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방법을,
영 다 잊어버렸다.
시간이 남아도,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한동안 시간이 안 남을 땐, 드라마 안 보고 살았다.
생각해보면, 예전에 뭔가 여유부리며 살 때도 드라마는 안 봤었다.
그런데 요즘 시간이 남으니, 드라마를 본다.
쇼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보는 거, 별로 유쾌하지 않아. ㅠ
보고 나면 찜찜하다.
대체 어떻게 쉬어야지?
뭘 하면서 놀아야지??
음..
예전엔 그냥 풀숲에 눕는 것 만으로도 시간을 잘 보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시간이 남는 것 만으로도 불안감이 몰려온다.
어쩌다, 인간이 이 모냥이 됐나..ㅠ
게으른 것과 여유있는 건 거의 반대편에 있는 말이고,
난 지금 어지간히 게으르다.
뭔가 해볼 마음이 생겼다가도, 귀찮아서 내던지고.
몸을 안 움직인다. 피곤하기도 하고.
안 움직이니까, 더 피곤해지는 거 같다.
안 보던 드라마나 보고 있고.
이러다 1박2일이니 무한도전이니 이런 것 까지 보게되는 거 아니냐는 두려움이 물씬.
어쨋든, 우연히 첫화를 보게 돼서 그냥 보고 있는 49일.
어쩜 이렇게 비현실적이고, 비상식적인 인간과 사건의 나열이래니.
그걸 꼬박꼬박 보고 있는 난 또 뭐고. ㅠ
계속 보게 되는 건, 거기 나오는 판타지들을 나도 가지고 있기 때문인 듯 한데,
손발 오그라드는 그 판타지들에서, 좀 자유로워져야 삶이 더 윤택해지지 않을까..
게으름 말고 여유를.
게으를 바에야 차라리 일을.
아. 일중독.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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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것과 일하는 것이 반드시 분리되는 걸까요? 물론 대개 그렇지만..
일은 어쨋든 일.
내 시간이 아닌 시간과 내 시간이 분리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내 시간이 아닌 시간도, 결국엔 내 시간이고,
그런 시간이 없으면 삶이 별로 흥미없이 돌아간다는 걸,
언젠가 깨달았어요.
반경향으로, 내 시간 없이 내 시간 아닌 시간만 잔뜩 가진 때도 있었는데(특히 2009년!) 그 여파가 지금까지.......;;
그래도 돌아보면,
난 언제나 한량이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