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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 벗지 못할 굴레. 후일담

  • 등록일
    2007/05/30 01:34
  • 수정일
    2007/05/30 01:34

1.

책임감은 남에게 인정받으려는 욕망의 한 형태이다

 

하지만 상호 호혜적고 신뢰나 애정에 기반한 책임감이 아닌,

맹목적이고 습관적인 책임감으로 점철된 일방적인 관계.

 

이런 관계의 상대방은 이런 관계를 점점 당연시하고 무관심하고 되고,

이는 일종의 업압적 권력관계를 형성한다.

그것을 교정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해

왜 이런방식으로 접근하는지에 대하여 단 일1초도 생각지 않고

자신만의 입장(자신들에게 돌아올 어떤 것들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에서 배신감 또는 서운함으로 되돌리기 마련이다.

이는 관계에 있어 사유하는 경험적 이성이 마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새 하는 일들이 다 이런데..

 

2.

간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지난 몇동안 꾸준하게 내게 권유하는게 있다.

현재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이 정도 했으면 한번쯤 뒤집을 때가 되지 않았냐는 것이다.

심지어 돈까지 대주겠단다.

 

작년만 해도, 왠지 내 삶을 송두리채 무시하는것 같은 느낌 때문에 귀에도 안들어왔지만.

이상하게 요샌 귀에 쏙쏙 들어온다.

어떤 징조같은 느낌이다.

 

최근에는 나란 사람이 조직이나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뉘양스도 많이 느껴지고,

조직의 운동방식이 조직의 전망이나 운영원리가 아니라 개인적인 역량에 한정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많이 하기 때문에,

또 나 하나 사라진다고 사업에 지장이 생겨서는 더더욱 안되기에..

 

가급적 일을 나누고, 나눠진 일에는 상호 동등한 수준에서 서로의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딱히 조직에 쓰잘대기 없는 군더더기나 구조적 모순은 알아서 품에 안고 사라지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하지만 이게 쉽지 않아서, 현상태에서 '요이 땅' 하면, 뚝딱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어차피 조직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더더욱 객관적 조건들은 시시각각 변하게 마련인지라.. 뒤집어 말하면 변화는 늘 새로운 기회이기 때문에.

변화속에서 조심스럽게 일을 분산하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내용들을 합리적으로 구조화시키고, 불편하게 엮여있는 관계들을 해결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긴장하고 한발 움직일 것을 두세발을 더 움직여야 한다.

 

문제는 이런 내용이 상호 소통이 안되는 경우인데,

딱히 소통할 방법은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 관계는 몸도 힘들고,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법이다.

 

3.

언젠가는 알아주겠지 라는 심정으로 아주 오랜 시간 버텨왔지만, 늘 돌아오는 차가운 냉대와 서먹함들이 있다.

하지만 또, 언젠가는 정리해야지 하면서도 늘 신경쓰이고 맘이 가는 일들이기도 해서,

그냥 견뎌야 하는 것들이지만.

하루하루 버텨내는 일들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끝을 봐야 하는 일들이기에. 또 어차피 건널 수 밖에 없기에.

이 시시하고 미미한 비극들을 남모르게 잘 견디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

어차피 모든 모순은 자기로부터 비롯되기에 상대방을 비난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모든 미미한 감정은 뒤로한체 성질 더러븐 넘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

 

4.

아참. 술이 늘었다.

예전에는 밤에 일이 잘되었는데. 요샌 밤에 혼자 일하고 있으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남들처럼 밤이 되면 외로움을 달래려 몸부림치지 조차 못하는 내가 불쌍해서 - 정확히 말하면, 아침에 눈떠서 하려고 했던 일들이 있는데, 그런 것은 다 못하고, 전화 몇통 받으면 늘 밤에도 일해야 되는 처지겠지. 오늘 도 새로 밀린 일이 세개인데 내일은 딴 일을 해야 한다.- 혼자 늘 소주를 마시는데.

요샌 1병을 다 마셔도 잠이 오질 않는다.

사실, 이게 가장 큰 스트레스다. 돈이 많이 든다. 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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