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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삼 년 전, 처음 제주에 올 때 책을 열권 정도 챙겼는데 그중 절반이 국제주의코뮤니스트전망(ICP)에서 발간한 책들이었습니다. 그만큼 「코뮤니스트」는 생각이 날 때마다 틈틈이 읽고 싶은 책들이지요. 읽다가 다소 어렵게 느껴져서 책장을 수월하게 넘기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읽어나가며 종종 해방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계급평등을 위한 여성해방, 장애해방과 관련한 내용에는 깊이 공감하는 바입니다. 계급이 있는 곳에 차별이 있고 차별이 있는 곳에 폭력이 있으니 그 구조를 공고하게 만든 자본주의는 코뮤니즘으로 끝장내야 할 것입니다.
또, 책을 통해 알게 된 국내 정세 및 국제 정세에 대한 정보는 앎의 차원을 넘어서 때때로 오랜 시간 동안 사유하게 하고 자본주의에 맞서는 삶에 대해 투지와 통찰력을 키워주기도 합니다. 비록 일상에서 쉽게 나눌 수 없는 내용이기에 주위 분들에게 책을 직접 권하지는 못하지만, 대화 중 은연중에 책 속에서 읽었던 부분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코뮤니스트」를 읽을 때면 외롭지 않은 기분이 듭니다. 자본주의의 폐해를 줄기차게 짚어주며 혁명과 희망을 나누는 분들의 숨결이 글자 위로 느껴지기에 책을 읽는 동안은 마치 함께 있는 것만 같습니다.
문득 책장에 있는 책들을 보니 2018년에 ICP 동지들을 처음 만났나 봅니다. 살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고 또 알게 되면서 ‘진작 만났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드는 분들이 있는데 ICP 동지들이 바로 그런 분들입니다. 덕분에 이렇게 좋은 책을 알게 해주고 또 멀리서도 읽을 수 있도록 챙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코뮤니스트」 창간 10주년 축하 드리며 앞으로도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분노하고 애도하며 연대하는 분들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 제주에서 5년 차 독자 올림
「코뮤니스트」 10주년 그리고 투쟁
2014년도 염호석 열사 투쟁을 거치며 힘겹게 내려왔을 때였습니다. 노동법 세미나로 연대하시던 부산반빈곤센터 고 윤웅태 대표님과 당시 사무국장인 최고운 동지를 만나며 함께 운동의 길을 모색할 때였습니다. 11월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총파업 투쟁 이후 밤에 만났던 ICP 동지들을 뵈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어리둥절하게 「코뮤니스트」 책자를 받았고, 그날 모인 모 동지는 “여기까지 오면 참 많이 온 거다.” 잘 생각하라고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선 조금 뒤로 많이 가는 행보인데 괜찮냐는 의미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운동을 함께 하며 너무 힘이 차올라 하루하루가 생기 있는 삶을 살게 되었다고 깨닫는 요즘입니다.
힘들 때마다 ICP 동지들을 자주 만났었네요. 윤 대표님 돌아가시고 그해에 박근혜 몰아내는 투쟁을 할 때도 함께 만났고,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파괴 문건 6천 건이 터져서 난리일 때도 당시 대의원 활동을 하던 제게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준 ICP 동지들 기억납니다. 그때 노조의 이야기를 「코뮤니스트」에 실어준 이형로 동지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의원으로 활동하며, 전국 9개 지회장이 운영위 성원이 되어 회의록을 집필한 뒤 당연직 대의원으로 돌아와 고작 40명 넘는 대의원 회의를 좌지우지하는 체제에 반기를 들고, ‘대의원 당연직 폐지’ 안건을 주장하며 1대 다수와 싸우며 대의원 회의장을 박차고 들어갈 때도 역시 ICP 선배 동지들의 좋은 조언들이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코뮤니스트」 10주년 속에 저의 투쟁과 반빈곤센터의 투쟁과, 돌아가신 열사의 염원과 먼저 가신 윤웅태 동지, 만나 뵈진 못했지만, 남궁원 동지의 뜻까지. 모두의 힘이 살아서 숨 쉬고 있습니다.
10주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늘 함께 오랫동안 건강한 투쟁 하면 좋겠습니다.
- 부산에서 독자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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