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박본색, 그리고...

episode 1

 

남한 개구라의 상징 조선일보, 본연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광화문 일대 상가 점주들이 제발 촛불집회 그만해달라고 원성이 자자하다는 기사를 냈다. 연일 계속되는 집회로 인해 매출이 떨어지고 영업에 지장이 막대하다는 점주들의 하소연이 애절하다. 그런데...

 

기사를 들여다보면 영업방해는 촛불집회참여자들이 아니라 가게 문앞을 막아놓은 경찰버스때문인데... 시위대가 목표로 하는 지점은 원래 광화문이 아니라 청와대. 현행 집시법 상 청와대 100m 전방까지는 시위대의 접근이 허용되어야 하는데, 경찰은 아예 광화문 네거리 자체를 봉쇄해 버렸다. 현행 집시법을 위반하는 주체는 엄연히 경찰. 따라서 주변 상가는 경찰청에 손해배상을 청구함이 마땅하다.

 

게다가 조선일보, 촛불시위 덕분에 영업실적이 증가하게 된 상점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아닌 말로 시청주변 광화문 일대 24시간 편의점의 매출실적은 조사하지 않는 거다. 왜? 지들이 쓰려는 기사와는 전혀 배치되는 결과가 나오니까. 이따위 짓거리를 하니 조선일보 현판이 떨어져 나가고 조선일보 현관에 쓰레기가 쌓이는 거 아닌가? 쓰레기 찌라시 조선일보 사옥 현관에 쓰레기를 쌓아두는 시민들의 행위예술은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능가할 정도라 평가한다.

 

 

episode 2

 

진압을 시작한 경찰, 병력이 과도하게 동원되다 보니 시위진압장구가 모자라기 시작했나보다. 진압봉과 방패, 휴대용 소화기와 물대포도 모자라 이젠 짱돌, 대용량 건전지, 모래물병, 볼트 너트 등 손에 잡히는 것은 죄다 던져댄다. 급기야 최루탄까지 사용할지 모르겠다.

 

전의경제도 폐지하라는 요청에 못이겨 2012년까지 전의경제도를 단계적으로 완전 폐지하겠다는 애초 방침은 어디다 팽개치고 어청수는 전의경제도 유지를 검토하고 있단다. 아깝다, 어청수. 유신때나 5공 때 경찰청장을 했으면 박통이나 전통에게 크게 쓰였을텐데.

 

물량공세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일단 패고보자는 진압방식이 대세를 이루어가는 듯 하다. 지난번에도 여학생 하나를 짓밟아서 난리가 났었는데, 이번에 또다시 시위여성을 마구 밟아댔다. 죽기 싫음 촛불 끄고 집에 가라는 거다.

 

조선일보의 개구라에 비견될 개구라는 이 대목에서 경찰의 입에서 튀어나온다. 어찌 군홧발로 시민을 짓밟느냐는 비판이 있자 경찰은 시위여성을 짓밟은 경찰들은 모두 운동화를 신었으므로 '군홧발' 폭행이 아니라는 기가 막힌 답변을 했다. 이것들이 지금 제정신인가?

 

넋이 빠진 경찰, 이젠 피아 구별도 하지 못한다. 경찰행정발위원회 위원까지 집시법 위반 현행범으로 연행했다가 부랴부랴 풀어준다. 무차별 연행이 만들어낸 촌극이다. 법을 집행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지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시민의 인권이나 안위는 아웃 어브 안중이다.

 

 

명박표 법치질서 - 섬멸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역대 정권이 휘둘러왔던 전가의 보도 "법치주의"가 2mB 정권에서도 가동되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법치주의"는 경찰 등 공권력을 동원한 강권통치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법치주의"와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법치주의"로 포장된 명박표 법치질서는 곧 "섬멸"이라는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촛불시위를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어청수의 등에 날개를 달아주고 전경들의 진압봉을 여의봉으로 만들어줄 모양이다.

 

적어도 이명박이 이러한 섬멸전의 운을 띄우는 것은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시민들의 반발양상이 다른 형태로 전환되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즉, 그동안은 단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주장해왔던 촛불들이 점차 정권자체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게 전환의 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소비자연대의 차원에서 제기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운동은 이데올로기차원의 분칠이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그런데 촛불에 대응하는 이명박의 삽질이 계속되자 시민들의 분노가 급상승하면서 그 분노의 대상도 가지뻗기를 했다. 거기서부터 대운하와 민영화를 비롯한 무수한 비판이 제기되더니 급기야 정권퇴진까지 이야기되었다.

 

수구반동세력들의 입장에서 이 문제는 정권의 '정체성'과 관련된 입장이었고, 조갑제를 비롯한 또라이들이 기어코 색칠공세를 퍼부었다. 이를 지켜보던 이명박, 이제 때가 왔도다 하고 수세적 자세를 뒤집고 공세를 펴려 한다. 그리고 그 목적은 감히 명박산성을 넘어 청와대로 들이치던 촛불들의 완벽한 섬멸, 그것이 될 거다.

 

 

가능할까?

 

이명박식 "법치질서"의 완성이 가능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촛불들의 자세에 달려 있다. "다 잡아 넣어라~"라는 명박전하의 어명이 떨어졌다고 해도 수천에서 수만명에 달하는 집회시위자를 다 집어 처 넣을 수는 없다. 그러나 딱지를 죄다 떼지 않는다고 교통법규가 걍 무용지물이 되지는 않는 법. 일부에 대한 연행과 처벌이 다른 집회시위자들로 하여금 위축되도록 하는 효과는 일정정도 거둘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명박의 예상이고 실제 그렇게 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지금 촛불집회의 양상을 보면 연행이 되고 구속이 될 수록 더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명박의 "법치질서"가 불난 집에 휘발유를 뿌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용수철은 누르는 힘이 강할 수록 더 강하게 튀어 오른다. 이명박의 개념상실한 행동이 더 강력한 반발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걍 내 생각일 뿐일까? 그러다가 촛불이 횃불되고 전경이 집어 던질 물량마저 떨어지면 그 때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세력은 진짜 갈 곳 없어지게 된다. 지금은 그 분기점이다. 수구반동이 계속 이 땅에서 기득권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이제 바야흐로 수구반동의 시대를 마감할 것인지.

 

여담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비폭력'이라는 구호가 가지는 의미는 어떻게 해석해야할 것인가? '물리력'의 유무만을 가지고 폭력과 비폭력을 나누는 것이 합리적인지 도통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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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9 11:54 2008/06/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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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cked from
    • At 2008/06/29 17:32

    예전보다 훨씬 앞당겨진 자정(밤12시)부터 강제진압이 시작되었다. 무차별 살수, 앞을 볼수 없을만큼 뿌려대던 소화기...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진압경찰에 밀려 인도로 올라섰는데, 인도 밖에서도 전경이 방패와 곤봉을 휘둘렀다. 다행히 나를 조준했던 전경은 정말 '초짜'였나 보다. 손바닥으로 방패 끝을 잡아 밀어냈는데, 그 순간 놀란 나와 그 전경의 눈이 딱 마주쳤다. 광기와 슬픔, 혼란스러움이 가득한 그 동그란 눈이 마음에 박힌다. 우리가 야심차게 ..

  1. ^^ 간만에 포스팅 반가 ^^;; - 어제 집회 자정즈음. 의회앞에서 미친듯이 전경뛰어나오고 전경들이 고립되고 사람들이 전경들 뜯어낼때... 최루가스를 많이는 아니고 뿌린것은 확실하오 ㅡ,.ㅡ;;; 옆에 있다가... 코의 점막을 자극하는..'냄새'가 아닌 '자극'은.. 명백히 최루의 성분이었소.. 나와 내 친구들은 최루탄 터진줄 알았소...

  2. 삼순/ 하는 꼴 보니 저것들 조만간 계엄령 때리고 군대동원할지도 몰러. 쒸바쉐리덜...

  3. 일요일 아침 일찍, 대구로 가는 전세버스를 타고 아는 사람의 혼인식에 다녀왔습니다. 그 버스에 문학회 후배도 타려고 왔는데 이마에 커다란 반창고를 붙이고 있더군요. 얼마전, 모잡지의 수습으로 들어간 친구인데 전경쪽에서 날아온 스패너(아마도)를 맞고 기절했다가, 병원에 갔다 온거라더군요. 기자용 헬멧을 쓰면 상처가 안난다고 전경들이 방패로 자꾸 찍어서 짜증나서 벗고 나갔다가 그랬답니다. 어청수가 눈 앞에 보이고 기회가 닿는다면, 반드시 대가리에 큰 반창고를 붙여줘야지 잠깐 생각을 했습니다.

  4. 박노인/ 저런... 친구분의 쾌유를 빕니다. 어청수... 암만 봐도 2012년 총선 때 국회의원 한 자리 하려고 하는 듯 하네요. 저거 정치한다고 깝죽거리면 죽을 때까지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잡아 먹을 겁니다. 퉷...!

  5. OTL... 입니다 진짜; 비폭력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게 만든다는게;; 어쨌든 사티아그라하를 주창한 간디도 맞고 있는게 비폭력은 아니라고 이야기 했다고 하니깐요 머;

  6. 에밀리오/ 그 간디 젤루 존경한다는 넘이 명박이거등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