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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폭력사태?

  • 등록일
    2005/02/03 07:29
  • 수정일
    2005/02/03 07:29

어제 민주노총 대대회가 있고 나서, 난리 났군. 오늘 아침 신문과 뉴스는 볼 필요도 없었고, 보지도 않았다. 괜히 욕만 나올터이니.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아주 오랜만에 한 2개월 만인가?(솔직히 1년에 대여섯번나 가는데.. 그나마 많이 가주는 편이다. ^^)민중에 소리엔 뭐라 썼나. 하고 잠시 들렀다. 그리론 기사 제목을 보고 치가 떨렸다.

 

기사 제목이 "강경파 폭력사태...노사정위 참여 결론 못내" 이다.

 

이런 타이틀을 달고도, 민중언론이라고 떠들고 다닐 수 있단 말인가? 어찌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꿈꾸며 헌신하는 동지들에게 주류 언론과 똑같이 '강경파'라는 선정적인 색깔로 매도하는지. 이런 개 잡종 종파주의자들 같으니라고.

몇년전 '효순이 미선이'가 죽었을 때다.

갑자기 민중의 소리 뭐시기가 전화해서, 대뜸. 진보넷 서버좀 빌리잔다.

자기네 사이트가 딸려서 임시로 몇가지만 옮기자는 것이었는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내가 또 이런 일에는 후한 사람이긴 하지만.

전화받는 동안, 어이가 없었다. 전후 사정 설명도 없이. 당연하다는 듯이 당당히 그리고 간단히 요구하는 목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한마디로 싸가지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얼마나 활용했는지는 신경쓰지도 않았다. 별로 트래픽이 없었기 때문이다. 별것도 아닌걸로 생색내기는 더더군다나 싫었기 때문에. 나도 나름의 기품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ㅋㅋ

 

대학다닐때만 해도 우리가 지금 우파라 부르는 NL계열 선배/동기들은. 어느 사람 말마따나, 제법 기품이 있는 사람들었다. 요새처럼 버르장머리 없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조차 없이 밀어붙이거나 낙인찍는 짓꺼리는 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 풍성 뛰어나고 기품있던 우파들은 다 어디에 숨었단 말인가?

 

민주노총 대대회를 보고 난, 할말이 없었다.

 

내가 진보넷을 시작한게 98년. 자신을 활동가라 부르는 사람들이라면 누군들 안그랬겠냐만. 98년 지하철 파업과 대우차 파업과 발전파업, 공무원노조 출범식등 당시 폭주하는 서버들을 부여잡고 몇날 밤을 밥먹도록 지샌 날들은 차지하고서라도, 98년 이후 굵직굵직한 파업들에, 이래저래 내 손이 안간 적이 없다.  공치사하자는 것이 아니라, 비록 눈에 안띄는 곳에 숨어서 그들을 진심으로 지원하고 지켜왔던 민주노동운동의 역사가 이렇게 뭉게지는 꼴을. 어떻게 본단 말인가?

 

힘들어서 혼자 벼개밑에 흘렸던 짠내음 가득한 눈물과,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가슴에 쌓아둔 한스러운 말들을 구차하게 되내일 필요는 없다. 이젠 정말 의미없는 말들과 기억일 따름이다.

 

근데 우리 대표는 이 와중에 어딜 놀러간거야? 돌아오면 죽여버리겠다. ^^

 

다시 해가 뜬다. 아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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