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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소나기...

또 한 바탕 소나기가 퍼붓고 있다.

곧 시원해 질 것이다.

순식간에 어쩌면 이렇게 순식간에

하늘을 바꾸고

땅을 바구고

강의 흐름을 바꾸는지...

짜릿한 쾌감이기도 하고

급작스런 단절처럼 불쾌하기도 한...아니 무섭기도 한...

소나기가 정신없이 퍼붓고 있다.

 

우산도 없이

대처할 틈도 없이

맞이하는 소나기는

문득, 암담하다.

긴 갈망끝에 만나 소나기였다면

아마도 기쁨으로 온 몸을 흠뻑 적실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마음의 준비없이 닥치는 소나기는

당황스러울 뿐이다.

 

좋은 감정도 소나기처럼 오면

그냥 두려움이 되고 당황스러운 고통이 되고 만다.

 

나는 그렇게 되었다.

그렇게 되어 버렸다.

과정없는 결과들앞에서

온 영혼이 뒤틀렸던 기억들이

내 온 몸과 혼에 파편처럼 박혀

얄궂은 장애를 길렀다.

 

뭐든, 천천히 충분히 과정을 알 수 있게

뭐든, 차분히 충분히 준비할 수 있게

그런 깊은 호흡이 좋다.

 

급박한 호흡들과 행동들이 버겁다.

이걸 나이로 해석하기는 석연치 않다.

나이가 많아도 감당할 수 없는 급박한  호흡으로 세상 사는 사람들이 있고

나이가 적어도 내면깊이 호흡을 머금고 사는 사람들이 있더라.

나는 이도 저도 아니고

그냥 속도감이 버겁고 두려운 사람일 뿐이다.

 

그것이 때론, 에너지있는 사람들을 억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 말아도 될 상상의 끝에서...

 

미안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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