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다음날] 이런 저런 횡설수설

1.

"5년을 어떻게 버틸까..."라는 좌절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아니에요, 5년으로 끝날 거 같습니까?

윤석열의 시간은 5년이면 끝나겠지만, 반동의 시간은 그 이상 더 오래 지속될 거 같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절망은 윤석열의 당선때문이 아니라, 시궁창에서 격돌한 양당의 바깥에 존재하는 제3의 열망이 불과 3%도 안 된다는 점에 있다.

이 한 줌도 안 되는 존재가 다시 타오를 큰 불길의 불씨가 될 것인지, 아니면 종래 하얗게 재가 되어 사그라지기 직전 반짝하고 마지막을 태우는 순간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두려운 것은 5년 후에도 내가 제자리에 있을지 모른다는 거다. 이 반동의 물결을 타고 넘지 못한 채, 잔불마저 정리되 재가 되어 뿌려지는 나의 지난 시간들을 지켜볼지 모른다는 거다.

난 하던 일을 계속 하겠다. 너무 늦었지만 아직 어떤 시도보다 많은 가능성을 남기고 있는 지금의 내 운동에 남은 나의 시간을 걸 거다.

5년은 후딱 간다. 내 꿈이 이루어질 것처럼 흥분했던 그 순간 이후 폭망트리를 타고 온 시간이 벌써 20년이 지났다.

5년? 금방 간다.

 

2.

5년 전 오늘, 전 대통령이었던 박근혜의 탄핵결정이 나왔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되었다.

그 탄핵 뒤에 이어진 대선으로 현 정권이 탄생했다. 스스로를 촛불정권이라 칭했고, 자신들의 집권이 촛불혁명에서 비롯되었다고 했다. 이렇게 보면 그들은 혁명정부였어야 하지만, 혁명은 개코나 도대체 촛불 빼고 뭘 하려고 정권을 잡았는지조차 헷갈리는 행보를 보여왔다. 과거에 누군가가 좌측깜빡이 켜고 우회전하는 통에 난장판이 벌어졌다먄, 이번 정권은 깜빡이는 장식이고, 도대체 전방주시를 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게 갈지자 횡보를 벌였다. 그렇게 5년이 지났다.

차기 정권의 첫날이 그들의 뿌리였던 전전 정권의 탄핵결정일과 겹친다는 게 아이러니한 아침이다. 단군이래 최고의 야당복을 가졌던 여당이 결국 단군 이래 최고의 여당복을 가진 야당에게 깨진 다음날이기도 하고.

흥미로운 한국의 스펙터클이다.

 

3.

엔간해서는 오늘 별 말 없이 그냥 넘어가고 싶었는데...

내가 진작에 천기누설을 해설랑은 더불류들에게 필승의 묘책을 알려준 바가 있더랬다. 그것도 공공연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그것은 다름 아니라 기본소득 가치연대

기본소득류를 중요 공약으로 들고 나온 세 후보가 가치연대를 선언하고 후보 단일화를 하는 거


더불류 + 허경영당 + 길오소득당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득표율이
이재명 47.83%
허경영 0.83%
길오소득당 0.05%
이거 합산하면 48.71%
윤석열 득표율 48.56%
기본소득 가치연대가 득표율 0.15% 앞서 승리!

이렇게만 했으면, 정의당에게 분풀이 하지 않아도 더불류 자력으로 승리할 수 있었던 선거였다. 그것도 더욱 드라마틱하게.

승리의 비기를 가르쳐 줘도 외면하더니 이제와 엉뚱한 데다 돌팔매질을 하는 건 좋지 않다.

아, 다시 한 번 밝히지만, 나 정의당 지지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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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4 13:45 2022/03/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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