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 듯 매달린 건, 모기 한마리 없어지는 여파 만치도 못한 흔적으로 남거나

되려 언제나 건성이었던 건, 하는 것 하나 없이 은행의 우량고객이 되도록 해주거나.

애닳던 이는 먼저 떠나고

사랑하는 이에게는 내가 가장 큰 상처다.

삶은 우연의 집합이어서, 꿈도 현실도 마냥 미끄러진다.

애당초 가닿을 곳이 있었던가?

 

20대가 이렇게 아물어간다. 남은 20대는 아물리는 데 쓰일련가.

벌어졌던 것도, 옹이가 됐던 것도, 원래 그랬던 것처럼, 내 살이 되어 간다. 흉터도 없이.

그래서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

 

몇 년을 좋아하다가, 정작 연애한지 두달만에 차이는 이의 얘기만치나,

모든 게 지독한 농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