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들어가게 된 블로그에 서평이 있어서 읽었는데, 기가 찰 따름.
전직 좌파라는데, 대체 이 사람에게 좌파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전체주의를 좌파라고 생각하는 걸까?
마르크스가 다른 세상으로 제시했던 게, '자유로운 생산자 연합'이라는 걸 알기는 하는건지?
민주주의 실현의 경제적 토대로서 사회주의가 제시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는지?
대체 마르크스의 어떤 글을 읽고 마르크스가 독재의 시발이라고 이야기하는 건지?
출처나 제시해주면 좋을련만.
저 필자는 '기존 체제에 대한 폭력적 전복'이 마르크스의 문제라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스탈린의 독재가 탄생한거라고 한다.
기존 체제에 대한 폭력적 전복은 다른 말로 혁명이다. 결국 혁명을 부정한다는 건데, 혁명은 마르크스 탄생 2000년 전에도 있었고, 전세계 곳곳에서 수시로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일 따름이라는 점을 생각해보길 권하고 싶다. 혁명의 결과가 스탈린이라는 논증은 어색하기도 하고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이런 질문은 어떨까. '기존 체제에 대한 폭력적 전복'이 일어나고 있는 자스민 혁명은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그것도 스탈린의 독재로 귀결될 폭력적인 전복일 따름인가? 지금 이 사회를 태동시킨 프랑스 혁명은 어떤가? 파리 시내에 피가 철철 흘렀던, 루이 16세를 단두대에 올렸던, 기존 체제에 대한 폭력적 전복의 결과가 지금 세상이라는 건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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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님이 기가 차다고 하신 바로 그 글을 쓴 바로 그 블로거입니다. 엮인글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저에 대한 비판을 적어놓으셨는데요. 저는 건강한 토론을 지향합니다. 그러나 제가 조금 섭섭한 것은 제 글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으신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님께서 언급하신 내용이 제 서평의 논지, 그리고 덧글로 이어진 세부적인 논증들과 전혀 이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이를 두고 난독증이라고 했던가요. 제 서평과 이어진 덧글을 다시 한 번 읽어보십시오. 님이 제기한 문제들 거의 대부분이 전혀 다른 맥락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들어온 김에 몇 말씀 드리겠습니다. 연역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전 분명한 반마르크스주의자입니다. 제가 마르크스를 싫어하는 이유는 칼 포퍼식으로 말해서 '의도하지 않는 결과의 법칙'에 있습니다. 이에 가장 적확한 지식인이 바로 마르크스입니다. 그는 '공산주의', '유물론', '변증법'을 갖고 인간 역사의 일반법칙을 만들어보려고 했습니다. 사실 역사에 대한 과학적 법칙의 적용은 플라톤과 헤겔로 이어지는 유토피아 역사관의 계보 아니겠습니가. 즉 마르크스는 자신이 신이 돼서 역사의 인과관계를 저울질했지요. 님이 역사에 대해서 얼마나 조예가 깊으신 지 모르겠습니다만 20세기사를 진지하게 천착해보십시오. 마르크스의 사상이 20세기에 들어와 종교적 동인이 약화되고 이를 니체식의 권력의지가 치환해가는 시대상황을 만나 얼마나 참혹한 아웃풋을 생산해냈는지를 말이죠. 스탈린의 전철인 레닌이 러시아 혁명 이후 마르크스주의를 국가적 이념으로 규정하고 정책을 집행했지요. 마르크스-레닌주의. 그 정신적 계보를 이어받은 것이 바로 스탈린입니다. 스탈린을 위시한 수많은 공산국가와 제 3세계 국가들의 사례를 여기서 굳이 얘기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 정신적 뿌리는 응당 마르크스입니다.
마르크스주의가 가진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사회와 국가를 가족처럼 만들 수 있다는 '착각'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회와 국가는 절대 가족이 될 수 없습니다.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한다는 마르크스의 달콤한 말은 어디까지나 가족 안에서만 실현될 수 있는 구호입니다. 20세기의 비극은 인간이 만든 사상과 제도를 통해 사회와 국가를 가족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망상과 착각에 의해 발생된 것입니다. 유토피아는 없습니다. 지구상에 천국이 어디 있습니까. 인간의 삶이란 본래 고단한 것입니다. 왜 그것을 애써 부정한단 말입니까.
좌파와 전체주의를 혼동하다니요. 좌파도 좋고 우파도 좋지요. 저는 진보 좌파를 멀리하지 않습니다. 19세기 원류 좌파들이 가졌던 휴머니즘을 존중하며 사랑합니다. 그러나 역사를 논거로 말씀드리자면 좌파든 우파든 극단적인 것은 반드시 전체주의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히틀러와 스탈린이 만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 아닙니까. 결국 나치즘과 스탈린주의는 동일한 매커니즘으로 작동된 것이지요. 전체주의라는. 마르크스주의는 그 핵심사상이 갖는 포괄성과 집약성이 전체주의로 흐르는 방향성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습니다.
난독증이라.. 오히려 글과 댓글에 비어있는 부분을 간략하게 적은 건데, 제가 너무 간략하게 적었나 봅니다. 그런데 제가 뭔가 많이 적고 싶어도 논박할 대상이 잡히질 않아 많이 적을 수가 없었습니다.
생산적인 토론이 되려면 서로 출처나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다윗님의 글에 마르크스가 어떠어떠한 말을 했고, 그것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적이 없다는 게 제 글의 핵심이라는 걸 먼저 이야기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댓글에도 역시 이 부분이 보이질 않네요.
마르크스가 인간 역사의 일반법칙을 만들려 했다고 말씀하시는데, 마르크스의 어떠한 언급이 역사의 일반법칙인지에 대해 먼저 제시해주셔야 논쟁이 가능합니다. 전 스스로 마르크스주의자라고 생각하고 마르크스의 많은 저작을 읽었지만, 마르크스 저작에서 저런 내용은 읽지 못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반대의 이야기들만 읽었습니다.
에릭 홉스봄이란 역사가를 아시리라 생각하는데, 홉스봄은 '전자본주의 구성에 관한 마르크스의 입장'이라는 글에서 마르크스에게 역사적 이행의 필연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일반법칙'이라는 말과는 정반대로 마르크스는 여러 곳에서 명시적으로 자본주의라는 '특수한' 생산양식을 분석한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일례로 정치경제학비판요강에서는 "생산일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스탈린이 계승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마르크스주의 진영 내부에 많은 반론이 존재하므로 그 논쟁들을 살펴보실 것을 권합니다. 그 중 역사관에 관한 부분만 짧게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위에서 적었듯이 마르크스는 목적론적 역사관을 배격했고, 공산주의의 필연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소위 역사발전5단계론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은 소련 교과서에 정립되어 있는 것이지, 마르크스와는 거리가 멉니다.(이걸 굳이 마르크스와 연결시키겠다면 먼저 출처를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제시되어 있는 근거가 없으니 제가 적을 말이 너무 없네요.) 심지어 마르크스는 '공산주의자 선언'에서 역사의 선택지로 두 계급의 공멸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곁다리로 포퍼를 언급하셨는데, 포퍼의 반증주의는 실제 현실에 적용할 수 없는 이론이라는 것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이지만, 천왕성의 궤도가 뉴튼의 중력이론에서 예측되는 것과 달랐을 때 포퍼의 반증주의를 적용한다면 중력이론을 포기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중력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한다는 게 가능한지 여부는 선험적인 예단이 아니라 역사가 판명할 일입니다. 불과 200년 전에는 흑인을 같은 인간이라고 말하면 미친놈 소리 들었습니다. 또한 위에서 한 이야기를 반복하게 되지만, 마르크스는 공산주의를 '조성되어야 할 하나의 상태, 혹은 현실이 따라야 할 하나의 이상이 아니'라 '오늘날의 상태를 지양하는 현실적인 운동'이라고 정의합니다. 다시 말해 현실의 운동 그 자체를 공산주의라고 지칭한다는 것입니다. 마르크스는 자신의 저작 어디에도 필연적으로, 혹은 최종적으로 도달하게 되는 경제적 상태로서 공산주의를 그린적이 없습니다. 유토피아가 없다는 말, 인간의 삶이란 본래 고단한 것이라는 말, 마르크스도 부정하지 않을 겁니다. 댓글을 보니, 테리 이글턴을 읽다 덮었다고 하셨던데, 제가 보기엔 다윗님이 하신 말씀이 바로 테리 이글턴이 말하는 바입니다. 현실의 고단함을 피하려 들지 말 것. 테리 이글턴은 이를 비극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르크스가 역사의 일반법칙 혹 인과관계를 구성하려 했다고 주장하시는 근거를 먼저 듣는 게 순서일텐데, 근거 없는 주장에 반론을 펼치려니 뭔가 모양새가 우습게 됐네요.
극단적인 것이 전체주의로 귀결된다는 주장도 훨씬 많은 논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나치즘과 스탈린주의가 어떤 매커니즘으로 작동된 것인지부터 서술을 해주셔야하구요. 만약 그게 전체주의라고 말씀하시면 나치즘=스탈린주의=전체주의 라는 동어반복일 뿐입니다.
그리고 다윗님이 스탈린을 극단적인 좌파라고 본다는 걸로 읽히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지요? 좌파를 어떻게 정의하시는데 스탈린이 극단적 좌파가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좌파는 '보편적' 인간의 권리 증진을 요구하는 세력이고, 오히려 급진적 민주주의자입니다만. 그리고 제 블로그 글에 적었듯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경제적 토대로서 사회주의가 제시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약간 곁가지 이야기일 수 있는데, 다윗님 논지 전반에서 '뿌리'로서 마르크스를 소환하고 있네요. 어떤 역사적 사건과 결과의 원인을 한 지점으로 소급하는 것은 환원론적인 접근이 아닌지 싶습니다. 설사 스탈린이나 기타 여러 문제가 마르크스에게서 기원했다손 치더라도, 마르크스 또한 역사적 산물일 따름인데, 그럼 마르크스의 탄생은 누구에게 책임을 돌릴 것인지요?
그리고 뭔가 생산적인 토론을 하고 싶으시다면, 제가 던진 질문들에도 대답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대답해 주셔야할 것을 큰틀에서 간략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루이 16세를 단두대에 올렸던 '기존 체제에 대한 폭력적 전복'에 대한 견해
2. 마르크스가 역사의 일반법칙을 만들려고 했다는 주장의 근거
3. 스탈린이 마르크스를 계승했다고 주장하는 근거
4. 다윗님이 생각하는 좌파의 정의
안녕하십니까. 다윗입니다. 주말을 낀 하계휴가로 인해 피드백이 늦었습니다. 휴가는 보내셨습니까. 막바지 장마철과 무더위에 컨디션은 어떠하신지요. 이것도 인연이기에 가볍게 안부를 여쭙는 것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엮인글로 우연하게 방문했다가 댓글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습니다. 본래 이런 성격의 논쟁보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순수 리뷰어의 모습을 지향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주제가 주제인지라 부득이하게도 첨예한 견해 차이가 수면 위로 부상하게 됐습니다. 토론 동기와 서로의 입장이 어떻든간에 답변을 주셨기 때문에, 더욱이 '주관식 문제 출제'까지 해주셨으니 저 또한 답변드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코 짧지만은 않은 제 견해를 피력해보겠습니다.
우선 논박할 대상이 없다고 하신 님의 전제부터 꼬집고자 합니다. 제 서평과 그에 딸린 모이웃님과의 댓글 토론을 확인하셨음에도 논박할 만한 대상이 없다고 하신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어차피 서평과 댓글을 통해 핵심적인 이슈는 대부분 가시화되었습니다. 대충 댓글 토론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보셨다고 하신다면 그에 적절한 님의 입장을 전달하면 되는 것입니다. 마치 논박할 만한 가치가 없는 공허한 논리였다는 뉘앙스로 얘기하신 것은 적지 않이 기분이 언짢습니다. 그렇다면 함께 댓글로 토론했던 이웃님은 논박할 만한 대상이 없는데 어떻게 토론을 하신거죠. 마치 교수가 학생에게 시험문제를 제출하듯이 초반부터 항목을 리스트화하여 의견을 말하라는 식의 토론자세는 다소 부적절하다는 견해입니다. 님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제가 너무 예민한건가요.
"다윗님의 글에 마르크스가 어떠어떠한 말을 했고, 그것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적이 없다는 게 제 글의 핵심이라는 걸 먼저 이야기하고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님의 말씀에 대해서는 여전히 난독증에 머물러 계시다고 답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님은 마르크스 사상의 핵심인 '과학적 역사론'을 부정하고 계십니다. 마르크스가 그런 주장 자체를 아예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논거로 에릭 홉스봄의 견해를 짤막하게 인용하고 계시구요. 홉스봄이 누구입니까. 뼛 속까지 공산주의자입니다. 막시즘 사학의 선봉장격 역사학자입니다. 그의 이론은 항시 마르크스 비판의 방패로 서 있어 왔고 골수 마르크스주의 전도사로서 행세해왔습니다.
님이 인용하신 홉스봄의 주장은 마르크스 역사관에 대한 소수 견해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냉전시대에 직면하여 학계는 마르스크주의 역사 해석에 대해 압도적으로 비판적이었습니다. 당시 홉스봄을 위시하여 크리스토퍼 힐, 로드니 힐튼, 에드워드 톰슨 등이 소수의 견해로서 마르크스 역사관을 재해석했습니다. 홉스봄은 그의 저서 <역사론>에서 마르크스는 왜 두 사회가 다른지를 사회의 차원이 서로 결합하는 방식에 의해 설명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역사 유물론의 핵심인 '상부구조-하부구조(토대)'라는 말이 나오게 됩니다. 즉 홉스봄과 같은 마르크스주의자는 '상부구조-토대'의 착상을 다양하게 존재하는 인간사회를 설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명하려고 기를 씁니다. 반면 그 반대편에 있는 다수의 학자들은 보편적 통설로서의 경제 결정론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아마 청님은 마르크스 역사관을 역사의 분석을 통해 어떤 일반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을 뿐 세계 모든 나라의 역사가 일정한 발전법칙에 따라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견해를 따라가시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논리는 80년대 국내에서도 치열하게 벌어졌던 마르크스주의 논쟁의 핵심이기도 한데요. 당시의 논박도 결국 '방법론적 일반원리'가 아닌 '역사의 법칙'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고 압도적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논쟁은 계속해서 이어져왔고 최근에는 김성구 교수와 강신준 교수 사이에 <자본론> 해석을 둘러싼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마르크스 유물사관은 경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제들로부터 출발하여 인류역사가 이제까지 걸어왔고 앞으로도 걸어갈 필연적인 과정을 밝힌 것입니다. 또 역사의 발전법칙이란 생상관계가 계급투쟁을 매개로 자기변화하는 것을 말한 것으로, 5단계 발전론 역시 각국의 역사가 상이한 조건 아래 각기 다른 시기에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될지언정 결국 필연적으로 밟게 되는 과정을 나타낸 것입니다. 즉 마르크스의 유물사관은 역사를 서술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사회를 변혁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역사법칙의 필연성을 인정해야만 옳은 해석이 가능합니다.
청님께서는 마르크스의 수많은 저작들을 읽었지만 인간 역사의 일반법칙에 대해서 듣도 보지 못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오히려 반대의 이야기들만 읽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저야말로 묻겠습니다. 마르크스의 어느 저작을 읽어보시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지요. 마르크스주의자라고 하시니 <공산당 선언>, <자본론>,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등은 읽으셨으리라 믿습니다. 이 책들에서 마르크스가 규정 혹은 확정해놓고 있는 공산주의 실현의 역사적 전개성을 읽어내지 못하신 것입니까. 공산주의의 도래와 그것으로 역사를 끝맺음할 것이라는 역사적 결정론을 감지하지 못하신 것입니까.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에서 이윤율 저하법칙과 공황 발생의 필연성 등을 발견하고 이러한 자본주의의 불합리성이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각성을 촉발시켜 생산수단이 프롤레타리아로 이동되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발발하게 된다고 예견했습니다. 따라서 공산혁명은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발한 사회에서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역사 발전 5단계론'은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의 서문에 분명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산주의로 진행하는 전개과정에 대한 개체요소들을 분명하고 폭넓게 소개하며 선언하고 있는데 이를 독해하지 못하셨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출처와 근거를 물으시니 너무 황당합니다만, 어느 출판사, 누구 번역본, 몇 페이지, 몇 줄까지 달아드려야 하는건가요. 그걸 원하신다면 둘 다 책을 들고 오프라인에서 토론하시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원하신다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의 '역사 발전 5단계론'은 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소련 교과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교과서(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고 각종 백과사전에도 실려 있습니다. 또한 시험문제로도 출제되고 있는 내용입니다. 출처를 중요하게 여기시니 원하신다면 알려드리겠습니다. 혹 중등교육과정에서 국민윤리 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없으십니까. 홉스봄이라는 공산주의 사학자의 견해만으로 이미 다수설로 보편성의 확증을 담보한 마르크스의 핵심사상을 부정하시다니요. 그렇다면 칼 포퍼를 위시하여 마르크스의 역사주의를 지적하고 비판한 수많은 철학자와 사상가, 지식인과 석학들은 마르크스를 잘못 독해한 것입니까. 마르크스와 결정론을 떼어놓으려는 시도는 일부 마르크스주의자들에 의해 심심찮게 시행되어 왔으나 편견에 사로잡힌 지나친 주관적 해석과 그 논증방식의 편협성으로 인해 그야말로 소수설로 남아 있는 주장입니다. 님의 입장은 그 연장선상에 계십니다.
계속해서 포퍼의 얘기를 드릴 수밖에 없는데요. 20세기 가장 위대한 과학철학자 칼 포퍼는 마르스크 역사관은 명확한 '역사주의'이며 명저인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역사주의의 빈곤>을 통해 마르크스식의 과학주의 역사관을 갈기갈기 찢어놓습니다. 마치 존 롤즈의 <정의론>을 로버트 로직이 회를 뜨듯이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논박해서 폐기처분시켜버린 것처럼 포퍼도 마르크스의 역사주의를 냉정하고 치밀하게 난도질시켜버립니다. 포퍼의 저작들은 출간된 지 오래됐으나 아직까지도 반대편으로부터 논박할 만한 수준의 저작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성격을 띤 책들입니다. 포퍼의 책들을 안 읽으셨다면 읽어보십시오. 혹 읽어보셨다면 포퍼의 주장을 어떻게 반박하시겠습니까.
오래전 영국 BBC 인터뷰에서 홉스봄이 스탈린 치하 소련에서 수백만명의 시민이 사망했더라도 진정한 공산사회 건설로 이어졌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켰던 것을 알고 계십니까. 마르크스주의란 결국 그런 것입니다. 감추고 각색한다 하더라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칼 포퍼의 반증주의를 실제 현실에 적용할 수 없는 이론이라고 하셨는데요. 포퍼의 이론이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인지 님이야말로 출처를 밝혀주십시오. 천왕성 얘기는 마르크스주의자의 조소에 가까운 코멘트에 불과합니다. 물론 뉴턴의 이론을 상당 부분 수정해야 한다는 걸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알게됐습니다. 굳이 멀리있는 천왕성까지 거론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가까이 있는 수성을 보십시오. 수성의 궤도는 뉴턴의 물리법칙에 기초한 예측치와 1백 년당 43초만큼의 오차가 생긴 걸 과학자들은 알아냈습니다. 망원경 기술의 발전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아인슈타인이 <운동하는 물체의 전기 역할에 대해서>라는 논문을 통해 특수한 상황에서는 거리가 줄어들고 시계가 느려진다는 사실을 주장하고, 이후 세 번에 걸친 실험(검증 과정)을 통해 명징하게 밝혀내면서 200년간 세계를 지배했던 뉴턴의 우주론에 종지부를 찍은 것입니다. 포퍼의 주장은 지식인이라 한다면 과학이든 철학이든 어떤 분야든 자신의 이론을 검증하는 방법에 있어 객관성과 확실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포퍼의 반증주의는 과학(철학)하는 자의 태도와 자세에 대한 정직성과 치밀성을 촉구하는 데 방점이 있습니다. 포퍼의 강변이 어떻게 실제 현실과 거리가 먼 것이라고 규정하시는지. 그리고 천왕성 얘기는 논증의 맥락에 어울리지 않게 왜 끌어다 붙이시는지. 한없이 어색합니다.
1 - 프랑스 혁명
프랑스 혁명에 대해 질문하셨습니다. 프랑스 혁명에 대한 제 입장은 에드먼드 버크가 <프랑스 혁명에 관한 성찰>에서 피력한 견해와 대부분 일치합니다. 프랑스 혁명은 인간의 '자유'와 '평등'과 '박애'의 중요성을 일깨운 혁명의 어머니로 인식되고 있습니다만, 동시에 지나치게 과격한 나머지 너무나 많은 사람이 죽은 피의 혁명이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프랑스 혁명을 절대선으로 보지 않습니다. 버크는 프랑스 혁명을 굶주린 대중과 폭도들이 유산자들의 재산을 빼앗은 일종의 폭동으로 파악하고, 유기적으로 성장한 생태 시스템으로서의 사회가 폭력적 혁명의 개입을 통해 혼돈과 폭정의 상태로 추락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개했습니다. 또한 전통적이고 공동체적인 기존 제도의 과격한 파괴는 무정부 상태를 초래할 뿐이며, 결국 군사적 독재자의 출현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혁명 후 결국 나폴레옹 독재로 이어지지 않았습니까.
220년도 더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프랑스 혁명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합니다. 아시다시피 혁명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마르크스주의적 시선과 감춰진 이면을 짚어낸 수정주의가 대표적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혁명은 저항권의 완벽한 롤모델이라 할 수 없습니다. 프랑스 혁명사에서 아이티 혁명과 흑인 노예제가 오랫동안 의도적으로 은폐되어온 것을 아십니까. 또한 프랑스 혁명 이후 여성들의 영역도 가사, 육아와 같은 영역으로 축소된 것은 어떻구요. 더욱이 혁명 이후 나폴레옹 1세가 등장하자 여성 관련 법률은 약화되거나 폐지됐습니다. 나폴레옹 민법은 가장이 원하면 아내와 자녀를 교정원에 감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성격 차이에 의한 이혼'이 불허되고, 아내가 간음할 때 남편이 살해할 수 있는 권리도 주어졌습니다. 초기에 당당하고 주체적인 대접을 받던 프랑스 여성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반동분자로 전락했습니다. 참정권도 주변국보다 30여년 늦은 1940년대에야 얻을 수 있었구요. 프랑스 혁명이 오히려 여성운동을 억압하는 못된 산파 노릇을 한 셈입니다. 프랑스 혁명의 허와 실은 많은 부분에서 연구가 되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돌베게 출판사의 <혁명의 배반 저항의 기억>을 읽어보십시오.
제가 이 대목에서 프랑스 혁명에 대한 수정주의적 입장을 소환하는 이유는 간명합니다. 님이 마르크스의 '기존 질서에 대한 폭력적 전복'에 대한 제 비판을 '프랑스 혁명'이라는 프레임으로 중지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토론하는 시공간적 배경은 2013년도의 민주공화국입니다. 혹 지금 이 시점에서 프랑스 혁명과 같은 혁명을 꿈꾸십니까. 사민주의가 괜히 생겨난 게 아니지요. 저항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아닙니다. 방법론의 문제, 시대상의 문제, 보편성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저는 '목적이 수단을 거룩하게 만든다'는 버크의 경고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가 보기에 헌법은 더 이상 자연권적으로 정당화된 사회계약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사람들 사이에 맺어진 시대를 초월하는 세대계약이며, 이 계약은 추상적이고 인위적인 헌법 제정으로 파괴되어서는 안 되는 전통의 기초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다음 세대를 걱정하지도 않고 선배 세대를 돌아보지도 않는 이기적이며 근시안적인 사람들이 과격한 변화를 지지하는 세태를 비판했습니다. 버크는 기계적 이성과 폭도의 광기 대신에 인간의 자연스런 본성, 사회의 자연스런 운영질서에 바탕해 지속과 변화 또는 보존과 개선을 조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맞는 말 아닌가요.
2 - 마르크스의 역사의 일반법칙
앞서 언급드렸습니다.
3 - 마르크스주의와 스탈린주의
마르크스주의와 스탈린주의의 상관성은 이미 지난번의 댓글 토론을 통해 상세하게 드러냈습니다. 둘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비슷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마르크스-레닌-스탈린'으로 이어지는 사상적 정치적 인과관계라는 강렬한 동인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는 마르크스주의와 스탈린주의가 동의어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또한 스탈린의 수용소를 마르크스가 설계했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레닌은 마르크스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이론을 제정 러시아 시절부터 러시아 경제의 전통이었던 국가주도체제에 맞추어 실제적인 정책으로 옮겼습니다. 스탈린은 그걸 극단적이고 보수적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물론 스탈린의 포악하고 기회주의적인 본성이 마르크스주의를 넘어서는 극단적 변종의 형태로 돌연변이를 발생시키긴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마르크스와의 단절 혹은 무상관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자주 회자되는 비유가 있지 않습니까. 마르크스가 사회주의라는 콩을 심었으면, 레닌이 러시아 전통적 국가주의라는 호미로 그걸 수확해 국가주의적 공산주의인 레닌주의라는 메주를 쑤었고, 그걸 가지고 스탈린이 관료제적 보수성이라는 뚝베기에 담아 좌파적 전체주의인 스탈린주의라는 된장국을 끓였다고 보면 되는 것입니다. 부정하시겠습니까.
4 - 좌파
좌파에 대한 개념까지 정의해야 하는군요.
좌파란 "사회적으로 급진적인 개혁을 추구하고, 평등주의를 중시하는 정치적 입장 또는 그러한 사회체제를 주장하는 정파나 세력"을 뜻합니다. 그 안에는 여러 계파가 존재하는데 크게 사회주의계, 녹색정치계, 아나키즘계로 구분됩니다. 그리고 가장 큰 계파인 사회주의계는 공산주의, 사민주의, 기독교 사회주의, 종교 사회주의 등이 포함됩니다. 특히 공산주의는 마르크스의 과학적 사회주의, 즉 헤겔 학파의 전통성을 이은 좌파들이 후에 통칭하여 사용된 공동생산이론입니다. 이 공산주의계는 기본적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따르며 그 안에서도 모택동주의, 스탈린주의, 트로츠키주의, 유럽공산주의로 분열되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좌파에 대한 정의가 님의 입장과 동일합니까. 상기 서술은 위키백과사전에 나와 있는 좌파의 정의를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이미 '좌파'와 '우파'는 개념정리가 끝난 용어입니다. 사전들마다 의미는 엇비슷합니다. 님은 혹시 좌파를 다르게 이해하고 계십니까.
제가 거꾸로 묻습니다. 스탈린주의를 극좌가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범좌파 계열이 아닙니까. 만약 아니라고 하신다면─님 댓글의 뉘앙스상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이념 공부를 다시 하십시오. 어떤 책들을 읽고 이념을 정리하신지 모르겠으나 스탈린주의를 범좌파 계열로 보지 않는 분은 처음 뵙습니다. 스탈린이 극좌가 아니면 히틀러도 극우가 아니게 됩니다. 저는 우파입니다만 나치즘과 파시즘을 '극우'로 정의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물론 나치스의 본래 명칭인 '국가사회주의'라는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내밀한 사회주의적 요소가 나치에 접목된 점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고유명사로서 이미 개념 정립이 확증된 용어로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는 극좌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탈린을 '극좌'가 아니라고 우기신다면 저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fact를 부정하시면 곤란합니다. 보고 싶은 것을 보지 마시고 있는 것을 그대로 보십시오. 그리고 진중히 앉아서 사전을 찾아보십시오.
0 - 에필로그
마르크스주의는 20세기 최대의 담론입니다. 마르크스는 인류 역사의 전체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측면을 통일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부분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마르크스주의는 단순히 계급투쟁에 관한 이론만은 아닐 것입니다. 마르크스는 소유 관계에 따라 각 계급들을 구별하고, 계급들 사이의 갈등을 핵심적인 사항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러나 그 투쟁은 계급들의 '의지' 때문이 아니라, 구조로부터 자라나온 필연적인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는 이 한 가지에 집중하는 성격을 지닐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것이 마르크스주의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마르크스주의는 매혹적입니다. 그러나 위험한 매혹입니다. 저도 한때 마르크스에 경도됐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고백하자면, 마르크스가 <포이어바흐에 관한 11가지 태제>에서 역설한 명문장을 책상 위에 붙여놓고 묵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철학자들은 지금까지 여러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해왔을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현실의 문제에 부딪히면 부딪힐수록, 인문학의 바다에 깊고 풍성하게 빠지면 빠질수록 마르크스는 멀어져 갔습니다. 명확한 민주공화국과 분명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아직까지도 150년 전의 마르크스주의에 빠져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한없이 씁쓸해집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여쭙습니다. 님은 좌파라고 하셨죠. 그리고 마르크스주의자라고 하셨죠. 그렇다면 공산주의자십니까.
제 블로그지만 간간히 들어오다 보니 댓글을 이제 봤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제 질문에 대한 답은 안보이네요.
예를들어 하나만 묻겠습니다.
"마르크스 유물사관은 경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제들로부터 출발하여 인류역사가 이제까지 걸어왔고 앞으로도 걸어갈 필연적인 과정을 밝힌 것", "역사의 발전법칙이란 생상관계가 계급투쟁을 매개로 자기변화하는 것을 말한 것으로, 5단계 발전론 역시 각국의 역사가 상이한 조건 아래 각기 다른 시기에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될지언정 결국 필연적으로 밟게 되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게 마르크스의 어떤 저서 어떤 구절에 나오는지요? 저는 마르크스의 어떤 저작에서도 이러한 구절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걸 제시하셔야 논쟁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뭔가 대화를 하고 싶다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십시오. 그냥 님의 머리속에 '마르크스주의는 뭐다'라고 규정해놓고 그걸 근거로 사용하지는 마십시오.
질문1에 대한 말씀드리겠습니다.
'혁명의 배반 저항의 기억'은 저도 흥미롭게 읽었던 책입니다.
다윗님은 혁명의 불완전성을 들춰낸 게 '수정주의'라고 언급하시는 듯 한데, '수정주의'는 프랑스 혁명의 이전과 이후에 단절점이 없다고 바라보는 시각을 통칭합니다. 단절점이 없다고 바라보기 때문에 혁명 이후에도 많은 문제가 존재했음을 부각시키는 서술 경향이 있지만, 마르크스주의적 서술과 가장 큰 차별점은 어쨋든 역사에 단절점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마르크스주의가 혁명의 순수성을 강조한다고 말씀하셨지만, 마르크스주의자라면 프랑스혁명이 부르주아 혁명에 불과했고, 계급대립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프랑스 혁명 이후에 많은 문제가 남았다고 말씀하고 싶은 거라면 저도 이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다윗님이 '수정주의' 입장에서 말씀하고자 하신다면, 1789년 혁명 시작부터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고 체제를 그다지 변화시키지 못했다고 말씀하셔야 맞습니다. 수정주의 역사관의 대표격인 퓌레가 이렇게 서술하죠. 그렇다면 '2013년도 민주공화국'이라는 말은 사족이 되겠죠. 폭력적 전복은 1789년에도 무의미한 것이었으니, 2013년에 이르러서야 두말할 것도 없겠죠. 다윗님이 어떤 시각에서 논지를 전개하는 것인지 불명확해서 좀 보충을 해드렸습니다. 이에 대한 제 반론은, 프랑스 대혁명, 419, 518, 610 등을 겪은 사회는 그 이전의 사회와 같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80년대 화염병을 들었던 사람들이 무의미한 일을 했던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실거라 믿습니다.
2. 저도 위에 언급드렸습니다. 출전을 제시해 주십시오. 최소한 저작명이라도 명기해주십시오.
3. 다윗님의 논리 전개는 심각한 오류에 빠져있습니다. 다윗님은 '스탈린의 포악하고 기회주의적 본성'이 극단적 변종을 발생시켰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그건 스탈린의 문제이지 마르크스의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다윗님 스스로도 그렇게 말씀하셔놓고 왜 스탈린을 마르크스와 연결시키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마르크스와 단절 혹은 무상관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하셨는데,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달라는 게 제 주문이었습니다. 비유가 아니라 근거 말입니다. 토론은 근거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4. 전 스탈린주의를 극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평등주의를 중시하는 정치적 입장'이 좌파인데 스탈린주의는 이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세력으로서 좌우익과 이념으로서 좌우익을 구분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게 좋겠는데, 전 이념으로서 좌파에 대해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다윗님이야 말로 진중이 앉아서 사전을 정독해보십시오. 다윗님이 스스로 인용한 내용-평등주의를 중시하는 정치적 입장-을 다시 읽어 보는 게 좋겠습니다.
덧 - 포퍼에 대해서는 제가 이야기 한 반증에 대해서 재반증을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포퍼의 반증주의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계신건지 궁금한데, 반증된 가설은 폐기되고 다른 가설로 대체된다는 것이 반증주의의 기본입니다. 반증주의에 따르면, 뉴튼의 이론에 반증이 제기되면 기존 뉴튼의 이론은 기각되는 것이 맞습니다. 이에 따르면, 천왕성 궤도가 뉴튼의 예측과 다르다면 뉴튼의 중력 이론이 기각됐어야죠.하지만 실제 과학사는 반증주의에 따라 발전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윗님이 더 잘 아시리라 봅니다. 천왕성 예시는 반증주의가 적용불가능한 이론이라는 예시 중 하나입니다. 이 예시는 제가 든 게 아니라 '쿤'의 책에 나오는 대표적인 이야기입니다. 위키백과에도 실려 있으니 반증주의를 검색해서 읽어보세요. 다른 예시들이 궁금하다면 여타 과학철학자들의 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라카토스, 쿤 등을 추천드립니다. 포퍼의 반증주의는 현대 과학철학에서 기각당한지 오래입니다.
에필로그에 대해 말씀드리면, 평생 일하던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잘려 절벽으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있는 한, 내가 누리고 있는 물질적 부에 제3세계 노동자들의 피가 묻어 있는 한, 저는 공산주의자입니다.
명확한 민주공화국의 시대에, 어떤 기업 총수는 대법원이 불법파견이니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내린 판결을 몇 년째 이행하지 않고 있고, 그 판결을 법대로 이행하라고 요구하면 오히려 요구하는 사람을 감옥에 갖다 가두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는 게, 저는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 현실 어디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야할까요?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너 공산주의자냐,
이 한마디 준비해놓고 주절주절 말장난 길게도 늘어놨군요.
국가사회주의에 사회주의란 글자가 들어가 있으니 사회주의면, 자유민주주의가 민주주의겠군요 ㅎ 아니면 민주정의당에 민주와 정의가 내밀하게 접목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던가?
모가지에 쇠줄 채워진 사람은 말놀음에 매혹 따위 당하지 않아요. 그냥 너 같은 놈 깨부수는 주의자다- 라고 해주고 싶네요. 아이티와 알제리 노예화한게 무산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