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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기다리며??

당장 내일이 시험인데 시험공부 따위는 단 하나도 하지 않고 컴퓨터 앞에만 줄창 앉고 책이나 이것저것 뒤적거리다가 집에 갈까 여기서 그냥 잘까를 고민하고 있다. 1,2월의 내 삶이란 타율이던 자율이던 간에 그렇게 성실하지만은 않았고 그 여파는 지금도 이어진다. 그래도 이번 주는 전반적으로 좀 열심히 산 것 같았는데 그렇지도 않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좌파 학생운동을 고민하고 있는 나와 어학원을 다니는 예비 졸업생으로서의 내가 중첩되면서 스스로 살아감에 있어서 생각보다 여러 가지 버거움들이 도출되고 있는데, 이러한 버거움들을 버거움으로 끝내고 있다는 것이 나의 오류이다. 무엇을 하던 즐거워야 하는데 나 스스로 창조적인 즐거움들을 점점 상대화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의 삶을 소모적인 즐거움들을 채워가는 것이 아닐까.

 

요즘 나의 고민은 내가 말을 잘 하지 못한다는 것. 혓바닥이 적정선에서 돌아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어떻게 나의 이야기를 전달할 지, 그리고 어떤 다양한 이야기가 있을 수 있을지를 판단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상대적으로 내가 따뜻하고 좋은 사람으로 느끼게 해주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하나의 무능력이다. 삶의 이야기 속에서 운동의 이야기가 도출될 수 있고 나의 삶을 이야기해 주는 것도 상대방의 삶을 듣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일 텐데 그러한 것이 원활하지 못하기에 내 스스로 그들과 나의 삶의 접합점을 만들지 못한 채 집회 현장에 함께 했던 안 했던 간에 사실 관계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파편적인 것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학생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스스로에 대한 작은 실망들과 더불어서 학생운동을 넘어서서 가야 할 여러 가지 길들에 대한 작은 두려움 역시도 스스로를 잠식하는 것이다. 문제는 삶이고, 나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 내가 하고 싶어하며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과연 지금 이 공간에서 학생운동이라는 하나의 과제를 부여잡고 있는 것이 중요한 일일까? 그러고 보면 비케이는 대단한 놈이 아닐 수 없다. 녀석은 그렇게 게으르기 그지 없지만 내가 없었던 3년 간 건대 학생운동을 지켜왔던 것이다. 녀석도 나와 같은 그런 작은 실망을 수도 없이 겪지 않았을까.

 

자료집도 만들 것도 수없이 많은데 도대체가 영 뭔가를 할 수가 없다. 내가 뭔가 잡고 가는 것들이 늘어날 수록 요즘엔 부담만 늘어나고 있다. 부담스럽기 그지없는 일들이다.

 

이거 원 빨리 설날 돼서 본가에라도 갔다 와야지 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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