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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전쟁과 변혁의 시대 다녀왔습니당. ^0^

안녕하세요. 짐승이옵니다 _(__)_


그동안 광고 올린대로, 지난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 박 5 일간 진행되었던 '전쟁과 변혁의 시대' (이하 전.변)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전변 다녀왔어요' 라고 말하기가 좀 뭣하네요. 들은것보다 못 들은것이 몇 배는 더 많은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작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휴가도 맞춰보려 했건만, 결국 장렬히 실패하고 말았다는...;;

 

아무튼 닷새동안 전쟁과 변혁의 시대에 참여하신 분들에게 고생하셨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전.변 포럼을 계기로 새로운 분들을 많이 뵙게 되어서 반가웠습니다.

 

이번 전변은 특히 듣고싶은 포럼도 많았고, 그만큼 놓친것도 많아서 그 부분이 두번째로 아쉽네요. ( 제일 아쉬운것은 오셨던 분들이랑 별로 이야기를 못 나눈것... ;; ) 자율주의 논쟁이나 그람시에 대한 부분, 한국경제 위기론 등은 개인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들이었고 그외에도 찍어놓은 포럼들이 많았는데, 그놈의 회사때문에 다 날려버리고 대신에 강의 내용이 들어있는 CD 들만 손에 남았습니다. 음냐, CD 사러 간거 아닌데... 일이 안풀린다니까요 >_<

 

참여했던 포럼중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한국군 파병' 부분은 다함께 운영위원인 김광일씨와 평화활동가 임영신 씨가 발제를 맡으셨습니다. 포럼 내용은 지금 이라크 내부의 분위기들과 정권과 기성 언론들이 독점하고 있는 이라크 관련 소식들에 맞서 우리의 관점에서 뉴스를 생산하는것의 중요성, 그리고 현재 이라크에서 저항의 촛점은 나자프이며 미국은 나자프에 대한 무력진압과 방관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을수 밖에 없다는 내용과, 미 대선에 관련하여 왜 존 케리가 부시행정부의 대안이 될수 없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반전운동에 참여하던 사람들 중에서 파병이후에 논점을 한반도 위기론으로 옮겨 좁히려는 관점들에 대해서 비판하고 반전 운동을 지속시켜야 함을 강조하는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사파티스타 봉기 10년' 도 좋았던 포럼중에 하나입니다. 발제는 다함께 편집팀의 이수현씨가 맡아주셨고요, 사파티스타 운동의 배경과 진행과정, 그리고 치아파스에서 수도인 멕시코 시티까지의 대행진 이후 멕시코 정권의 배신으로 인해 다시 치아파스의 정글지역으로 돌아가서 포위.고립 되어 있는 현실등을 이야기하고 그러한 결과는 뚜렷한 대안적 사회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권력장악을 거부하는 모습 ( 마르코스가 한말중에 '권력을 장악하지 않으면서 권력을 장악한다' 는 내용에서 보여지듯이 ) 등으로 인해 기존 정치세력들과 타협할수 밖에 없었던 사파티스타 운동의 한계와 맹점들을 지적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신자유주의, 나아가서 자본주의 체제의 극복은 노동자 중심의 정권장악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관점과 대안이 없었던것이 현재 사파티스타 운동이  처해있는 현실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맑스주의와 환경' 은 타이에서 오신 자이 자일스 웅파콘  씨가 발제를 맡아주셨습니다. 슬라이드 까지 챙겨서 꼼꼼하게 이야기 해주시더군요. 일반적으로 맑스주의는 인간 중심적이고 환경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적으로 인간을 제외한 '순수한' 자연이란것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할것입니다. 자연은 인류와 함께 진화하는것이며 상호 연관되어 존재하는것이지 독립적인 절대 순수의 이미지로 남아있는것이 아니라는 부분과, 맑스주의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지향하는 이론이라는점, 환경문제는 과학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계급의 문제이며 인간 모두의 문제이고, 그렇기 때문에 호주에서는 항만 노동자와 환경 노동자간의 연대가 건설되고 있다는점 등을 이야기했고, 현재 환경문제에 나서는 집단들의 문제와 한계점 ( 이를테면 독일의 녹색당은 기업주들과의 타협을 통해서 환경운동을 후퇴시켰으며 그린피스 같은 경우는 소수의 영웅적 행동에 의존하고 있는 부분들 ) 을 지적하고 '단일쟁점' 의 정치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결국 환경문제에 있어서도 자본주의의 극복이 선행되어야 할것이며 그것은 노동자 중심의 투쟁이 강화될때 현실로 나타날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한국 노동운동사' 는 소설가 방현석씨가 발제를 맡아주셨습니다. '최근' 이라기 보다는 해방이후 우리나라의 노동운동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봐야겠네요. ^^; 어쨌든 올해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승리는 소중한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의회가 노동계급을 대변하지 않으며 ( 10 명이 아니라 100 명의 국회의원이 있다해도 말입니다 ) 현 시기는 새로운 운동이 조직되고 분출될수 있는 시기라는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변화에 주목하고 국제적인 연대에 집중하는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미국의 세계제패 전략과 오늘의 제국주의' 는 영국의 사회주의 노동자당 중앙위원인 마틴 스미스씨가 발제해 주셨고요, 2차 대전당시 파시즘과 군국주의에 맞서 싸웠다는 환상 때문에 미국이나 영국같은 나라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웠던 것처럼 보는 견해들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그 전쟁은 제국주의 국가들간의 충돌이었다는점, 미국의 일방정책, 제국주의 정책은 부시가 아니라 이미 신자유주의를 실행하고 있었던 클린턴 행정부에서 비롯되었기에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차이점을 찾으려는 노력들은 그다지 효과적이지도 않고 현실에도 맞지 않는다는점, 미국은 911 테러사건을 자신들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로 삼았으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석유를 위한 전쟁이며 동시에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전쟁이었다는점, 그러나 미국은 무조건 강력한것만은 아니며 현재 이라크에서 처한 위기때문에 그 동맹국들과 지배층 사이에 분열이 생기고 있다는점 ( 그것의 주된 원인은 이라크 저항세력들의 투쟁과 국제적인 반전 운동이며, 파병국들의 철수와 이라크 주둔에 대해서 자국안의 지배층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논쟁등이 그 주요한 분열지점 입니다. ) 그렇기 때문에 반전운동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점, 그리고 운동이 고양기를 맞을수록 나타나게 되는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할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야 할것임을 지적했습니다.

 

'노동계급, 조합, 현장 조합원 운동' 은 원래 도우미 하는동안 진행되었던 포럼이라 못 들을뻔 했습니다만, 다행히 발제의 일부분은 참여할수 있었습니다. 발제는 역시 마틴 스미스씨가 맡아주셨구요, 노조는 노동자들의 힘을 강화시켜주며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대학' 이라 불릴수 있지만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극복을 위해서 싸우는 일은 흔하지않으며 대부분 체제 안에서의 개혁에 치중하고, 정치투쟁과 경제투쟁을 분리시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관료' 들이 생성되기 때문에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노조관료들은 기업가나 정부등이 가하는 위로부터의 압력과 평조합원들의 아래로부터의 압력, 양자사이에 위치할수 밖에 없으며 이 와중에 개량주의 정당들은 관료들을 이용하여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억압하고 자신들이 체제안에서 가지는 위치를 유지하고자 하기도 합니다. 또한 노동조합 지도부중 '좌파 지도부' 라고 하더라도 이에 대해서만 기대를 걸수는 없으며 심지어 가장 전투적인 좌파노조라고 하더라도 경제투쟁에만 매몰될수 있다는점, 그리고 중요한것은 좌파 지도부냐 우파 지도부냐가 아니라 관료냐 평조합원이냐에 주목해야 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현장조합원 운동이 중요하다는점 등을 이야기 했습니다. 발제중간에 나와야 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나온 이야기들은 잘 모르겠군요. ^^;;

 

제가 참여했던 포럼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5 일간 약 50 여개의 주제를 가지고 포럼이 진행되었는데 회사일 때문에 1/10 밖에 못들었네요 (ㅠ.ㅠ) 간략하게 정리하기는 했지만 참여했었던 포럼의 주제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올리도록 해볼것이고, 참여하지 못한것들은 구입해둔 CD 를 듣고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전반적으로 이번 전.변 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분들의 참여와 적극적인 발언들이 소중한 역활을 하셨던거 같습니다. 제가 아는 분은 예년에 비하자면 이탈리아의 혁명가 안토니오 그람시에 대한 부분들이 조금 강화되었다고 하셨는데 저도 그말씀에 동의하고요, 그람시에게 가해졌던 스탈린주의적, 사민주의적 왜곡들을 바로잡을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주요하게 다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외에 맑스주의의 전통을 지켰던 혁명가들에 대한 포럼이 주요하게 다뤄졌던것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포럼기간동안 1400 여권의 사회과학 서적과 수많은 팜플렛들이 판매되었는데 특히 트로츠키나 로자같은 맑스주의의 전통에 입각한 서적들이 주요하게 판매되었다는 것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 포럼에서 마틴 스미스씨는 자본주의에 반대하면서도 조직에 참여하려 하지않고 운동에 대한 회의감과 패배주의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영국에서는 나나 ( non-organized, no-act 일 겁니다. -_- 정확할거라고 기대하지 마소서... --; ) 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조직되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다. 라는 뜻이라고 하면서, 자본주의에 문제가 있고 이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전쟁에 반대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혼자 고립되어 있지말고 함께 행동하고 함께 싸우자고 말해서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의견에 적극 동의합니다. 우리를 억압하는 자들은 잘 조직되고 잘 훈련된 자들이며, 우리보다 더 강력한 힘을가진 자들입니다. 그렇기에 몇몇 소수의 힘으로 이 사회를 바꿀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혼자 떨어진채 왜 세상이 이 모양이냐고 손가락질만 하며 있을수는 없을 것입니다. 저들과 싸워 이기고 마침내 세상을 바꾸는길은 뜻을 같이하는, 평범한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행동에서만 찾을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러한 사람들이 다함께에 있다고 생각하며, 만약 지금 이글을 보시는 분들이 다함께에 가입해서 함께 싸우겠다고 결심하고 행동으로 옮기신다면 그것으로 세상을 바꾸는일이 조금은 더 빨리, 그리고 더 가시적으로 보일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나' 가 되지말고 다함께와 함께합시다. ^^; 곧 따로 글을 올리겠지만 돌아오는 10월 17 일은 이라크 점령에 반대하는 대규모적인 국제반전행동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함께하는 것에서부터 우리의 함께하는 발걸음은 보조를 맞춰볼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참여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고생하셨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닷새동안 남보다 더 일찍 나오셔서 행사를 준비하신 진행팀 분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걸 보니 이제 드디어 지긋지긋한 더위가 가고 가을이 오는것 같습니다. 계절 바뀌는데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들 하세요.

 

그럼 짐승은 이만 물러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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