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협 창립 30주년이라

"새날이 밝아온다 동지여, 한 발 두 발 전진이다... 노동자 해방의 그날을 위해 이제는 하나다 전노협!"

그 노래는 오히려 민주노총이 출범한 이후에 더 많이 들었다. 학업을 늦게 시작했더니만 그렇게 되었다. 뭐 그렇다고.

그 개념에 대한 논쟁 속에서 오히려 더욱 혼란해 몸서리를 쳤던 기억도 있지만, 노동해방이라는 말은 여전히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그랬구나. 한때 우리는 그런 뜨거운 마음으로 해방을 이야기했고 노동을 이야기했더랬다. 그래서 노동운동을 이야기했고, 노동정치를 이야기했고,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이야기했더랬다. 민주노동당이 눈 앞에 있었다. 전노협,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으로 그렇게 달려갔더랬다. 그러고보니 1990년, 1995년, 2000년, 5년 주기로 세계가 달라졌었구나. 그리고는 끝났지만서도.

아직 노동정치의 꿈을 버리지 못한 건 미련때문인지 뭣때문인지 모르겠다. 당장은 손 털고 조용히 지내겠다 마음을 먹었다만, 그래도 언젠가는 이 꿈을 다시 현실로 가져오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다만 지금은 뭐 그닥 비전이 보이질 않네. 민주노총은 남한 최대 통일운동단체가 되었고, 노동정치의 방침 하나 제출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진보정당은 죄다 망트리를 타고 있다. 민주사회주의 운운하면서 노동정치를 놓지 않겠다던 정의당의 일군의 그룹은 기껏해야 양경규 의원만들기 프로젝트에 묶여 허우적거리고 있고.

노동당은... 뭐 말을 말아야지. 녹색당도 보아 하니 이거 뭐 대안이 안 보이고. 민중당은... 이것도 말을 말자. 암튼 뭐 그렇다. 나도 뭐 말할 처지도 아니고. 그냥 찌그러지자. 새날이 언젠간 밝아 오겠지. 노동해방의 그날을 위해 하나가 될 누군가가 어디선가 암약하고 있겠지. 그냥 그런 희망만 가진 채 조용이 납작 엎드려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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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2 17:04 2020/01/2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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