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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노예생활..악몽 그자체&quot;>

<"노예생활..악몽 그자체">

(대구=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수년간 섬에 갇혀 `현대판 노예생활'을 해온 노숙자 양모(38)씨 등 3명은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따라갔을 뿐인데.."라며 억울함을 금치 못했다.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이들은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접근한 한 남성을 따라나섰다 전남 목포에서 김 양식업자 김모(46)씨에게 넘겨지면서 전남 신안군 중도에서 악몽 같은 생활을 시작했다.

하루 평균 17시간의 노동, 통상 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일을 했지만 `물 때'에 따라 새벽 4-5시에 나가야 하는 날도 부지기수였다.

업주 김씨는 고급 주택에 살며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녔지만 이들은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가로 2m, 세로 6m 가량의 컨테이너 박스에서 적게는 1년에서 길게는 6년간 생활해야 했다.

컨테이너 박스 안에는 텔레비전과 선풍기 하나가 전부. 양씨는 "본격적인 양식철(9월~다음해 4월)이 되면 이 좁은 방에서 인부 12명이 포개져 잠을 자야했다"고 말했다.

토.일요일이나 명절도 없이 1년 365일 일해야 했지만 이들은 `사업이 잘 안된다'는 이유로 업주 김씨로부터 월급 한 번 받지 못했다.

오히려 담배값과 1년에 한 번 목포 시내로 나가 마시는 술값 등은 월급에서 공제한다는 명목으로 꼼꼼히 장부에 기록돼 이들 중 한 명은 업주에게 무려 1천600여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터무니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도 밥과 된장국, 기본적인 반찬 1-2가지가 전부.

사건을 수사한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피부는 모두 새까맣게 탔고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린 것처럼 바싹 말라 있었다"면서 "이들 중 한 명은 치아가 다 내려앉아 곧 입원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의 감시가 워낙 심한데다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상 이들은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이나 의지조차 갖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한 번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배도 타보지 못하고 선착장에서 이를 알고 쫓아온 김씨에게 붙잡혀 돌아가야 했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3일 양씨 등 3명을 섬에 데려가 수년간 일을 시키고 임금 6천여만원을 갈취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업주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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