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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당한 사건들은 지천에 깔려있다. 2007/10/23
  2. 요즘... 2007/10/05
  3. 이곳은 야경이 참 멋지다. 2007/09/23
  4. 아프다. 2007/09/20
  5. 영화감상 2007/08/20
  6. 알콜중독이 대를 잇는 이유 2007/08/14
  7. 이곳 2007/07/24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운전을 안해도 되니 잠시 눈을 감고 쉴 수도 있고

책을 보며 사색에 잠길 수도 있고

이어폰 끼고 음악에 빠질 수도 있고

뜨게질도 할 수 있다.

 

이런 평화로운 자기 감정이 때로는

무지막지한 인간들 때문에 커다란 상처로 돌아오기도 한다.

 

내가 목격한 그 사람들은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과 늙은 남성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두 사람은 지하철 안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 남성은 책을 보고 있었나 보다.

그 책이란 것이 A3사이즈 보다 조금 더 큰 책이었다.

손을 앞으로 내밀고 남성의 특성상 상체가 좀더 넓기 때문에 자꾸만

팔로 그 옆에 앉아 있던 여성을 건드렸나 보다.

그리고 여성이 싫다는 표현으로 자신의 팔로 탁탁 치는 형식을 취했나 보다.

갑자기 남성의 욕설이 이어진다.

"이 년이 내 딸보다도 어린 년이 나이 든 사람을 팔로 쳐?"

그 뒤에 이어진 욕설들.

보고 있는 나조차 주눅이 들 지경이다.

남성은 그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보고 있던 책을 반으로 접어서 여성의 얼굴에

냅다 갈기면서 또 다시 욕설이다.

주변에 있던 어떤 사람도 나서려 하지 않는다.

난 자리에서 일어나 여성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내밀었다. 그 여성의 손을 잡고 전동차 다른 칸으로 이동했다.  

 

그 여성은 다른 칸에 가서도 어안이 벙벙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것 같았다.

여러 심정이 교차하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을 때린 저 사람은 누구일까?

자신이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걸까?

자신은 왜 맞아야 했을까?

 

그런데 잠시 후 그 남성은 이 여성이 이동한 칸으로 와서 또다시 여성 앞에 서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나와 여성의 옆에 앉은 할머니가 그 남성을 말렸다.

남성은 물러서더니

"너 이년. 너 지하철 타고 다니지 마."

끝까지 욕설을 퍼붓고 다른 칸으로 이동한다.

 

내가 잘 했는지 모르겠다. 그 남성을 말린 게 잘한 것인지...

혼을 내줘야 하는 건 아니었는지?

나 역시 두려워 한 건 아니었는지?

황당한 사건들이 여전히 예측하지 못한 순간 생겨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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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3 14:49 2007/10/2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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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from 이런저런 2007/10/05 12:26

태왕사신기는 첫회의 화려한 영상을 계속 끌어가기에는 역부족이었나 보다.

재미는 있긴 한데 멜로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 같다. 아니, 텔레비젼 드라마의 한계라고 해야 할까? 모레시계는 이처럼 많이 느러지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도대체 이렇게 왕위계승을 둘러싸고 7회 이상을 소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격구장 씬도 세번 정도 나왔던 것 같은데.. 격구장 씬에서는 격구를 하는 장면이 그럭저럭 볼 만 하긴 했지만 응원석 장면이 훨씬 볼만 했다. 볼 만 한 것도 자꾸 보니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담덕이 기하를 선택하고 태자 자리를 내어놓겠다고 하는데 수지니의 존재는 언제쯤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런지. 첫회에서 기하와 수지니의 관계에 대해 확실한 복선을 던져놓고 시작을 했으니 수지니와 담덕이 맺어질 가능성이 더 많을 듯 한데 드라마가 계속 이런 멜로로 흐르는 것은 오히려 재미를 떨어뜨린다. 대장금이 그립다.

 

바람의 나라는 태왕사신기와 역사배경을 달리하고 있다. 바람의 나라 완결편은 아직 안 나왔나? 바람의 나라가 텔레비젼 드라마로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

 

편집을 해야하는데 돈은 다 써 버렸고 두달째 속기록만 읽어대고 있다. 어젠 좀 진도가 빨리 나갔다. 오늘 열심히 읽어대면 속기록을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테잎은 하나도 보지 않았고 구성안도 잡질 않았다. 지원받는 작품은 포기하려고 한다.

여력이 없다. 지원금액도 무척 적어서 새롭게 작품을 만들게 되면 일 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지금 만드는 것을 가지고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거저 깝깝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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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5 12:26 2007/10/0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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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 올라가서 바라보고 있으면 서울 시내가 다 내려다 뵈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일부일 뿐이다.

 

 

 

 

좁은 집에서 음식장만하는 것은 너무 힘들다.

하루 종일 집안 정리와 청소만 한 것 같다.

그래도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어머님 말씀이 목숨 붙어 있으면 그냥 저냥 맞춰가며 사는 거란다.

으~씨

내가 아무리 반기를 들고 살아있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해도 어른들에겐

통하지 않는 것이 있다. 조상을 기리며 정성을 다하는 것.

 

저 살려고 아둥바둥 아주 험난하게 곡예를 하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평생 이러고 살아야 하나요?

살면서 부자가 될 수도 가난하게 살 수도 있다지만

그것이 인생이라지만

 

 

제 짧은 소견으로는

가난한 자가 부자가 되는 것은

노력에 의해

아둥바둥 살며 어느날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라오.

 

가진 자는 개망나니 기질을 갖지 않았다면 부를 불리고 불릴 가능성이 더 많아지고

가난한 자는 평생 아둥바둥하며 살 가능성이 더 많다오.

 

일손도 많지 않고 남자들은 협조적이지 않으며 공간도 협소한데

꼭 이렇게 조상에게 정성 바치는 것을 천직인양 받아들이며 살아야 하나요?

 

당신네들이 그렇게 살아서 조상 덕에 목숨 부지하고 산다고

나도 그렇게 살라 강요하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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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3 22:01 2007/09/2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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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from 이런저런 2007/09/20 15:16

며칠동안 내내 아팠다.

기운이 빠지고 기운 내려고 밥을 먹고나면 배가 싸 하니 아프다.

화장실에 여러번 갔다오고 탈진해서 종일 잠 자고 일어나서 텔레비젼만

멍 하니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는 순간 태왕사신기를 보려고 리모콘을 눌러대고

있는 것이다. 중독이다. 고놈의 텔레비젼. 아무래도 그 드라마의 화려함에 중독됐나 보다.

 

자다가 친구가 걸어온 전화에 깼다. 자기가 만든 다큐를 같이 보고 문제점 지적해 달라고.. 나가서 일단 밥을 먹고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 봤다. 그 친구가 갖고 있는 불만이 내게도 똑같은 불만으로 다가왔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시간은 한계가 있고 촬영본은 한정되 있으며 구성은 그럭저럭 넘어 가겠지만 도무지 화면과 말하려는 주제가 따로 놀고 있어서 전달이 약해지고 있다.

 

밥 먹은 뒤라 또다시 배가 아프고 현기증이 나고 구토증상도 있어서 친구한테 도움이 안될 불만만 털어놓고 나왔다. 친구가 너무 성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래서 아침에 메일로 좀더 구체적인 부분을 지적해서 보냈다.

 

나도 지금 현재 들여다 봐야 할 테잎이 200개가 넘는다. 속기록을 보면서 내용이 어려워서 지레 숨이 턱에 차는 것 같다. 이것을 쉽게 남들이 공감하게 편집하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약속한 시간내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돈은 바닥났고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음악감독 섭외도 어려울 것 같다. 차라리 내년으로 넘길걸...

 

그런데 이놈의 몸이 이상하게 이젠 쓴물이 올라오는 것 같다.

어디가 고장일까? 식중독인것 같긴 한데 이번엔 좀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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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0 15:16 2007/09/2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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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

from 이런저런 2007/08/20 01:42

결국 기획안을 쓰지 못하고 자료만 줄창 읽어대다가

영화 두편 감상

 

해바라기와 스승의 은혜.

 

해바라기는

감독 : 강석범
주연 : 김래원 / 허이재 / 김해숙
상영시간 : 117분
돌아왔다! ...미친 개 오태식, 수첩 하나들고 고향을 찾다.

 

김래원의 연기변신이 볼만했고 스토리 라인도 나름대로 탄탄.

예전에 주먹 잘쓰기로 유명한 동네 깡패 오태식이 수첩하나를 들고 출소.

수첩엔 태식의 소망들이 적혀 있다.

술 안먹기. 싸움질 안하기. 목욕탕 가기. 담배 피우기. 선물하기.

과거를 잊고 새사람이 되기로 결심한 태식에겐 과거를 지우지 못하는 치명적인 것이 있었으니 온몸에 멋지게 그려진 용무늬 문신이다. 그 문신을 지우려고 병원에 찾아가나 돌아오는 대답은 완벽하게 지울 수는 없을 거란 말. 그래도 태식은 문신을 지우기 시작한다. 그것이 태식의 인생을 느낄 수 있는 복선. 과거를 지우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지우질 못하고 자신의 어머니(해바라기 식당 양어머니)를 죽인 조폭을 전멸시키고 불 속에서 죽음을 선택한다. 김래원의 순박한 모습과 갑자기 변하는 복수의 화신 속에서 영화를 보고 뭔가 보았다는 뿌듯함이 느껴질 정도.

 

스승의 은혜는

 

감독 : 임대웅
주연 : 오미희 / 서영희 / 이지현
상영시간 : 91분

일곱 명의 제자가 묻다. “왜 그러셨어요?”

 

내가 워낙 공포영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공포분위기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짜증스러웠다. 결론은 스승에게 상처받은 정원이가 복수를 하면서 형사에게 제자들 모두 스승에게 당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부각시켰다는 것. 영화 아이덴터티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비슷. 아이덴터티와 다른 점은 정원이 다중인격도 아니고 상처를 받은 것을 돌려주려 했다는 것. 확실한 원인과 결과를 보여주고 있고 죽은 정원의 엄마가 미라가 된 채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것은 히치콕의 사이코와 그 분위가 너무나 유사하다는 것.

짜증스러운 것은 영화를 보는 내내 엽기적인 살인행각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 역시 공포영화는 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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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0 01:42 2007/08/20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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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잠든 밤.

잠은 안 오고 고민은 많아지고 얘기할 친구는 없고

심심하고 헛헛하고

눈은 말똥말똥

할 일은 태산이지만

무엇부터 손을 대야할지 갈팡질팡.

그냥 머릿속에서만

계속 채바퀴 돌듯 고민들만 맴도는 순간

예전 기억 속에

약간의 즐거움이 있었던 말초신경 자극 놀이를 하게 될 런지도 모르겠다.

그 말초신경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약간의 술과 담배 친구들

수다 분위기 어슴프레한 조명 흘러나오는 재즈풍의 음악

그 속에서 기분전환을 받았던 것을 머릿 속 어느 부분은 기억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좋았었다는 것이지.

그 중에 한밤중 모두 잠든 시간에 가질 수 없는 것은 대화상대 뿐이다.

가질 수 있는 것은 가까이 있는 알콜과 담배 음악 흐릿한 조명 정도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친구는 없어도 그 나머지는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글을 쓴다거나 공부를 한다거나 책을 읽는 따위는 좀 더

힘든 노동이 될 수 있으니 가볍게 한잔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가볍게 한 잔이 기분을 위로해 주고 외로움을 달래주고 굶주린 정신세계를 잠시나마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의 그 습관이 무서워 지는 것은 그렇게 길들여 지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헛헛함과 우울증을 술로 달래는 순간 그것이 반복되어 알콜중독이 되는 순간 그래서 폭력과 파괴와 자멸이 난무해 지는 순간 그 사람의 주변 사람들은 힘들어하며 술병을 증오하게 되고 그 사람의 행동을 증오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학습하게 되는 것이다.

 

다 큰 성인도 알콜중독에 빠진 이의 알콜에 의존하며 헛헛함을 달래는 것을 학습하게 되는데 그것을 지켜봐야 하는 어린 아이는 어떨까?

 

그 아이가 아무리 훌륭하게 자라더라도 인생에서 한번쯤 무너지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아이가 커서 자신의 존재감에 회의를 느낄 정도로 살짝 무너졌을 때 과거 어린 시절에 자신이 학습한 알콜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맛을 들이게 되면 다시 신선한 바람과 맑은 하늘과 앎의 즐거움 속으로 빠져들기 힘들어 지는 것이다.

 

그래서 알콜중독은 폭력이 된다. 중독이 중독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학습되어질 때 그걸 누가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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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4 10:55 2007/08/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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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from 이런저런 2007/07/24 13:34

조용한

너무도 조용한 동네

너무나 조용해서 옆집에서 나즈막히 쏙닥거리는 소리도

선명하게 들린다.

 

싸우지 마라.

울지 마라.

동네 어르신들 하시는 말씀.

그 집에서 하는 소리 다 들린다고.

 

조용한 산동네에는

금전적인 여유는 별로 없지만

자신이 너무나 가난해서 이곳으로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옆집 할머니가 특히나 그런 분이신데

옥상이며 건물 앞이며 자투리 공간만 있으면

호박 고추 토마토 상추 같은 채소를

심는 분이시다. 채소를 심고 가꾸는 일이 할머니의

소일거리이고 날씨가 너무 덥지 않을 때는 동네

할머니들과 건물 앞에 쭈루룩 나란히 앉아서

담소를 나누시기도 한다.

 

이 동네 상황을 너무나 속속들이 알고 계시기 때문에

가끔 텃세 아닌 텃세를 부리기도 하시는데

할머니의 유난히도 쳐진 볼 때문에 심술보로 오해받기도 한다.

 

조용한 곳

가끔 큰 소리로 성을 내는 사람도 있고

놀러가야 하는데 돈을 안 준다며 엄마를 들들 볶아대는

중학생 정도의 아들이 뿔뚱대는 성냄도 들린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노인은 노인대로

그나마 이곳에선 막되먹게 거스르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작은 관심으로 말을 건네고 옥상에 빨래를 널면서 건넛집 사람과

눈인사도 나누고 아직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조금은 위안이 된다.

 

아이를 키우려면 동네의 여러 구성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여긴 시간도둑 회색당에게 아직 시간을 빼앗기지 않은 사람들의

작은 관심이 기대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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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4 13:34 2007/07/2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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