

움찔움찔,

 

우울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요즘.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면 더 깊숙이 빠져들테니 잠시 이 시기를 반갑게 맞아야 하는 걸까,

이런 생각은 도피하고 싶은 마음의 변명일까.

 

빠져나오려고 하는 내 조급한 마음이, 내 짜증을 돋우는 것인지,

혹은 어쨌든 내게 아직은 힘이란 게 남아있다는 걸 알리는 몸부림인지 헷갈린다.

 

제일 무서운 건,

무엇을 생각하고 떠올리든 '귀찮다'는 거다.

 

방에 몸을 돌돌 말아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설거지라고 하면서.. 샤워라도 하면서.. 컴퓨터라도 하면서.. 움직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류의 온갖 생각을 하다가 문득,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무서웠다. 정말-_-

 

마치 가위라도 눌린듯이,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아 놀라다가

발가락을 살짝 살짝 움직여봤다.

손가락도 움찔움찔.

헤에. 갓난아기처럼, 내 몸의 소소한 움직임이 기뻤다.

 

그래, 어쨌거나 살아있어.

 

담배 생각이 자주 나는 요즘이다.

난 중독되는 건 싫다.

중독되는 건 사람이란 걸로 충분하다.

담배 생각이 이전에 비해 더 '자주' 나고, 그 사실에 짜증내는 모습이 맘에 안든다.

필 수도 있고,

안 필 수도 있는 거다. (자기최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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