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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방패… 방어인가, 살상무기인가

경찰 방패… 방어인가, 살상무기인가
농민을 죽음으로 몬 경찰...이번에는 노동자를 죽음의 지경으로
 
오도엽 기자 odol@jinbo.net
방패의 안전고무를 제거한 경찰/이정원 기자

지난 해 11월 15일 농민집회 중 경찰은 농민 전용철 씨에게 방패를 휘둘러 죽게 하였다. 이 사건으로 허준영 경찰청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 이택순 경찰청장은 “과잉진압을 인정하고 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밝혔으며, “앞으로는 인권과 안전에 유념해 법을 집행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을 했다.

전용철 씨의 사망을 계기로 경찰청 혁신기획단 이진구 제도개선팀장은 “경찰이 집회시위 때 과격대응을 방지하기 위해 진압복에 개인 이름표를 다는 등 식별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참세상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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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뀐 것은 없다. 여전히 경찰의 방패는 날이 서있고, 집회 참가자의 머리와 얼굴을 향하고 있다. 防패가 아니라 功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세종병원, 코오롱 노동자의 집회에서도 경찰의 방패가 공격의 도구로 사용되는 게 목격되었다.

防패가 아니라 功패

경찰청장의 사퇴와 식별표시를 검토하겠다는 경찰의 발표는 전용철 사망으로 불거진 정국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거짓말에 그친 것이다.

경찰의 폭력은 마침내 지난 16일 하종근 포항지역 건설노동자의 머리를 방패로 가격하여 사경을 헤매게 하였다. 현재 하종근 씨는 동국대 포항병원에서 2차례의 뇌수술을 받고, 대구동산병원으로 이송되어 뇌촬영을 하고 수술 여부를 판단하려고 했지만, 다시 동국대 포항병원으로 재이송이 되었다. 회생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6일 포항지역 건설노동자 집회에서는 경찰이 방패에 둘러둔 안전고무를 제거하는 게 목격되기도 했다. 이는 방어적 의미를 버리고 적극적인 공격도구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로 파악이 된다. 안전고무의 제거는 살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안전고무마저 제거...의도적 살상?

물론 모든 경찰이 방패를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집회 현장에서 경찰이 무리한 진압을 하는 것도 아니다. 경찰의 자정노력이 전혀 없다는 것도 아니다. 경찰도 많이 바뀌는 노력을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일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저임금에 시달려 파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가 경찰의 방패에 맞아 죽음을 오가는 일이 벌어졌다. 전용철 씨가 죽은 지 한 해도 지나지 않아 생긴 일이다. 경찰의 폭력이 일부지만 반복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참세상자료사진

 참세상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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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정부도 경찰도 큰 일이 벌어져야 자정이니, 대책이니 한다. 어떠한 이유로도 국민이 공권력의 폭력으로 쓰러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

포스코 본사의 강제 진압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대화가 선행되어야지 공권력을 동원한 강제 진압으로 건설노동자의 요구를 짓누르려고 해서는 안 된다. 불상사가 예견되는 무리한 진압보다는 정부와 포스코가 나서서 건설노동자의 요구를 듣고, 슬기로운 대안을 내놓아야 할 때이다.

소중한 목숨...공권력의 폭력

또한 하종근 씨를 중태에 빠지게 한 가해자와 책임자를 법에 따라 처벌하고, 재발을 방지할 대책을 강제진압에 앞서 내놓아야 할 때이다.

지난 5.31 선거에서 모 정당대표에게 가해진 위해에 대해 언론들은 광분을 하였다. 하지만 한 노동자에게 가해진 공권력의 폭력에 대해서는 언론은 너무도 조용하다. 얼마 전 모 언론사 옥상을 점거한 노동자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피해자가 노동자이기 때문인가? 당대표도 노동자도 소중한 생명이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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