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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운동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외치는 순간, 그것이 현재에 대한 치열한 반성과 실천이 동반되지 않는 이상 그것으로써 이미 스스로에 대한 합리화가 시작된다.
혁명이라는 것이 만일 아직 우리에게 오지 않았더라도, 혁명이라는 것을 전제하지 않는 좌파는 좌파가 아니다. 그리고 혁명이라는 것을 전제할 때 좌파의 운동이라는 것은 자신이 살아가는 현장에서 끊임없이 자본과 대적하고 싸우고 부딪히는 것이다.
혁명이라는 것의 고난을 온 몸으로 받아 안는 활동가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그들이 싸우고 있는 곳에서 내가 만일 그 현장에서 그 동지들과 함께 찬바람 속에서 맞서 싸우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감히 그들을 욕되게 하는 언어도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아주 약간이라도, 스스로 좌파로 살았던 기억이 존재하고 있는 한, 내가 해야 할 일은 좌파로 살기 위하여 나 스스로를 조직해야 하는 것이다.
자본가와 빼앗기며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노예의 근성을 제 온 몸으로 실천하는 이들이 세상에는 차고 넘친다. 적어도 내 입에 풀칠하기 참 더러워서 어쩔 수 없이 따라가더라도, 그 노예근성을 온 몸으로 실천하는 것을 올바르다고 감히 역설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세상이 영원할 것 같다고 믿어서도 안 된다. 과연 영원할 것 같나.
그렇게 믿는 그들에게 가감없이 던져줄 말이 있다.
지랄하지 마라! 혁명의 그 날에 찌질하게 징징대면서 또다른 노예가 될 생각일랑 때려쳐라! 적어도 사람은 못되고 혁명가는 못되더라도, 노예는 되지 마라!
파업집회 하지 말고 진탕 술 먹자
-파견법 국회통과를 기념한 축배를 들어라
/오 도 엽
파업을 하면 경제가 어렵다
이제 파업을 하지말자
집회를 하면 교통이 마비된다
이제 집회를 하지말자
비정규직 살리는 법 통과됐으니
이제 모두 비정규직이 되자
모두 비정규직 되는 걸 기념해
술이나 진탕 먹자
단 한사람도 빠지지 말고
온 나라 가득 비정규직 축배가 넘치도록
술병이 날 때까지
다음날 꼼짝 할 수 없도록
파업을 조직할 시간에
술을 먹고 한겨울 거리를 헤매다 감기가 걸리고
집회에서 촛불 바람막이가 된 종이컵에
술 넘치도록 따라 위장병에 걸리도록
반드시 다음날 일터에 가지 못할 지경에 빠지도록
파업을 하면 경제가 어렵다
이제 파업을 하지말자
집회를 하면 교통이 마비된다
이제 집회를 하지말자
진탕 술 퍼먹고
모두 집에서 앓아눕자
지하철 노동자 술병이 나 지하철이 멈추고
병원 노동자도 술병이 나 술병 난 사람 치료도 못하고
버스 택시 노동자도 술병이 나 거리가 한산하게
경제 어렵게 만드는 파업하지 말고
교통 마비시키는 집회하지 말고
비정규직 축배 들다 탈이나
공장에 갈수 없어 공장이 서고
은행에 갈수 없어 은행이 멈추고
도시가스 공급 멈춰 추위에 떨고
발전이 멈춰 암흑에 빠지고
거리엔 쓰레기가 넘치고
교사가 아프니 아이들은 거리를 떠돌고
공무원이 아프니 관공서가 꼼짝 못하게
기쁜 비정규직 세상 진탕 술을 먹자
무늬만 총파업 하지 말고
지치게 하는 집회랑 집어치고
모두가 미치도록 든 축배 진탕 퍼먹고
하루만
단 하루만
한 사람도 빠짐없이
술병이 나
병이 나
꼼짝없이 앓아누워
세상을 멈추고
단 하루만이라도
노동자 앓아누우니
세상도 앓아눕는다는 걸
끔찍이 경제를 챙기는 자본에게
끔찍이 국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에게
보여주자
보여주자
단 하루만
앓아누운 노동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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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 본 적도, 이야기 해 본 적도 없는 그러나 정말로 훌륭하다고 느껴지는 동아리 선배. 하지만, 부끄러워서 만나 볼 엄두도 못 나게 되면, 어떡하지??
며칠 전 북한 핵이 터지고 나서 계속해서 일간지 1면은 북핵 문제가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 북핵을 득이라고 말할 만한 지점은 내가 생각할 때 단 한 가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민족주의 운동을 하고 있는 동지들의 생각에는 어떤 지 모르겠지만 좌파진영에는 결코 유익하지 않다. 북핵의 문제는 적어도 세 가지의 직격탄을 좌파 운동에 때려버리고 말았다.
하나는 원칙적으로 핵을 반대해야 하는 것이 올바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입장이 모호해진 좌파 운동의 대중적 입장에 대한 난감함이다. 북핵의 문제가 미국의 외교적 압박에 의해서 펼쳐진 정치적 문제의 연장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다. 이것도 저것도 비판하려니 전선이 흐려지는 게 당연하다. 대자보건 성명서건 무엇을 내놓던 북한의 핵이 동아시아 핵과 전쟁 정세에 해악을 끼치는 동시에 미국의 핵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반대가 원칙임이 당연하다.
하지만 제대로 읽어보지 않는다면 이러한 성명서는 북한의 옹호론자로 오인받을 가능성이 농후하여 대중들의 분노를 사기 쉽다.(부산대학교 도서관에서 다함께의 대자보를 보는 학생들의 말이 이렇다) 분명히 원칙을 말했지만 설명이 너무 많이 필요한 현실이 문제이다. 그리고 그러한 성명들을 제대로 읽었다 치자. 차라리 북한이 핵을 쏘았기 때문에 핵 보유를 통한 힘의 논리에서 북한이 열세를 벗어났다고 말하는 우파적인 동지들이 입장이 더 명확하고 실제로 대중들도 차라리 그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의외로 깔려 있다. 좌파 진영의 물리적 파괴력이나 실력이 저하되어 버린 지금 "원칙의 제기" 가 "양비론" 으로 둔갑되어버릴 가능성과 더불어서 또다시 나이브한 세력으로 밖에는 읽히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점이 참으로 빌어먹을 현실의 단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생각 외로 운동진영 사이에서 이 일에 대해서 통일된 시각이 나오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다. 반전 반핵의 원칙이 이 북핵 정세 앞에서 운동진영이 통일적으로 제기되지 않아 보이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차라리 잘됐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오히려 전쟁위협을 경감시켰다고 말하는 민노당의 활동가 모 씨의 발언은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의 핵우산이나 핵전쟁 위협에 대해서 반대하는 반전반핵의 동아시아에서의 투쟁의 일단 목표는 남한도 북한도 일본도 중국도 핵을 보유할 가능성이 농후해짐에 따라서 가중되는 위협적 정세의 저지이다. 어느 쪽이 되었건 핵을 한 국가라도 더 보유하고 실험까지 감으로 인해서 그만큼 동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의 핵무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게 되어버린 것이다.
세 번째 직격탄은 북핵으로 인해서 한미 동맹의 강화를 외치는 목소리와 대북 정책의 강경화를 외치는 세력에게 기를 살려주었다는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현재적 투쟁 과제의 쟁취 여부 조차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좌파 운동 만이 아니라 전체 운동진영의 고민이 가속될 부분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다.
한미 동맹의 강화를 외치는 목소리의 대표격인 한나라당이 지금 국회에서 기고만장하게 날뛰고 있는 데다가 - 북핵 비상 대책을 위해 국회 소집이 되었는데 한나라당 때문에 몇 시간이나 연기되어버린 꼴이라니 이 지배계급들은 어찌 이리 노골적이고 또한 저능한가. - 이것이 전체 운동 진영에서 강고하게 투쟁해야 하는 한미FTA 문제에 있어서도 영향을 줄 것이 다분하고 더군다나 남한의 군사화 추진을 가속화 시킬 가능성이 자명함에 따라서 정세는 점점 더 엄혹해진다는 것이 문제이다.
생각 나는 대로 적었는데 여하튼 단 한 가지도 좌파 진영에게 그리고 최종적으로 남한 인민에게 유리한 일이라곤 없는 이 북핵 정세라는 것이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참으로 골치 아픈 일이다.
:::추신:::
제대로 생각을 해 보기 전에 북핵 때문에 얼마 전에 제대했는데 또 군대로 끌려가야 하나, 라는 어이없는 본능적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이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군대를 제대한 보통 남성들은 아마도 평소에 이 비슷한 문제가 터지면 그런 두려움을 늘 느끼고 살지 않았겠냐, 라는 생각이 들자 생각만 해도 오싹해 지고 말았다.
뉴스 전체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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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한미FTA는 지금 이 순간 벌어지고 있는 초유의 화제고 협상은 3차 정도까지 진행을 시켰다. 여기저기서 반대론이 넘쳐나지만 군대에서 매일 보던 중앙일보는 노무현 정부가 집권 후 유일하게 최초로 합리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반대론자들을 침소봉대의 정신병자들로 몰아붙였다. 조선이나 동아는 안 봐서 모르겠지만 대충 비슷했을 것 같고 한국의 정치인들이나 외교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경제학적인 마인드나 능력은 애시당초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걸 대부분의 사람들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정보가 차단된 현실 속에서 한 칠레 FTA 정도의 과거 사안들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단순한 생각 이외에는 해 내지 못했다.
제대를 해서 자료를 접하고 결국 책을 사서 읽었다. 우석훈 이라는 경제학자가 쓴 녹색평론의 책이었다.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신자유주의를 가장 싫어하는 녹색평론의 책에 당연히 신뢰감을 가지고 산 이 책을 지금 아주 즐겁게 읽고 있다. 여하튼 확실한 것은 이 한미 FTA는 이제까지의 어떤 국제협약과는 차원이 틀리다. 이 정도 사안이면 정말이지 목숨걸고 반대할 사안이라는 것을 굉장히 뒤늦게 인식하게 된다. 자칭으로 좌파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나는 군대를 빌미삼아서 정말로 둔한 정세인식과 더불어서 생각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던 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학생운동 생각을 한다. 과거 나의 학생운동은 대중 상대의 운동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읽으라고 내놓은 대자보에 성명서를 써서 내놓는 건 올바른 방식도 예의도 아니었다. 그리고 논리구조는 있으되 근거도 빈약했고 내놓은 근거는 대중의 시각이라고 말하기도 힘들었다. 사실대로 말해서 옛날 "철도 파업 완전히 정당하다!" 에서 그들의 정당함을 말하는 논거는 면밀하지 않았다. 공공부문 민영화로 인한 교통 요금 및 각종 서비스의 약화에 대한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선전은 집약적으로 될 수 있었지만 역시나 대다수의 학생 및 시민 분들에게 신뢰성을 가지게 할 만큼의 논거를 갖다대지는 못했다는 말이다. 거기다가 플러스 해서 나와서 함께 싸우자거나 동의를 구하기 위해서 학생들에게 호소를 하고 부탁을 해야 하는데 저런 식의 대자보를 적어낸 것은 자살행위가 아닐 수 없었다. 적어도 이 책은 그러한 우를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언어를 가지고 우리의 말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언어가 굳이 번역이 필요하고, 번역을 해야만 소통 가능하다면 번역하지 못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친구를 만날 때 상대방의 방식에 맞춰주지 않고서 내 말을 들으라고 말할 수 없다. 논리와 근거가 명확하고 예의를 갖추어서 소통을 시작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다시금 해 볼 만 하다. 안타깝게도 지금 세상에 마치 볼셰비키를 연상케 하는 성명서식 대자보는 사람들의 실소를 자아내기 딱 좋은 일이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이 당연한 원칙이 운동판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사람은 일단 없고 시간은 아마도 있겠지만 완벽하게 효율적으로 사용하기도 힘들고 무엇보다도 매번 글을 단위 내에서 생산해내야 하는 어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성명서 형식은 베껴쓰기도 편하고 예의를 갖출 필요도 설득을 열심히 할 필요도 없는 가장 편한 선전 문구 방식이다.
그런 방식 때문 만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여하튼 내가 돌아갈 건대의 학생운동 상황은 계속해서 나빠져 온 건 사실이다. 내가 없는 동안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결코 내가 있던 시절보다 낫지는 않은 듯 하고 내가 있던 시절에도 과거보다는 분명히 안 좋은 상태인 것은 확실했다. 완전히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매일 가는 부산대학교의 학생운동가들은 무언가를 하고 있긴 한데 열심히 한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선전물이 한달이 되도록 바뀌지 않고 찢어지고 부서지고 있음에도 그들의 모습은 웬만해서는 보이지 않는다. 총학생회라는 게 하나의 사안에 집중하기 어려운 단위 역량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마도 그들은 사람 없는 가운데에서 학생회 운영만으로도 힘겹게 버텨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선전물을 지속 생산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바로 그래서 현 시점에서 들어오는 사람도 없고 선배도 점점 없어져 가는 학생운동이라는 게 어렵다. 학생회 운영을 하고 있는 이상 학생운동에 성실하기는 사실대로 말하자면 힘든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건대, 그러한 구조적인 문제 이외에도 확실히, 지금의 학생운동가들은 전반적으로 게으른 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학생운동은 매우 심각하게 성실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 빌어먹을 자본의 세상에 대적할 운동은 못한다. 적들을 상대하다가 적들을 닮아간다고 하지만 여하튼 신자유주의 시대의 지배계급들은 정치적으로는 무능하지만 물리적으로는 굉장히 유능하기 짝없는 인간들이고 그들의 질서에 편입해서 살고 있는 대다수 - 어쩌면 우리 자신들 마저도 - 도 끊임없이 유능해질 것을 강요받고 부지런할 것을 강요받고 있는 만큼 저들의 무장은 강력하고 그것을 깨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적할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하며 그런 와중에서 학생운동가들은 신자유주의 질서에 더 노골적으로 던져진 것이나 매한가지이다.
실력을 기르잡시고 앉아서 공부만 하자는 게 아니다. 당면한 투쟁을 외면하지 않고 집회에 나가고 최대한 들이받고 싸우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선전을 자기 스스로 생산해야 하고, 자기 스스로 활동을 만들고, 자기 개인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공부해야 한다. 이론도 필요하고, 기능도 필요하다. 운동권이 공부 안 한다는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 운동권도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라는 논리가 아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할 수 있는 만큼은 수업도 잘 들어줄 필요가 있다. 자기 개인에게도 필요한 일일 수 있지만 수업을 잘 듣고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만나야 운동가들이 불성실한 인간이고 자기 앞가림도 못 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돌아가서 해야 할 운동은 무엇보다도 불성실하고 무기력한 분위기를 일신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한미 FTA가 문제시 된 건 어제 오늘이 아니지만 학교에 선전 대자보 하나 없었던 기억이 여전하다. 그 때는 말년 병장 기분에 아무 생각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이 더 문제다.
가장 두려운 것은, 한미FTA의 폭주를 저지해야 할 활동가들, 그 중에서도 활동에 대한 전망과 지식과 경험이 일천한 이들이 자기 본의 아니게 활동가를 빙자한 백수생활로써 폭주를 시작하는 것이다. 솔직히 그러기 쉬운 일 아닌가. 부끄러운 일이지만 나 역시도 그랬던 적이 없지 않다. 집회만 나가고 있지 하는 게 없었고 하는 게 없으니 힘들었다. 그래서 아직 제대한 지 얼마 안 된 나로서는 절대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생활이 그런 생활이다.
지금 남아 있는 학생운동가들 사이에서 많은 사람들은 운동에 대한 전망을 찾지 못한 채 실의에 빠진 사람도 많고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무기력해진 사람도 많으며 아직도 성명서 대자보와 전투 플랑만을 날리며 예의를 갖추지 못하는 일들이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는 상상이지만 과거 실의에 빠졌던 내 모습이나 간간이 보여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 전혀 망상만은 아닌 듯 하다. 바로 그래서 이제까지 있었을 무기력, 무능력, 무전망의 3무 운동의 폭주를 멈추라고 말해야 하며, 멈추도록 해야 한다. 한미FTA만 폭주를 멈출 일이 아니다.
아무 것도 안 하면서 무슨 말이 그렇게 많냐고 따져대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돌아간다. 그리고 아무 것도 안 하면서 무슨 말이 많냐고 물어대는 사람이 있다면 그 때 해보고 나서 사죄를 하던지 아니면 도로 따져대던지 다시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뻔한 비판이라 할 지라도, 스스로와 누군지 모를 타인에게 이런 경고를 보내야 한다.
정말로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한다. 운동가를 자임하면서 제대로 살려면 더욱 더. 적어도 도서관에 틀어박혀 있는 학생들보다는 부지런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게으른 운동의 폭주는 멈춰야만 한다. 이왕이면 책 제목처럼 한미FTA도. 그리고 덧붙여서 더 바라자면 빌어먹을 신자유주의 천국이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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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답은 이것이다.
죽지 않기 위해 무장을 금지하는 국가의 제한을 넘어서야 했던 광주에서도, 농사를 짓기 위해 ‘군사보호시설법’에 따라 설치된 철조망을 넘어서야 했던 평택에서도, ‘공권력’이라는 국가의 조직된 무장력이 이들의 앞을 막아섰다. 여기에 조금이라도 저항하면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집단이라는 낙인이 찍히며, 공권력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대중들을 유린한다.
이처럼 기존의 법질서가 정상적인 중재 기능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의를 체계적으로 집행할 때, 즉 말의 강한 의미에서 ‘압제’로 타락할 때, 주권자로서 대중들은 기존 법질서에 대한 저항권을 발동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과정은 불가피하게 일정한 혼란과 무질서를 동반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대중운동의 새로운 조건이 된다.
- 사회화와 노동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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