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 전경
포철을 처음 방문했던 건 1985년이었는데, 학교 수학여행 코스였다. 공고를 다녀서 그랬는지 몰라도 수학여행 코스가 포철, 현중 뭐 이런 곳들로 이루어져 있었더랬다.
포철에 들어가 견학을 하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일단 규모가 상상초월이었고, 뭔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에너지가 마구 솟구친다는 느낌을 받았더랬다. 어딘가 그 느낌을 끄적거리기도 했었는데 워낙 오래된 일이라 제대로 기억은 나지 않고...
지난번 해파랑 코스가 포철을 끼고 가는 코스였다. 포철 주변까지 갔었던 건 그 후에도 두어차례 있었지만 포철 내부를 들여다본 이후 포철 정문을 거쳐간 건 이번이 물경 34년만이다.
포철 정문의 분위기가 예전의 분위기 그대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기가 포철 정문이라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그때 하필이면 견학을 다 마치고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오를 시간이 다 되어서였는데 하필 급변사태가 벌어졌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급변사태가 발생한 건 정문 근처가 아니라 공장 어딘가였더랬다. 그런데 하필 다른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이미 정문근처까지 가버린 상황. 인솔자가 머릿수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던 거다. 아무튼 변고를 마치고 나와보니 말 그대로 여긴 어디, 나는 누구의 상황이 발생했다.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고, 공장은 크고 갈길은 안 보이고...
공장 노동자들에게 물었더니 노동자들이 어딘가 연락을 했고, 버스는 세워두라고 이야기한 후 잠시 기다리란다. 그래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군용 지프가 도착, 거기 태워서 정문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버스까지 달려갔다. 말 그대로 군용 지프였더랬다. 나중에 군 입대를 하니 색깔만 다른 당시의 지프가 운용되고 있었고.
그런 저런 생각이 들어 슬몃 웃음도 나오더라. 그때보다 더 커진 거 같은데, 아무튼 그 규모가 놀랍다. 얼마전에 포스코 노조가 다시 결성되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던 거 같다. 예전의 강력한 노조가 다시 활동하게 될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