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떠난 빈 자리에
17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오밤중까지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던 결과가 정당 지지율이었다. 그리고 최종 결과, 시쳇말로 문 닫고 들어왔다는 표현이 걸맞게, 당시 비례 8번이던 노회찬이 당선되고 불멸의 좀비같던 JP가 낙방한다. 말 그대로 드라마였다.
그 대하드라마의 주인공이었던 노회찬의 빈자리를 놓고 오늘 보궐선거가 있었다.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막판 대역전승을 거부며 박빙의 승부를 끝냈다. 이거 역시 드라마라 하겠다. 노회찬의 빈자리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 중 한 구석을 여영국이 만들었기에 그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질 수는 없다만, 일단 축하한다.
애증이 교차하는 대상이지만, 노회찬은 존경하는 선배였고 출중한 지도자였으며 배울 것이 많은 동지였다. 오늘 그가 없는 자리가 너무나 휑하다. 누군가를 축하해줘야 하는 날인데, 그냥 답답하고 먹먹하다.
꽃은 피고 지고
바람은 부는데
떠난 사람의 자리는 영영 비어 있고
오늘 빈 가슴 한 구석은
봄이 올 자리가 아닌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