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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서 돌아와 본 뉴스를 보면서 나는 괜히 눈물이 났다

오늘 참세상에서 본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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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를 내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70대 할머니가 목을 매 숨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개헌을 부르짖던 11일 일이다.
 

 

11일 오후 4시경 서울 금천구 독산동의 한 주택에서 명 모 씨(78)가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함께 사는 막내아들 정 모 씨(41)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명 씨가 수개월 째 월세와 공과금이 밀리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못 이겨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들 정 씨는 근근이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막노동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으나, 최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수개월 째 월세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명 씨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대상자가 부양의무자로부터 실질적인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의 일부를 대상자의 소득으로 간주해 빈민들을 수급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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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실천단이라고, 명동에서 선전전이랍시고 같이 하지만, 늘 그런 집회를 다녀온 다음에 이런 뉴스들을 볼 때는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속이 부글 부글 끓는다.
 
금요일 기륭전자 500일 문화제를 가서 초라한 대오 속에서 "너희들 이렇게 안 돌아다니게 하려고 우리가 싸우는 거야" 라고 말씀하시던 이름모를 우리의 어머니뻘 되는 기륭전자 노동자분의 말씀이 가슴에 울려서 마음이 아프고, 또 아픈 것이다.
 
일용직 노동자의 인생은, 그 어머니의 인생은, 왜 바닥이어야 하는가. 명동 거리에서 애인 팔짱 끼며 희희낙락 돌아다니고 제 부모 잘 만나서 과외 받아 대학가고 등록금 따위 자기 부모가 내주는 거니까 나랑 상관없다고 떠드는 대학생들 따위보다는 그들이 더 잘 살아야 할 당위가 있지 않을까. 
 
제가 아무리 공부를 했건 사시에 붙었건 뭐건 간에 이 사회에서 사회적 성원으로서 사는 사람이라면, 그 속칭 '성공한 놈' 이 '성공하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 들 보다 사회적 의무를 다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그들이 하는 일 자체가 그들이 존경받아야 할 이유도, 더 잘 살아야 할 이유도 될 수 없다. 인간으로서 어떻게 사는 가가 존경받아야 할 가치인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성원으로서 의무를 다한다면 최소한의 인간의 품위를 지키면서 살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나마, 최소한.
 
사람이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 이런 세상이어서는 안 된다. 이미 오래된 이야기지만, 언제나  비슷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아프고 쓰린 일이다. 이런 일들을 보면서 마음 아파하는 일은 제발 영화 속에서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운동을 즐겁게 하자, 즐겁게 하자, 라고들 이야기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언제나 마음 한 구석이 무겁기 그지 없어서. 가끔씩 추운 현장의 사람들을 만날 때, 이런 뉴스를 이런 동영상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고 아파서. 그래서, 가끔은. 가끔은 견디기 힘들어 질 때가 있다. 나의 실천으로 규정되는 그러나 나의 관념속에 존재하는 나의 존재와 현실 사이의 모순 때문일 것이다. 집회에서 연대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환원되지 않는 나 자신의 모순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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