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지만,

턱없이 비싼 기기값 때문에 애플 제품에는 접근할 기회가 없었는데,

(핸드폰 자주 바꾸지 말자는 다짐 때문에도)

망설이다 망설이다 얼마전, 철지난 아이폰4s로 핸드폰을 바꿨다.

 

이리저리 만져보니 아이폰이 확실히 빠릿빠릿하고, 최적화가 잘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전에 사용하던 다른 스마트폰에서도 느끼는 거지만,

기기의 사양보다 얼마나 최적화가 잘되어 있느냐에 따라 체감성능이 확 달라진다.

이런 부분에서는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세세하게 조작하려고 보니 당황스러운 점이 한 둘이 아니다.

당장, 아이폰 상에서는 연락처를 그룹으로 분류하는 기능이 없다.

구글 연락처를 동기화시켜도 그룹은 어디로 버려버린다.

이럴수가.

찾아보니, 아이클라우드에서 그룹을 나누는 게 가능하긴 한데

아이클라우드 주소록이 또 다른 데 연동되는 것도 아니고

이거 정말 소모적이다.

그룹이 없다보니, 그룹문자도 없다. 단체sms가 필요한 나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룹을 지원하는 연락처 어플들이 있는데, 놀라운 건 이걸 돈주고 사야한다는 거다.

아니, 왜??

2g폰 시대에도 다 갖췄던 기능들이 왜 아이폰에는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는거지??

아예 안되는 기능이면 모르겠는데 어플을 통해서 가능하다면, iOS에서 기본으로 지원할 수 있는거잖아.

 

연락처를 검색할 때도, 성과 이름을 붙여서 검색하면 검색이 안된다. -_- 초성 검색도 안된다.

이런 불편함을 개선하려는 어플들이 앱스토어에 있었다. 성과 이름을 합쳐주는 어플, 초성을 다른 필드에 저장해주는 어플.

이런 어플로 해결이 되는 문제이긴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문제를 기본 시스템에서 지원하지 않는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이런 불편함을 제기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닐텐데, 그래서 이런 어플이 나왔을텐데, 업데이트가 안되는 OS도 아니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도 되고 있는데, 왜 반영되지 않는걸까? 초성검색 같은 건 한국어 문제라고 해도, iOS가 다국어 OS를 지향한다면 포함해야 되는 문제 아닐까?

 

음악, 동영상을 아이튠즈를 이용해서 넣는 것도 영 불편하다.

특히나 왜 한 컴퓨터에서만 동기화를 해야하는 건가?

아이폰은 말 그대로 Pesonal Computer에 충실하구나 싶다.

가장 개인화된 컴퓨터는 상시적으로 들고 이동가능한 노트북일게다.

그런 1인 1pc 환경이 아닌 사람들은?

당장 난 직장 컴퓨터에 아이튠즈를 깔아야할지, 집 컴퓨터에 깔아야할지 모르겠다. 

직장에다 깔아놓자니 그게 내 컴퓨터도 아니고 컴퓨터가 내 의사와 상관없이 교체될 수도 있고

이리저리 걸리는 게 많다.

하지만 보내는 시간은 직장에서가 훨씬 많고, 집에서는 컴퓨터할 시간이 거의 없다.

 

아이튠즈를 이용해 파일을 전송하는 게, 뭐, 보안에 충실한 조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찾아보니 wifi로 파일을 옮길 수 있는 어플들이 많이 있다. 상황이 이런데, 굳이 음악, 동영상, 문서자료 등을 usb로 연결해 직접 이동시키는 걸 막는 게 의미가 있을까?

 

컴퓨터 포맷하는 거 생각하니까 이것도 골치 아프다.

아이폰 백업 받은 걸, 다시 따로 백업해야 할거고..

실수로 아이폰 그냥 연결하면 아이폰 맹탕될거고..

 

어플의 확장성(어플로 구사할 수 있는 정도?)도 안드로이드가 훨씬 높다.

이건 애플의 정책과도 관련 있는 것 같다.

앱스토어는 승인을 받아야 어플을 등록할 수 있고, 구글play는 그렇지 않으니까.

아이폰이 이런저런 보안문제에 강점을 지닐 수 있을진 몰라도

기본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부분이 많으니까 답답함을 많이 느끼게 되다.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루팅을 해서 사용하곤 했지만,

루팅을 하지 않는다고 크게 불편을 겪진 않았다.

그런데 아이폰 며칠 사용해보니 탈옥폰이 왜 필요한지 절절히 공감된다. ㅠ

 

어차피 핸드폰 바꿨으니 최소한 1년 이상은 써야할건데,

결론을 정리하면,

업무용으로 사용할거고, 제약받는 게 싫으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