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진 않다.
언젠가부터 흔들림이 적어졌다.
호흡이 길어졌다.
쓸쓸하면, 쓸쓸한대로, 그렇게-
내가 붙잡는다고 떠나지 않을 수 있다면,
무릎이라도 꿇으며 붙잡겠지만,
결국 우리는 애초 타인일 뿐.
모두 내 탓이다.
원망하지 않는다.
아쉬움은 많다.
내가 좀 더 튼튼해지면,
고맙다는 인사를 하겠다.
나를 버린 것이겠느냐마는, 어쨋든, 버려주어 고맙다고.
흔들어주어 고맙다고.
아직은 내가 심약하다.
고마움보다 아쉬움이 더 클 뿐, 지금도 고마운 것은 있다.
난 튼튼해지고 있다. 뿌리가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게 정말 튼튼해진 건지, 오히려
굳어진 것 뿐이지 않은지,
물기 없이 메말라,
혹은 다 늘어난 고무줄 처럼, 어느 날,
툭 끊어지지 않을지,
불안하다.
... 어쩌면 자기 삶의 전부였을 것을 내려놓는다는 게,
그 사람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많이 아프겠지..
왜 우리는 항상, 누군가에게 죄책감을 가져야 하고, 서로 아파야할까-
원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