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노무현이 이명박이고 이명박이 노무현이다!

1. 노무현이 그립습니다?

 

노빠들이 설치는 건지 아니면 대중들이 정말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웃기지도 않는 상황이 대중 이데올로기로서 그대로 발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 아고라만 봐도 벌써 이런 내용의 글이 검색 수위를 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노무현 당신이 그립습니다?

 

사람들은 노무현 시대가 끝나고 이명박이 되면서 독재 시대가 다시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사람들의 생각에 정권의 유지를 위해 시민을 구타하는 사태는 전두환 이후 최초인 것이다. 그러고 나서 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 더 웃긴다. 그럼 예전에 평택 군사기지 문제나 이랜드 노동자들 문제라던가 아니면 노무현 때 협상을 대강 완료한 한미FTA 투쟁 그 때 시민들을 개 패듯이 패고 끌어내거나, 연행했던 건 도대체 뭐냐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한다.

 

"아, 걔네는 운동권이잖아?"

 

그렇다! 이 사람들의 뇌 속에 운동권은 시민이 아니다. 그러니까 노무현은 시민이 아닌 운동권을 패고 연행한 것이니까 독재가 아니고 이명박은 시민을 패고 연행하니까 독재다? 물론 이는 사실관계에도 어긋나는 짓이다. 노무현이 팼던 것이 진짜 운동권만 있겠는가?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이것이 대중들의 대가리에 든 생각이다.

 

 

2. 노무현과 이명박, 그들의 차이는 오직 기만과 억압의 차이일 뿐

 

그리고 쟁점이 광우병 쇠고기로 휘발되지 않고 이명박 퇴진으로 이어진 상황에서 노무현의 "귀환" 을 연상하는 듯한 글들이 마구 올라오고 대중적 이데올로기 속에 작용하는 것은 노무현 정권 시절 범해왔던 속칭 "개혁정권" 이 범했던 신자유주의적 죄과를 완전히 가려버리는 것이다. 정치의 스킬 처럼, 정책의 이름만 달랑 바꾸고 천천히 진행하고 이슈 파이팅 잘 하면 된다는 식으로, 사람들은 또 다시 속는 것이다.

 

이명박이 진행하려 했던 공기업 민영화, 물론 노무현은 하지 않았다. 왜 하지 않았냐고? 이미 김대중이 한 번 시도하려 하였으나 그 당시 강경했던 공공 3사 파업(철도, 가스, 발전노조의 민영화 반대 파업)과 더불어서 소요 사태가 끊임없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이 문제는 굉장히 뜨거운 감자가 되었지만, 노무현은 민영화를 한다기 보다는 공사 시스템을 강화함으로써 단지 "민영화" 를 하여서 사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기업" 으로서 자본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교통비는 이전에 비교해서 2배 가까이 올랐고, 공기업 노동자들은 하청으로 밀려나고 구조조정(해고)을 당했다.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에 다름 아니었으며 조삼모사 식의 정치였지만 바로 여기에 대중들이 속았다.

 

더군다나 한미 FTA나 평택 군사기지화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자. 노무현이 쇠고기 협상 때 2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국민의 건강을 챙긴 대통령으로 갑자기 거듭나고 있는 이 웃기지도 않은 꼴은 반드시 타개되어야 한다. 문제는 쇠고기 그 자체에도 있지만 한미FTA 그 자체도 문제가 있다. 2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한다고 해서 광우병 잠재 가능성이 없다고 말할 수 없는 것도 물론이지만 한미 FTA를 통해서 축산농가를 위시한 산업들이 미국 농기업 시스템에 실로 완전하게 잠식되었을 때가 더 위험한 것이다. 지금도 이미 미국식 농업 쫓아가기 바쁜 상황에서 육골분 사료를 위시해서 미국에서 생산된 사료를 안 먹인다고 장담하기는 힘든데, 한미 FTA는 이러한 상황을 가속화 시킬 것이다. 그 때가 되면 한우라고 해서 결코 안전하지 않다.

 

더군다나 한미 FTA는 크게는 금융시장의 개방과 서비스 시장의 개방을 요구하는데, 이는 정확하게 한국에서 비정규직의 확대와 명확하게 연결된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문제다. 즉 쇠고기만이 아니라 한미 FTA 그 자체가 문제이고 이를 추진한 것은 다름 아닌 노무현이다.

 

또한 평택 사태를 보자. 이 당시 노무현은 자주국방을 운운하면서 주한미군의 철수를 말하는 듯한 언사를 내뱉었지만 이는 실상 완전한 거짓말이다. 용산 미군기지니 어디니 하는 육군부대 철수를 주장하는 듯한 액션을 취하면서 벌였던 이 일은 노무현이 미국에 주장한 게 아니라 오히려 그것 자체가 미국의 뜻이었다. 쉽게 말해서 미국이 먼저 그렇게 해달라고 한 거고 노무현은 시키는 대로 하면서 국민들에게 자주국방이 어쩌고 사기친 것이다.

 

이를 증거하듯이 노무현은 평택에 미군기지를 확장하기 위해서 거기 살던 농민들을 경찰 폭력을 동원해서 내쫓았고, 평택의 미군기지는 이제 육군 부대가 아니라 공군과 해군을 중심으로 한 공격부대의 성격을 가지게 되도록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것은 미국에 대한 종속을 강화하는 것이고 동시에 노무현의 자주국방이 완전한 거짓말임을 의미하는 것이며, 공격 군사기지 지역이 가장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국민의 전쟁으로부터의 안전을 그대로 미국에 팔아먹은 짓거리에 다름 아니다.

 

더군다나 비정규 악법의 경우 비정규직이라는 직군을 온존화 시켜버리고 시민의 일터를 차별과 착취의 공간으로 만들어 버린 대표적인 악법이다. 기간제 법은 기업이 노동자들을 2년에 한 번 씩 해고로 돌려막게 만들었고 파견법의 경우 파견 직종을 100개 가까이 늘려버렸다. 이게 얼마나 끔찍한 것이냐고? 대학생들의 청년실업이 더 심각해진다는 뜻이다. 이태백과 사오정이 더 심해진다는 뜻이다. 5% 미만의 엘리트들 말고는 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하라는 뜻이다.

 

이것이 노무현이 한 짓이다. 한나라당 혼자서, 이명박이 한 짓이 아니라 바로 노무현이 저질러놓은 짓거리들인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과의 차이는, 노무현은 거짓말을 잘 했고 이명박은 자기네가 대중의 지지를 받는 줄 알고 거짓말 안하고 밀어붙인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이명박이 좀 더 머리가 나빠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지만 실제 이들이 하려고 했던 짓은 별반 차이가 없다.

 

 

3.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 그러나 대중운동 속에서 이를 파헤쳐야 한다!

 

위에서 말한 이야기는 속칭 어느 정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라고 할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사회운동이 이데올로기 싸움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절실해진다. 바로 지금과 같은 노빠들의 행태나 야 3당의 촛불시위 참여 등의 짓거리 등이 바로 그들의 새로운 복권을 가져올 수 있는 위기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 때문이다. 지금 같은 어처구니없는 이데올로기 상황 속에서 노무현을 위시한 "개혁주의자" 들의 정치적 복권을 철저하게 막아내야 한다.

 

그리고 개혁주의자들의 정치적 복권을 막아내는 것 만이 아니라 이명박이 표상이 되었던 신자유주의의 흐름들에 대해서 단호하게 역행하는 정치적 흐름을 조직해야 한다. 단지 집회에 참가한다고 해서 다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무현이 과거에 저질러놨던 짓거리들에 더불어서 이명박이 하는 짓거리는 실은 모두 같은 것이다! 노무현이 이명박이고 이명박이 곧 노무현이다! 이명박의 정책기조 전반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표출되기 시작하는 지금, 바로 지금부터 강고한 이데올로기 공세를! 대중운동 속에서, 인터넷 속에서, 현재의 이데올로기 지형을 급진화 시켜내고 신자유주의적 흐름들 하나 하나를 파헤쳐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노빠들로 상징되는 개혁주의자들, 지금 비롯 촛불시위 속에 함께 섞여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 그들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이 아니라, 그들이 할 수 없는 근본적인 대책을 선전 선동함으로써 이니셔티브를 가져와야 한다. 물사유화 절대 반대! 한미 FTA 폐기! 비정규직 철폐! 교육시장화 폐기! 이 상황에서 일부라도 전진하지 못한다면 단 한치도 이룰 수 없는 요구들을 조직하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