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 찬바람이 인다.

공기 속에 섞여 있는 가을바람이 구분되어 느껴지는 게 신기하다.

어느새 또 1년이 지나가는 건가.

 

다시 오지 않을 시간들을 후회없이 보내고 싶다는 욕심과

그래봐야, 티끌의 티끌 같은 존재라는 허망함이

항상 교차한다.

 

정작 그 허망함 속에서도

호르몬의 노예를 벗어나지는 못하니

이 얼마나 이율배반인가.

 

올해 에어컨을 구매할까 말까 많이 망설였는데,

구매하지 않고 한 해를 넘기게 됐다.

기특. 기특.

 

세월호 관련 싸움의 초점이 새민련에 맞춰지는 거,

별로 유효하지도 않고, 오히려 새민련에 빠져나갈 구멍을 안겨주는 것 같다.

새누리당을 놓아두고 새민련을 점거농성하는 건,

새민련이 '유가족 편' 혹은 '유가족에 가까운 편'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정치 전반에 대한 압박이 되어야하는데,

지금 싸움 방식은 새민련에게 유가족을 '대리'하라고 압박하는 꼴이다.

주타켓이 현정권-새누리당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야당-새민련이 타겟이 되면서

정작 정권-새누리당은 부담 가질 게 없어졌고

새민련은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라'는 '격려', '비판적 지지'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농성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소위 사회주의자들의 입장은

그야말로 희극이다.

동시다발적으로 김무성, 이완구 사무실을 비롯해

여야할 것 없이 야합 대상자들을 모두 압박하는 방식이었어야 하는데

드러난 현실은, 새민련 압박 마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지리멸렬이다.

이것도 현재 운동역량의 주소일터이다. 여기에서 출발하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