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의 싸나휘

어떤 분이 절필선언하신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까워한 적이 있었으나... 절필은 개뿔, 사흘지난 후부터 또다시 주구장창 글질에 여념이 없으시더만. 노인네 변덕하고는...

 

북망산 오르실 날이 머지 않은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행여 하루라도 더 살아보실 요량이신지 욕 드실 말만 골라하시는 분이 또 있는데, 이분 성함은 김동길 옹이시다. 아무튼 이분들 덕분에 매일매일 즐겁다. 日新又日新이 아니라 日喜又日喜하게 해주시는 분들, 언제나 드리는 덕담이라 지겨울 수도 있겠으나 오래들 사시길 바란다.

 

김동길 옹께서 자신의 홈피에 글을 올리셨는데, 제목 거창하게 "아프간에 국군이 가야 할 까닭"이란다. 예전에 노무현이 이라크에 파병하면서 국익 어쩌구 한 일이 있었는데, 이분은 또 뭔 이유로 국군을 이역만리 오지인 아프간까지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던 것이다. 해서 뭔 이유인지 들여다 봤다.

 

들여다 봤다가 눈만 버렸다...

 

김옹의 말씀인 즉, 뭐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이 때가 아니면 혈맹인 미국을 도울 기회가 없기 때문이란다. 그 험난했던 "융니오"때 미국이 피 철철 흘려가며 도와준 덕분에 오늘날 잘먹고 잘 살 수 있게 되었으니 보은차원에서 아프간에 군인 몇 보내주는 것이 좋겠다는, 아주 어르신스러운 말씀을 하시는 거다.

 

김옹의 말씀 중 가슴 한 켠 아릿하게 와닿는 말씀은 이거다. "친구가 원한다면 북극의 빙산에라도 가야 합니다. 그것이 또한 우리가 사는 길이 되기 때문입니다." 구구이 고담이요 절절이 준론이다.

 

해서, 이분의 소원을 꼭 들어드려야 할 듯 싶다. 성금이라도 모아서 김옹을 아프간으로 파병하는 거다. 당연히 파병이므로 가셔서 전투원으로서 역할하실 수 있도록 에무원 소총과 수류탄 정도는 들려보내드려야 할 것 같다. 또한 명색 파병이므로 완편부대 하나 정도 편성해서 보내드려야할 터인데, 부대원들은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회원들로 하면 좋겠다.

 

이건 뭐 개독 예배당 먹사들이 뻑하면 아담의 원죄를 끌어들여설랑 사람들 주눅들게 만드는 식으로, 거진 한 갑자 전에 있었던 일을 들먹이면서 혈맹 운운하는 거 보면 아직 이 나라가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노무현은 국익이라도 이야기했지, 이건 뭐 동네 양아치들도 아니고 국제관계에 의리 운운하고 있으니...

 

부대 이름도 결정했다. 어버이연합군. 김옹은 당연 부대장. 아마 아무리 긁어모아도 중대급 이상 규모로는 편재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아쉽지만 김옹은 중대장 정도 직함으로 만족하셔야할 듯 싶다. 잘 다녀 오시길.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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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4 19:22 2009/10/2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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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ㅋㅋㅋㅋㅋ

  2. 저 성금 낼게요.

  3. 에무원과 수류탄만으로는 부족한 듯. 전투 수당은 따로 챙겨 줘야지. 그래야 29만원 갖고 여전히 어렵게 사시는 연희동 아저씨도 가지.

  4. 그러게요. 두환이 형 특수훈련도 받으셔서 그런데 가도 끄떡 없다고 전에 그러셨던 것 같은데.... 가서 다 쓸어버리시라고 보내드리고싶네요ㅋㅋ

    • 29만원짜리는 요즘 평화의 댐 순방하시느라 정신이 없어서 아마 가기 힘들 겁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