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질렀다...

행인[모성애가 멈추는 자리] 에 관련된 글.

당게 들여다보다가 아주 질려버렸다. 그래서 결국 질렀다. 죈좡...



논쟁의 방향이라는 것이 참 묘하게 흘러가고 있죠. 하여튼 배를 산으로 옮기는 기술들, 여전합니다. 심재옥 최고가 젖먹이를 볼모로 삼아 혁명을 방기했습니까? 깜짝 놀랄 일이네요.

 

젖먹이 우유병 쥘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이 엄혹한 시기에 민중의 절절한 요청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그 최고위원을 곤장 300대 쳐서 1000리 밖으로 유배를 보내야죠. 딱 그렇게 이야기하면 편할 걸 가지고 뭐 사정은 이해하나 지도부가 그럼 안 되느니 애둘러 이야기를 배배 꼴려니까 갑자기 집나갔던 기풍이 찾아 오자는 이야기를 하게 되죠. 그게 다 상식이를 어디다 팔아먹고 삼식이만 끼고 사는 여러분의 수준입니다.

 

한 1년 반 쯤 전에 제가 상식 좀 갖고 살자고 말씀드렸던 분 여럿 계신데, 근래 이 육아핑계 전투복무기피 논란에 그중 몇 분이 다시 슬금 슬금 끼어들더군요. 어쨌든 반가워요. 고운 정은 아니고 미운 정이나마 반가운 건 반가운 거죠.

 

제가 글은 올리지 않지만 당게는 자주 들어와요. 여러분들 삼식스런 이야기 하는 거 보면서 즐길려고 들어오는 거 아닙니다. 그거 봐서 뭐하겠어요. 그 옛날 포은의 모친도 그렇게 이야기했죠. "삼식이 노는 곳에 상식아 가지마라... 열만 받는다"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거든요.

 

그랬는데, 포은선생, 가오가 있지, 모친의 말씀 안 듣고 대놓고 모친에게 "겉 희고 속 검은 것은 너뿐인가 하노라"어쩌구 하면서, 모친에게 "너"라니, 이 기풍도 없는... 암튼 이러면서 공자님 가르침을 정면으로 들이받는 소리를 하고 돌아다니다가 그만 방원이가 보낸 자객에게 철퇴맞고 선죽교에서 피죽이 되서 쓰러져 버렸다는 거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거에요. 언제 한 번 북조선 인민공화국에 가서 위원장님과 포도주 원샷 하게 될 기회들 있으시면 선죽교 가서 함 보고 오세요. 그게 다 상식과 관련된 얘깁니다.

 

당 강령이라는 것이 있어요. 그게 그냥 폼 낼려고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죠. 맞아요. 그 강령을 지켜내고 우리 안에서 그 강령의 정신이 먼저 구체적 현실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기풍이고 상식이에요. 거기에는 "여성의 사회적 노동권을 보장"한다고 되어 있어요. "가사노동과 여러 가지 재생산 노동에 대한 사회적 평가체계를 수립"하자네요. "이중착취를 정당화해 온 성별분업 논리를 단호히 거부"한답니다. "여성의 자유롭고 평등한 노동권을 보장하려는 노력" 하자는군요. 당원이니까 다들 아시죠? 다 아실 거에요. 사실 다 아시는 분들이 이렇게 모르는 척 딴 소리 하는 거 보면 보는 저도 상당히 괴로워요. 민주노동당 미래가 암울해요.

 

이런 강령 잘 아시는 여러분들이라면, 심재옥 최고의 문제가 공론화 되었을 때, 육아 문제 핑계대고 FTA 투쟁 망쳐놓았다고 서릿발 같은 고함 외치면서 천군만마 대동하고 벌떼처럼 달려들기 전에 차라리 심재옥 최고 집으로 달려가 맡겨 놓은 아이 찾아다 똥기저귀도 갈아주고 젖병도 물려 주면서, FTA 투쟁에 선봉에 서셔야할 최고위원께서 "사회적 노동권"으로서 최고위원의 직을 수행하실 수 있도록 하시고, "성별분업 논리를 단호히 거부"하시면서 "사회적" 육아의 일원으로 헌신적인 육아봉사를 하셨어야죠. 거기다가 닭똥 같은 눈물을 죽줄 흘리면서 "최고위원님, 전장으로 나가십시오. 아이는 제가 맡겠습니다" 한 마디 하면, 캬~! 주몽 시청률 단번에 뛰어넘는 온 당원의 모범이 되었을 겁니다. 여러분들, 게시판에서 삼식이 놀이하시느라고 그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신 거에요. 그런 여러분에게 애도의 표시로 한 마디 전합니다. "쯧쯧쯧..."

 

글들 보니까 여러분들 스스로 육아의 중요성 내지는 육아를 담당한 여성의 권리 같은 거 아주 중요하게 여기시더군요. 감동했어요. 여러분들의 수준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의 인식수준과 키보드를 두드리는 여러분의 손가락 움직임은 별로 궁합이 안 맞는 거 같아요. 그 손가락들 좀 교육 좀 시키셔야겠어요. 제가 여러분들 입장이었다면, 당 강령에 충실하게 그 집에 쫓아가 육아를 대신해주던지, 아니면 차라리 심재옥 의원의 부군을 부르겠습니다. 불러서 말이죠, 관아 뜰같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잔디밭에 열십자 벌려 엎드려 눕혀놓고 볼기가 드러나도록 바지를 벗겨놓은 후, 양쪽에 곤장 든 나졸 세워놓고 이렇게 훈시를 할 겁니다. 네 이놈. 너는 어찌하여 이 엄혹한 시기에 "이중착취를 정당화해 온 성별분업 논리"를 지키며 육아를 방기하여 최고위원의 전투적 삶에 초칠을 하였느냐, 이놈 볼기를 매우 쳐라. 이렇게 말이죠.

 

형법이 엄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렇게 했다가는 폭행죄가 성립되므로 뭐 저라고 별 수 있겠어요? 당게에다가 여러분처럼 개념 없이 줄줄 늘어놓았겠죠. 근데, 여러분이 보시기에도 이거 정말 개념 없는 짓이죠? 막 웃기죠? 근데 왜 여러분들은 자꾸 이렇게 웃기는 짓을 하고 계시는지 모르겠어요. 그게 다 여러분이 할 말은 없고 뭔가 큰 소린 치고 싶고 그동안 쌓여왔던 어떤 종류의 분노를 막 터뜨리고 싶은데, 마침 심재옥 최고가 젖병 깨지는 소리를 하니까 그만 파블로프의 개처럼 반응한 거에요.

 

그러다가 할 말 떨어지니까 갑자기 당직자들이 노조를 만드네 뭐 해달라고 뎀비네 하는 이야기들이 죽죽 나와요. 다시 상식으로 돌아가죠. 우리의 상식, 강령으로 돌아갑니다. "노동 기본권을 보장한다"네요? 더 나가 "자유로운 노동조합 활동과 단체행동의 자유를 완전하게 보장"하기까지 합니다. 당 강령이 이렇게 되어 있는데 삼식이 혼이 씌인 일부 여러분께서 민주노동당에 왠 노조냐고 난리부르스를 추시죠.

 

아, 민주노동당 상근자들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말씀 하시고 싶으신 거에요, 여러분들이. 제가 관심법을 할 줄은 모르지만 여러분들 생각쯤은 읽을 수가 있죠. 그게 다 여러분들이 눈에 보이게 행동하기 때문이에요. 좋게 말하면 솔직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좀 모자란 거죠. 물론 여러분들은 전자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동"당 당원씩이나 된 분들이 후자일리 있겠어요? 암튼 이건 숙제로 내줄게요. 왜 민주노동당 상근자들이 노동자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부르주아 체제의 수호를 위한 제도적 억압도구라고는 하지만 전태일 선배가 자기 몸에 불까지 질러가며 외쳤던 "근로기준법 준수"를 생각하며, 틈 나는 대로 근로기준법에 노동자가 뭐라고 되어 있는지도 좀 보시구요. 강령도 잊지 말고 보세요.

 

시대의 엄혹함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 하시면서 지꺼 다 챙기면서 진보 운운하지 말라고 하시는 여러분들, 여러분들이 기풍이 앞세워 타인을 비방할 때 하는 말 중에 개인주의라는 거 있죠. 인간이성에 대한 극단의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주의가 성립한 후 앙시앙레짐인지 뭔지를 뒤엎은 근대혁명의 배경에 그 개인주의가 있었던 거 맞죠? 그 개인주의가 자유주의와 함께 극한의 이데올로기적 발전을 하는 통에 여러분들이 자꾸 혼동을 하시는 게 있는데, 경제적 의미에서의 개인주의와 정치적 의미에서의 개인주의는 지금 이 시대에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는 거 손가락 아프게 여러분들에게 이야기해봐야 이해도 못하실 거 같구요. 어쨌든 여러분들 수준에서 최대한 쉽게 이야기를 해드리면 여러분들은 지금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내지는 개인주의와 개체주의를 완전히 혼동하고 계시는 거에요. 세숫대야보고 밥그릇이라고 우기면 최홍만은 그렇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리둥절 하게 되죠. 제발 여러분만 아는 개념으로 다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개념을 뒤섞어주지 말았으면 해요. 그게 다 무식이 탄로나는 지름길이랍니다.

 

여러분들 주장대로라면 "각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전체의 자유로운 발전의 전제가 되는 연합체"를 염원했던 맑스는 극단의 개인주의자가 되어버려요.

 

특히 아주 냉철하게 심재옥 최고의 문제를 빌어 당 지도부의 나태해진 정신상태를 꾸짖은 어느 분은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겠느냐라는 질문에 지난 시기 자신이 했던 그 혹독한 경험을 이야기하시더군요. 솔직히 그 이야기 보고서 저도 눈물이 찔끔 나왔습니다. 게다가 그분, "심최고에게 이런 식의 극한대의 감내를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런 경험에 기초해 비판하는 것은 더 더욱 아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거 보면서 진짜 감동했습니다. 딱 거기까지였으면 믿었을 거에요. 그 진심을.

 

그런데 그 밑에 그만 사족을 달아놓으신 덕에 제 감동이 반감되고 말았습니다. 심최고가 공적인 임무선과 보육현안을 대립시켜서 공당의 조직운영을 최저위원 수준으로 바꿀 것을 요구했다고 하네요. 그만 화들짝 놀라서 심최고 글을 다시 읽었습니다. 혹시 제가 못보고 지나간 것이 있는가, 만일 심최고가 진짜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날 새는 즉시 쫓아가 싸대기라도 때려줘야겠다 하고 말입니다. 근데 아니거든요. 공적 임무선과 보육현안을 대립시켜요? 에이, 왜 없는 말 지어내세요. 독해가 안 되시면 심최고에게 전화하세요. 중앙당에 연락하면 핸드폰 번호 가르쳐 줄거에요. 한 번 물어보세요. 그게 공적 임무선과 보육현안을 대립시키려고 한 건지. 그리하여 공당의 조직운영을 최저위원 수준으로 바꿀 것을 요구한 건지. 두 분이 말씀 한 번 잘 나누어 보세요.

 

그분이 또 이런 이야기를 하는군요. 진보와 헌신의 가치를 대립시켰다... 그 말이 가지고 있는 함의는 이런 거군요. 진보하려면 헌신해라. 아주 간단하네요. 근데 심재옥 의원이 헌신 안했어요? 그동안 놀고 앉아 있었나보죠? 헌신은 하지 않고 뻘쭘이 있다가 개인주의에 함몰되어 지 하고싶은 거 하다가 결혼까지 해서 애까지 가진 주제에 헌신할 생각도 없이 공당의 최고위원에 출마해서 이제 젖병놀이 할 시간 달라고 징징거리고 있나보죠?

 

얼마전에 당기위원장 문제가 불거졌을 때 어떤 분이 바람처럼 나타나 선배운동가에 대한 예의를 지켜라, 동지간에 예의를 지켜라 하면서 당게정화작업 한답시고 설치고 다니다가 결국 당게를 정화조로 만들어 놓은 분 있었죠. 그분 요새 뭐하시나요? 이런 식으로 동지를 폄하하는 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바로 지금이 당게정화작업을 위한 절호의 기횐데, 어째 요즘 잠잠 합니다?

 

보육문제만을 특화시켜 여성주의논쟁으로 몰고가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에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거죠. 당 활동을 하고 있는 어쩌면 모든 여성활동가들과 당원들에게 해당되는 보육문제에 대해 아무런 생각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날의 이 현실이 사실은 다른 모든 문제를 상징하는 거에요. 당사이전과 관련되어 장애인들에 대해 사전에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한 이 당에 대해 장애인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간판에 민주"노동"당이라고 떡 하니 써붙여 놓고 당 내에서 노조 만든다니까 지꺼만 챙겨먹으려 하는 시러배들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 보면서 노동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상식을 상식이라 못하고 삼식이를 삼식이라 못하는 이 상황을 보면서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바라는 이 땅의 상식적 민중들은 뭘 느낄까요?

 

정리합니다. 게시판 논쟁 들여다보다가 한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여기서 심재옥 최고 비판했던 분들, 다음 번에 최고위원이나 당3역으로 한 번 출마하셔서 그 천의무봉한 헌신의 솜씨를 마음껏 발휘하여 미제국주의의 문화상징 수퍼맨보다 뛰어난 능력을 한 번 보여주시면 어떨까 하고 말이죠. 그러나 곧 생각을 바꾸어 먹었습니다. 제발 나오지 마시고 그냥 당게에서 키보드 워리어 하시면서 가끔 이렇게 생존하고 있다는 표시나 한 번씩 보여주시는 것이 더 낫다고 말입니다. 여러분 같은 분들이 당 지도부 되면 민중들에게 외면받아요. 아, 민주노동당에서 활동하려면 수퍼맨이 되어야 하는구나. 젖먹이 애쯤은 과감하게 떨구어 놓고 엄혹한 시기 민중의 희망이 되기 위해 한 몸 으스러지도록 '헌신'해야하는구나...

 

이거 어디 겁나서 민주노동당 들어오겠어요?

 

21세기 벽두의 대~한민국에 실존을 두고서도 근 100년 전 소비에트 혁명기를 주관적으로 살아가시는 여러분들을 보면서 이 신새벽에 또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헌신을 통해 민중들을 계도하려는 생각은 브나로드 하방운동 하던 어떤 과거의 추억으로 묻어 두시고, 민주노동당의 강령이라는 우리의 상식을 우리 안에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라면서요.

 

민주노동당의 모든 시스템이 모든 사회의 모범이 될 때 민주노동당의 시스템과 같은 사회에 대한 희망을 민중이 갖게 되는 겁니다. 당 안에서 노동이 대우받고 당 안에서 성평등이 이루어지고 당 안에서 소수자에 대한 보호와 보장이 이루어지고 당 안에서 상식이 통할 때, 밖에 나가서 노동해방을 이야기할 수 있고 성평등을 주장할 수 있고, 소수자의 권익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거 안 하고 그저 쌔가 빠지게 달려줄 것만을 요구하는 헌신의 외침은 나중에 민중에게 헌신짝처럼 버려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의 건투를 빕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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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7 06:00 2006/09/2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