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모든 인생은 매순간이 갈림길이자 선택이다.

  • 등록일
    2008/12/01 04:54
  • 수정일
    2008/12/01 04:54

1.

얼마전 우리집 부엌에 기어다니다 손가락에 짖눌려 생을 마감한 개미는

옥탑방 옥상에 놓여있는 버려진 화분에서 태어났을 것이다.

버려진 화분과 별로 먹을거라곤 없는 내 부엌 찬장까지 5미터 안밖이 전부였을 그의 인생에 있어,

그 버려진 화분에서 태어난것은 그의 의지도 아니었을 뿐더러,

먹을것을 찾아헤매야 하는 그에게 내 부엌은 참을 수 없은 유혹이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그는 매우 운명적이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였다.

하지만, 그 비극적 운명을 살아가는 매순간에도, 한걸음 한걸음 전진해야 하는 순간마다

무엇이 최선의 선택인지 고민하고 고민한다.

그는 낯선 미지의 공간에서 두려움과 욕망에 떨며 죽는 그 순간까지 갈짓자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물론 그는 비극적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2.

지지난주 토요일이 태어난지 37년째 되는 날이었고, 

그보다 앞서 보름전 즈음이 내가 이짓을 시작한지 10년이 되던 날이었다.

 

스스로 취해있고, 관능의 음악에 취해있을 젊은 사람들에게는

기껏 비야냥거릴 대상에 불과한, 무엇하나 이룬것 없는 하찮은 나이와 커리어에 불과하다.

내 뜻대로는 세상에 선 하나도 지울 수 없는 결코 쉽게 바뀌지 않는 길이지만,

이 모든 것 역시 어느 순간 이루어진 선택에서 초래된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매 순간, 무언가를 선택하고 포기한다.

기차시간이 여유가 있어 잠시 들어간 서점에서 마지막에 순간에 이르러서야 급하게 선택된 책 한권.

어느날 문듯 내 가느다란 팔뚝에 감겨오는 따스한 손길을 애써 외면하고 만 찰라의, 정말 찰라의 그 순간.

몇시간을 고민과 번민속에서 전송버튼을 누를까 말까, 지웠다 다시 썼던 문자 메세지를 다 지우고

결국 얼토당토 하지 않은 한 줄의 문자 메세지를 마지막에 눌러버린 그 찰라의 선택.

어떤 선택의 순간은 매우 짧았지만 강렬한 것들이다. 관계와 삶이 바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찰라의 선택의 순간은 과거 실패와 좌절의 경험과 외로움의 깊이가 만들어낸 것들이다.

미래는 불투명하고 왜곡된 과거는 선명하기 때문에 변화는 쉽지 않다.

보통 그런 극도의 긴장된 순간에 대부분의 선택은 과거형이다.

어느순간부터 우리는 미래를 살지만 과거의 오마주를 살아간다.

하지만 이것이 과거의 오마주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을 땐, 되돌릴수 없이 너무 많이 늦어진 후다.

마치 이명박처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