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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8

from 일기 2010/04/08 15:35

예쁘다는 말을 듣는 것은 참 좋다.

나한테 하는 말이건 내 작업물에 하는 말이건간에..ㅋㅋㅋㅋ

보통은 작업물에 하는 말이긴 하지;

 

간만에 밤샘작업을 했다. 몇주에 걸쳐 몸을 보한다 하더라도

하룻밤 밤샘이면 말짱 도루묵인 것 같다.

아무튼 덕분에 미뤄뒀던 일도 하나 마무리 지었고...

내가봐도 예쁜 리플렛이 하나 만들어졌다.

내가 만든 찌라시들은 다 예쁘다.. 내가 보기엔..ㅋㅋ

 

오늘은 이만 블로그를 접고....

남은 일과 학업에 열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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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8 15:35 2010/04/08 15:35

2010/04/07

from 일기 2010/04/07 22:53

도서관에 다녀왔다. 어제 읽었던 인권오름의 책 소개 글에 또 꽂혀서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찾아보았는데 그건 없었고 <코끼리를 쏘다> 라는 제목으로 산문집이 있어서 골라 보았다.

<그림으로 이해하는 현대사상>은 반쯤 보다 반납해서 다시 골랐고 (굴뚜청소부는 결국 포기 ;ㅁ; )

신간 코너에서 최승자의 최근 시집을 발견했다.. 쓸쓸해서 외로운인가.. 제목이 뭐더라..

오랜만에 시집을 내서 참 좋으신가보다..; 서문에 아픈 게 나은 느낌이라고 써있었다.

하여간 그리고 신간 코너에서 뒤라스의 책을 보고는 앗싸-를 외쳤는데 연인과의 대화를 글로 옮긴 거라 포기했다... 영 재미없을 것 같아;;; 게다가 번역이잖아!!

<고통>을 보다 만 이후로 뒤라스 소설에 손이 잘 안간다... <연인>과 <태평양..>의 뒤라스가 너무 각인되어있나보다;

<라피끄...>가 있었다. 기대 안했는데.. 신청할려고 생각하고 혹시 몰라 검색해보았더니 떡하니 있더라는 ;

이렇게 네 권의 책을 고르고 -최승자, 코끼리, 현대사상, 라피끄- 대출하려고 보니

어제 하루 연체한 것 때문에 대출이 안된단다.... 씁. 난 오늘부터는 될 줄 알았지..

 

하여간 그래서 <라피끄..>서문과  <코끼리를 쏘다>를 반쯤 보고 나왔다.

<코끼리를 쏘다>는 정말 재밌다.. 전혀 산문집이라는 느낌이 아니다.

 

인권오름의 책 소개 글에서 꽤 인상적이었던 "나는 왜 쓰는가"라는 산문까지 보다 나왔는데..

기사를 볼 때 받았던 느낌과 전문은 좀 달랐다.

 

“나의 출발점은 언제나 당파의식, 곧 불의(不義)에 대한 의식이다. 책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 나는 나 자신에게 ‘자, 지금부터 나는 예술작품을 만들어낸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 책을 쓰는 이유는 내가 폭로하고 싶은 어떤 거짓말이 있기 때문이고 사람들을 주목하게 하고 싶은 어떤 진실이 있기 때문이다.”

책 소개글에는 저 부분이 발췌되어 있는데.. 실제 앞 뒤 내용에는 그런 진실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는 것과, <동물농장>이 그런 내용과 형식 모두 고려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면서) 쓴 첫번째 글이라는 말이 쓰여있다.

그리고 뭔가 멋져보이려고 쓴 작품들도 꽤 있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고 말해준다. 프흐흐.. 귀여우셔...

 

대략 독서를 중단하고 (자료실에서 읽는 건 불편해;;)

아주 오랜만에 친구에게 생일선물을 했다. 편지도 썼다.

내가 이 동네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 중 하나인 '선물'을 왜 그동안 오랜 친구들에게는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돈이나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이라고 자주 미뤘는데 이제는 "지금이 아니면 안돼"

물론 그래도 욕망 대비 금전능력이 딸리는 건 어쩔 수 없다 '_' ;;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갈까 하다가 빵이라도 사먹고 들어가려고 슈퍼에 갔지만 가는 곳마다 빵이 없어서 결국 도서관에서 멀어지고..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버스정류장에 있는 슈퍼에서 빵을 사먹긴 했다. 덕분에 간만에 소화불량..ㅜㅜ

 

집에 돌아와서 꽃을 심었다. ㅍㅎㅂㄹ에서 얻어온 꽃씨들...

'노느니 뭐하나' 하는 생각에 삽과 괭이, 호미를 찾아내서 반평 정도 땅을 팠다.

원래는 대문 혹은 울타리가 있을 자리 쯤이라 흙이 좋지는 않지만 살아날거다 아마.. 내가 물 줄거니깐..ㅋㅋ

밭쪽에는 강낭콩을 심었다. 한 스무개 심었나...

콩 심는 시기는 언젠지 모르겠다.. 어쨌든 뭐가 나던지 하겠지 ;;;

 

일찍들어온 김에 꽃도 심고 좋긴 했지만 그러고는 지금까지 또 노닥거리공..에구구

오늘밤엔 꼭 밀린 일을 해야지..ㅋㅋ 내일은 다시 도서관에 나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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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7 22:53 2010/04/07 22:53

2010/04/05

from 일기 2010/04/05 23:01

이번 주에는 수업이 없다..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가서..

선생님은 고생이 눈앞에 보인다고 하시면서도 은근히 좋아하시는 것 같다.

애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

 

수업이 재밌다. 두시간동안 종알거릴려면 물론 힘들긴한데

깜짝 놀랄만큼 의욕적인 아이들 덕분에 수업시간은 쉬이 흘러간다.

문제는 시간이 늘 오바된다는 것... 널널하게 한다고 늘 마음을 먹는데도 것참..

호흡을 맞춰 함께하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것도,

준비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꽤 길다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특별히 당황스럽거나 어려운 순간이 없다.

 

나는 덕분에 예쁘고 귀여운 선생님이 되어

평소 받지 못했던??ㅋㅋ 애정과 관심을 듬뿍 받고

방실방실 웃다보면 수업이 끝나있다.. 이건 너무 자기 중심적인 생각인가..흐흐....

 

아이들이 갖고 있는 각각 다른 코드들이 꽤 명확한 것 같다.

어쩌면 ㅅㅎ의 코드를 발견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게을러서..;)

각자 하나씩 수수께끼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힌트는 후한 편이라...즐겁지만..ㅎㅎ

 

결과물들을 들여다보다 갑자기 '장애아동'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튀어나왔다.

신기한 건 그 순간 그것이 아이들과는 상관없는 단어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복잡한 배경들이 떠올랐다.

나는 이 아이들을 '덩치는 크지만 아이'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그래서 단지 '아이'일 뿐이지 장애인이 아니다 라는 순서로 사고가 진행된 것일 수 있다)

어쩌면 그저 그냥 편견없이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좀 아닌듯; )

어쩌면 장애아동이라는 단어가 연상하게 하는 어떤 전형적인 이미지와

내가 만나고 있는 개별적인 아이들이 매치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그 말을 쓴 것이 ㅇㅈ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한데..그건 정확히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만약 '나와 같은'이라는 말이 앞에 나왔거나, 아니면 그저 '우리들을' 가르치는 곳입니다-라고 했으면 달랐을 수도 있다.

"OOO은 장애아동을 가르치는 곳입니다"라는 서술은 외부자의 시선같다는 느낌.

게다가 주워들은 이야기로는 ㅇㅈ 스스로 자기가 장애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라고도 했다.

집에서도 그렇게 가르친다고..

 

그러나 실제로 어떤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이들이 '장애' 혹은 '장애인'이라는 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는...

그리고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나도 몰러 ;ㅁ;

 

이럴 때 슬그머니 그런 생각이 드는거다.

난 이걸 왜하나 ...

ㅅㅈㅎ은 거창하게 그럴 게 뭐 있냐고 하지만

나도 딱히 거창하게 고민하고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좋으니까 하는거지만

근데 고민이 되긴 된다...

 

난 교육으로 만난 사람들과 길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나면 이름도 까먹고 얼굴도 잊는다.

문자같은 것이 와도 대부분 쌩까고 사실 얘가 얜지 쟤가 쟨지도 잘 모른다..

그것도 그렇다.. 죄책감까지는 아니어도 약간 마음에 찔리는 구석이 있다.

이래도 되나 싶은...

뭐 안된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나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

 

결국 모든 것은 그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나도 몰러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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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5 23:01 2010/04/05 23:01

2010/04/05

from 일기 2010/04/05 17:18

토요일 오전, ㅇㅈ 언니와의 점심 약속에 가야하는데

엄마는 차로 데리러 들어온다고 해놓고 계속 소식이 없었다.

어쩌다 전화를 받으면 지금 막 출발한다고 하고, 다시 전화해보면 전화도 안받고..

엄마가 도착했을 땐 참지 못하고 소리를 빽 질렀다.

최근들어 그렇게 격하게 화내보기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엄마에게도 말했듯이 그 일은 계기였고 그동안 쌓였던 것이 폭발했던 것 같다.

'내가 이만큼 하는데 어떻게 나를 그렇게 무시할 수 있냐..'는 것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한 것도 없는데 좀 유난스러웠지 싶다.

 

한 가지 고민이 되는 것은 엄마의 상황 대처 방식인데

나도 많이 해봐서 알지만 (물론 엄마보단 덜하다고 생각하지만;;)

몰입한 순간의 일이나 사람,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동시에 발생하는 일들을 적당히 조절하지 못하는 것..

일이 커지기 전에 역할을 분담하거나 자기 상태를 알리지 못하는 것. 등등이

이런 상황을 자주 만들어내고, 주변 사람들을 짜증나고 화나게 만든다.

내가 아는 한 가장 심한 오지라퍼, 우유부단의 결정체, 예스맨, 거기에 귀도 얇고

소심하고 마음 여리지만 고집은 센 마이 마더..

난 그걸 닮을까봐 진심 두렵다 ;;

 

ㅇㅈ언니랑 점심먹고 ㅅㅌ로 가니 ㅂㄱㅅ씨가 와있어서 잠깐 얼굴보고 다들 찢어져서

나는 할아버지 병원으로 갔다. OOO선생님이랑 ㅁㄴㄷ에서 오셨다는 젋은 여자분이랑 계셔서

인사나누고 있는데 넝에게 문자가 왔다. 전주에 왔다고..

급 전주행을 결정하고 놀러 나간다는 ㅅㅈㅎ과 ㅂㄱㅅ의 차를 얻어타고 전주로 나갔다.

화창한 휴일에 둘이서 놀러가면 재밌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간만에 보는 넝과 ㅈㅎ는 말이 필요없을만큼 반가웠고 ㄷㅎ언니도 다른 식구들도 참 반가웠다.

첫번째 영상은 늦게 가서 못보고 두번째, 용산 영상만 보았다.

간만에 스크린을 통해 보는 용산은 많이 반갑고, 조금은 낯설고, 꽤 오래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어렵지만 말문을 연 ㄷㅎ언니에 감탄했고, 누군가가 좀 더 정리해서 이야기해주길 바라는 나의 욕구도 느꼈다. 동시에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다 같이 ㅍㅎㅂㄹ으로 갔다. 넝의 표현처럼 친정집 같은 느낌..

젖과 꿀이 흐르는 강가에 온 것 처럼?? ㅋㅋㅋ 편안하게 먹고 마시고 이야기 나눴다.

ㅇㅈ언니를 따라서 서울에 가서 두리반에 갈까 갈등을 많이 했었는데

갔더라면 사진찍는 ㅌㄹ를 볼 수 있었겠지만, ㅍㅎㅂㄹ에 가서 그림그리는 ㅌㄹ님을 만날 수 있었다.

만들고 있는 영상에 관한 사람들의 진지한 토론을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아침엔 한가롭게 빵에 잼을 발라먹고 처음으로 핸드드립을 해보았으나 엄청 실패했다;;

그래도 맛있다고 해주는 마음 좋은 사람들..ㅋㅋ

원래는 일찍 올라갈 예정이었던 넝과 ㅈㅎ는 맛있는 짬뽕을 사주겠다는 ㄷㅎ언니의 제안에

출발시간을 미루고 같이 밭일을 좀 도왔다. 오랜만에 하는 삽질은 역시 즐거워..

넝의 노래도, ㅈㅎ의 다부진 일솜씨를 보는 것도 즐거웠다.

흙더미를 옮기고 한 평 반쯤 되는 밭을 만든 다음 꽃을 심었다. 백일홍, 쑥부쟁이, 벌개미취, 구성초인가 하는 노란 꽃...

밭을 갈아 꽃을 심은 건 처음인 것 같다. 심은 지 몇시간이나 됐다고 어서 싹이 올라오기를 바라는...ㅎㅎㅎ

 

군산 시내로 나가 조개가 3분의 2정도를 차지하는 짬뽕을 맛있게 먹고 군산항을 둘러보다 넝과 ㅈㅎ는 인천으로 올라갔다.

나는 핸드폰을 두고 온데다가 ㅁㅅㅂㄴ에게 약속한 안마 1회가 남아서 ㅍㅎㅂㄹ으로 돌아왔다.

ㅁㅅㅂㄴ의 새로 만든 공방에서 커피를 마시며 한가롭게 앉아있는데

느낌이 왔다. 쉽게 잊혀지지 않을 풍경이 하나 더 만들어지는 느낌...

 

ㅁㅅㅂㄴ에게 약속한 안마 1회를 해드리고 살살 어지럽혔던 부엌을 쓸어놓고 낮잠을 잤다..

그 바람에 시내버스를 두 번인가 놓치고 결국 저녁까지 맛있게 먹고는 ㄸㄱ님 차를 타고 군산으로 나왔다.

출발할 때 ㄷㅎ언니와 ㅁㅅㅂㄴ이 챙겨준 부활절 계란과 생선, 심지어 여비까지.. 받아들고는 어쩔 줄 몰라하다가 감사하다고 인사를 꾸벅하고 나왔다.

문밖으로 나가는 차 앞에서 담배를 피우시다 차가 돌아서는 마지막 순간에 한 손을 반짝 들어 인사하시는 ㅁㅅㅂㄴ...좀 멋있어서 그 장면도 기억에 새기기로 했다.

 

군산 터미널로 나가던 중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행로를 바꿔 익산 병원으로 갔다.  

도착해보니 이미 엄마는 출발해서 자리에 없고 할아버지 혼자 꾸벅 꾸벅 졸고 계셨다.

졸고 계실 땐 몰랐는데 눈 뜨시고 보니 상태가 많이 안좋으셨다. 잘 못듣고, 말하는 것도 힘들어하신다.

이마에 계속 내천자를 그리고 힘들어하시길래 어쩌나 하고 있다가 더워하시는 것 같아서 부채질을 해드렸다.

밥먹은지가 열흘도 더 됐다고, 물을 마시고 싶다고 하시는데 어쩔 도리가 없어 안된다고만 말씀드렸는데

입안을 물로 헹구는건 괜찮다고 하셔서 계속 가글만 시켜드렸다.

가글하면서 조금씩 물을 삼키시는데 안된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차마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나 조금 겁도 났다.

 

할아버지는 밤새 불편한 잠을 자다깨다 하셨고 나도 자다가 깨다가 했다.

오늘을 넘겨야 하는데...라던가.. 또 어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꿈을 꾸는 것 같기도 하고, 깊은 생각에 잠긴 것 같기도 했다.

가만히 누워계시지를 못하고 앉았다 누웠다를 반복하시거나...잠도 앉아서 자기를 원하셨다.

그건 수인이었을 때의 버릇인 건지, 불안한 마음에 그러는건지,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고 있겠다는 의지인건지.... 잘 모르겠어서 적당히 번갈아가며 자세를 바꿔드렸다.

 

아침엔 ㅁㅁㅁ선생님이 오셔서 누구냐고, 손녀냐고 물으시길래 우물쭈물 하는데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손녀라고 하셨다. 이번에 만났을 때 거의 유일하게 웃으신 거다.

할아버지의 약한 모습은 거의 처음 본 것 같다. 기운이 없으셔도 늘 평정을 잃지는 않으셨는데

초조해하거나 화를 내거나 괴로워 하는 모습을 보는 건 또 다른 일이었다.

어쩌면 나를 조금 더 편하게 대하시는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엄마를 계속 찾으신다;;

 

내가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얼마나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모르겠다.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라는 한발 물러섬도 분명히 있긴 하다..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에서 누군가의 생명의 촛불을 이어붙여 누군가의 삶을 연장하는 내용을 봤던 게 기억난다. 여러 사람의 촛불들을 이어서 할아버지의 생명을 조금 더 이어나갈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싶은 사람들이 병원에 오고 자신의 힘과 시간을 나누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병원은 힘든 곳이다. 난 내가 의사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고 안하고 싶을 것 같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 마저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이 늙고 병들고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도 두렵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되는 것도 두렵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떠나오는 것들을 피할 수 없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막막해졌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많은 할아버지들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니 할머니는 없다 ;

그 때는 직장도 있을테고 이렇게 하지는 못하겠지. 사람들은 그렇게 자기 생활에 제약당하기도 하고 숨기도 하고 그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많은 것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런 생각도 길게는 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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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5 17:18 2010/04/05 17:18

2010/04/03

from 일기 2010/04/03 11:48

청혈향기님의 [2010/04/02] 에 관련된 글.

 

갈걸갈걸갈걸갈걸갈걸.....;ㅁ;

 

전주에서 막차가 끊어질 시간까지 갈까 말까 고민을 계속하다가

파티 시간이 다가올수록 갈걸 그랬어 하고 후회 막심..

아 내가 이럴 줄 알았어...청주에 안갔으면 밀린 일이라도 제대로 하던가

일을 안할거면 몸 상태라도 원상복귀 시켜놓던가

했어야지 -_- ;

 

결국 6시 반 쯤 걸려온 전화를 받고 심지어 콜택시까지 타고 나가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만났다. 줴길.. 택시비 준다고 해놓고 택시비도 안주고...

술도 마셨다. 아직도 반 오기로 술마시는 못된 버릇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 나에게 술을 권할 탐탁치 않은 사람들에게 나는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을까.

딱히 자신은 없지만 어쨌든 이런 자리는 한동안 없을거다.

'여기까지'라고 몇번 다짐했으니까..

 

결론은 후회막심. 역시 그 순간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후회가 없는 것 같다.

지금쯤 청주에서 노닥노닥 오늘은 뭘할까 궁리하고 있을 수 있었는데....-_-

 

(말은 그렇게 해도 오늘도 엉뚱한 곳에 나가는 나는 어쩔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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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3 11:48 2010/04/0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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