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섬진강에 다녀왔다.
임실 강진면 부근에서 순창쪽으로, 섬진강 길 자전거 타고 달렸다.
불과 몇 년전에 왔을 때만해도 비포장도로였는데,
지금은 다니기 편하게 정리해놓았다.
나에겐, 주말 걷거나 자전거 타며 바람쐬고 싶은 사람들에겐 좋은 일이나
강변 마을 사람들과 강에게는 좋은 일일지 잘 모르겠다.
 

오늘은 완연한 봄이다.

햇살이 너무 따사해, 바깥에 잠시 누으니 마음이 포근하다.

 

어디로 넘어간다는 게, 그리 멀어보이던 게,

바로 코 앞이라는 걸 매일매일 확인하고 있다.

요즘 부쩍들어 이런 글도 자주 남기고, 그만큼 생각도 자주하고 있다.

내 믿음은 얼마나 갸냘프고 가벼운 것이었나.

왠지 이번엔 정말 그렇게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게 희망사항인건지, 그저 가정해보는 건지 이미 모호하다.)

그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마다할 것 같지 않다.

나에게 그런 선택지가 주어질 일은 그닥 없겠으나,

아무튼 이런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니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스친다.

 

내가 하고 싶은 건, 혹은 원하는 무엇일까?

다른 이들에게 인정 받는 것? 내 손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

누군가 나를 믿는다는 게 얼마나 무거운 굴레인지 요즘에야 실감한다.

동시에 내가 겪은 세상이 티끌만한 것이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한편 신경이 예민해져 있어, 평소라면 그냥 넘길일도 넘기지 못한 채,

꼬박꼬박 마음의 소리를 내뱉곤 했다.

 

정신을 남긴다는 것, 그 무거운 이야기를 나는 얼마나 가볍게 던졌나.

놓을 수 있는 것과 놓지 못하는 것을 잘 추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