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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눈질 말고 투쟁 건설에 매진하라

다함께 76 호
http://www.alltogether.or.kr/


 

곁눈질 말고 투쟁 건설에 매진하라



비정규직 개악안이 아직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았는데도 벌써 ‘기간제 2년 주기 대량해고’의 참극이 시작됐다. 곳곳에서 2년을 넘긴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해고가 자행되고 있다.

이런데도 한국노총 위원장 이용득은 “민주노동당이 단상을 점거해 판을 깼다 … 민주노동당이 언제 수정안이나 타협안을 내는 것 봤나. 그렇게 하면 얻을 것도 못 얻는다”고 황당한 말을 했다. 

교섭에 연연하다가 뒤통수를 맞았는데도 되려 더 양보 교섭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처럼 투쟁을 방기하는 태도야말로 “노동운동의 말살을 가져 올” 것이다.

따라서 민주노총 지도부가 4월 초부터 파업을 하겠다는 것은 옳은 일이다. 하지만, 각 연맹이 돌아가면서 하루 4시간씩 순환 파업을 하겠다는 계획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이런 정도면 실질적인 이윤 타격보다 상징적 시위 효과만 있을 것이다.

이 정도로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말하는 것은 진지해 보이지 않는다. 모든 연맹이 다같이 무기한 전면 파업을 해야 ‘세상을 바꿀’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정말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하려면 몇 년 전부터 꾸준한 투쟁 속에서 조직과 의식을 발전시켜 왔어야 한다. 하지만 민주노총 지도자들은 사회적 교섭 등에 매달리며 시간을 허비해 왔다. 이제 와서 ‘주머니 칼’처럼 투쟁을 꺼내 쓸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순환 파업조차 조직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의지가 실린 계획을 내고 진지하게 조직하는 태도가 아쉽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는 순환 파업 계획과 함께 ‘저출산-고령화 대책 연석회의’ 참여와 정부의 각종 노동 관련 위원회 복귀를 발표했다. 3월 13일에는 ‘노사정 총장급 회의’에 참석했고 3월 14일부터는 노동부와 정례협의도 시작했다.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실장은 “집회나 파업 같은 ‘맨땅에 헤딩’하는 방식만을 통해서는 요구안이 사회적 쟁점화가 안 된다”(<매일노동뉴스> 3월 7일치)며 사회적 교섭에 대한 미련을 드러냈다. 이런 ‘두 길 보기’는 지도부의 투쟁 의지를 의심하게 만든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정부가 진정성을 보이면 대화에 복귀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탄압과 개악의 진정성을 충분히 드러내 왔다.

하이닉스매그나칩, 현대하이스코, 군산KM&I, 기륭전자 등 비정규직 4사의 처절한 장기투쟁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코오롱 해고자 3명은 15만 볼트 고압 송전탑에서 목숨을 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세종병원에서는 반노동자 테러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 학습지 대교 농성장과 화물연대 지회 파업 현장에는 용역깡패와 경찰력이 투입돼 노동자들을 짓밟았다.

노무현의 야만적인 노동자 탄압이 계속되고 비정규직 개악안의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둔 지금, 필요한 것은 곁눈질 말고 투쟁 건설과 조직의 한길로 매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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