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개헌으로 검찰개혁하자고 주장해야지 뭐하는 건가?
지난 글에 이어, 검찰개혁 이야기 좀 더 해보자.
난 도통 이해를 못하겠는게, 특수부 없애고, 공수처 만들고, 수사권 조정하면 검찰개혁된다고 생각하는 분들 많은데,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뭘 알고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 그거 그냥 세종대왕에게 민주정부 맡기는 거하고 비슷하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하고...
세종대왕이 아니라 네로 같은 넘이 대통령 되면 기냥 특수부 부활하고, 공수처 인적구성 갈아치우고, 수사권이야 뭐 조정이 되든 말든 영창청구는 검사가 할 거니 암시롱도 안혀! 이게 검찰의 결론이다. 그렇다면 왜 검찰이 저 난리를 치는 건가?
지금 검찰이 난장판을 치는 건 그냥 단지 기/분/이/나/빠/서/이다. 지들이 기분 나쁘면 이정도로 개난장을 깔 수 있다는 거 자체가 바로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것이 검찰개혁의 당위성인 동시에 검찰개혁이 어려운 이유기도 하고.
검찰개혁의 궁극적 방향은 검찰이 대통령까지도 마음대로 휘저을 수 있는 구조를 붕괴시키는 거다. 대통령도 검찰을 쥐고 흔들 생각 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드는 거. 결국 개헌으로 가야 하는데, 난 검찰개혁관련해서 개헌해야 한다는 검찰개혁론자가 희귀한 게 더 이상하다. 서초동 길바닥을 촛불로 깔 정도의 동력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야말로 그 동력으로 개헌하자고, 개헌을 통해 검찰 개혁하자고 주장할 절호의 타이밍 아닌가?
현행 헌법 규정 잠깐 보면
제12조 ③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후략)
제16조 (전략)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제89조 다음 사항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16. 검찰총장·합동참모의장·각군참모총장·국립대학교총장·대사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과 국영기업체관리자의 임명
이렇게 되어 있다.
2018년 제출되었던 대통령의 개헌안에는 영장청구권을 검사에게 부여하고 있는 현행 헌법의 규정을 수정하였다. '검사'라는 말을 '적법한 절차'로 바꾼 거다. 하지만 '검찰총장'이라는 용어는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것도 바꿔야지. 개헌할 때 검찰을 행정부가 아니라 법원 소속으로 바꾸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게 아니라 판사의 지휘를 받도록 하고 검사에겐 공소유지권과 수사보강요청권만 주는 것으로 형사소송체계를 바꾸고.
결국 수다한 검찰개혁안이 나오고 있지만, 궁극에는 개헌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검찰개혁하자고 나선 사람들이 개헌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냥 껍데기만 핥고 있는 거다. 대통령도 그렇지, 이럴 때 개헌이 아쉽다고 한 마디만 하면 아주 걍 개헌정국으로 쏠려갈 수 있는데 뭐하는지 몰겄다. 거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