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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마켓팅 노동자에게 전화가 오다

  • 등록일
    2005/01/14 11:59
  • 수정일
    2005/01/14 11:59

아침부터 기분이 찜찜하다.

네셔널지오그래픽에서 폰마케팅이 걸려왔다.

'지금 업무 시간이라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나름대로 이런 전화에 훈련된 맨트라고 해놓고 끊으려는데, 저쪽에서 다급하게.

'지금 입사시험 중이다`라면서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속는거 같기는 했지만. 정말이면 미안한 일이 될거 같아서. 계속 들고 있었다.

더 정확하게 말을 하자면, 혹시 뻥아냐? 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혹시 진짜라면, 이 엄혹한 시절에 최직 좀 하겠다는데 전화통화 한번 길게 못해주냐. (요새는 전화마케팅 노동자를 뽑는데도 이런식의 입사시험을 치르나??? 란 황당함과)

이런 얄팍한 시작이었다.



옆에서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대충 추임새를 내는 듯한... 응원의 말과,

'떨지말고~'라고 호통치는 듯한 말이 계속 들리는 것이다.

계속. 설마 이것도 설정인가 하고. 의심이 들면서 점점 기분이 나빠지고 있었다.

 

근데 나중엔 우는게 아닌가?

정말 황당했다. 이것도 설정인가? 진짜인가 헷갈리면서 공연한 동정심까지 울컥 일어났다.

이게 진짜라면, 바로 옆에서 전화목소리 톤까지 체크하는 관리자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또는 취직이 얼마나 절박했으면. 이런 거지같은 통과의례마져 마다하지 않고 울먹일까라는 생각이 들자. "그냥 속는셈 치고 하나 해줘버려~"

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 쪽에서는 통장도 앙꼬인 주제에 무슨 동정심이냐는 비아냥도 들리고(이건 나로서도 정말 절박한 문제인탓에).

혹시 이 모든것이 설정이면 정말 심하다는 생각도 들고 복잡했다.

 

그때 근데. 왠 딴여자가 전화를 가로채는 것이다.

목이 메어서 물 좀 마시라고 자기가 잠시 바꿨단다.

설마 정녕 이것도 설정인가~~~~~

 

황당무게.

그래서 전화를 황망히 끊었다.

솔직히 말하면 전화를 가로챈 여자(왠지 관리자 아니면 관리자 배역인 듯한)가 목소리가 워낙 싸가지가 없어서. 화를 내고 끊어버렸다.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폰 마케팅 좋다 이거야~~

근데 이런식으로까지 심하게 해야 하나?

둘다 문제다.

이게 설정인 경우에는 정말 심한 사기이고.

둘째 이게 입사시험이라면 정말 거지같은 회사인것이다.

꿀꿀하다.

만일 진짜 입사시험이고, 전화거신 여성분이 정말로 우신거라면 정말로 죄송하다.

하지만 난 울릴만한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단 말이다.

내가 한 말이라고는 '예','아니오','B형이요','끊겠습니다'다가 고작이었단 말이다.

 

어설픈 선의는 죄악임을 다시 한번 깨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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