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넷의 고민: 함께 해주세요~

  • 분류
    잡기장
  • 등록일
    2010/02/18 12:06
  • 수정일
    2010/02/18 12:06
  • 글쓴이
    진보넷
  • 응답 RSS

요즘 진보넷에서 하고 있는 고민들이예요. 고민만 많아서 소화가 잘 안되지요. 그래서 함께하면 소화를 좀 해볼 수 있을까 해서 여기에 올려봅니다. 혹시 '지나가다'가 드문드문 드는 생각도 있으면, 덧글/트랙백/링크/리트윗 등 부담없이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


고민1: 문제적 공간을 만들기


지금까지는 말 그대로 '독립' 네트워크 모델이었다. 불온한 것들은 여기서 출발하고 여기로 모여라! 근데 어떤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어떤 기술이란게 있을까? 네트에서의 문제적 공간은 따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네트 안에서 암적인 존재로 스며들어감으로써만 가능하다면 지금까지의 모델은 모두 취소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음이든 트위터이든 정치적으로 잘 활용하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다. 실제로 '주어진 커뮤니티'로서 독립네트워크는 '구성되는 커뮤니티'로서의 바깥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가고 있으며, 공간으로서의 위상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네트에 대해서 고민하는 운동사회 전체 또 활동가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또 운동이 어떻게 네트에 접속되어야지 효과를 발위할 수 있는 것일까? 진보넷을 진지로 활용하고 거쳐감으로써? 아니라면 포털이나 트위터에 직접 개입하고 소통함으로써? 어떤 것이 더 좋은 운동이고, 운동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작년 용산의 1년, 진보넷이 더 적극적으로 결합했었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었고 하고 싶어했을까? 어떻게 인터넷에 개입하려고 했었을까? 진보넷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통해서? 아니면 무관하게?

반대로 운동을 고민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인터넷에) 개입할 수 있도록 진보넷이 문턱을 낮추고(어떻게?), 개입 가능한 형태를 제공해줄 수도 있을 듯. 근데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제공되는 형태라는 것은 금방 식상해지고 관성화되고 재미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이런 식의 제공모델은 지속불가능한 것일까? 개입방법이 많이 열려있을 수록 창발성이 꽃 필 수 있겠지만, 개입하기 어려워지는 것일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렇게 이렇게 하시면 사람들이 응원도 해주고 서명도 해주고 후원모금도 해줘요. 트위터까지 연결되어 있다구요"라고 제공하는 형태에는 인터넷이 익숙치않는 사람도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겠지만 금방 재미없어질 것이고, 반대로 별 다른 형태없이 블로그(혹은 또 무언가 범용적인)만 제공한다면 거기서 서명도 받고 후원도 받고 할 수 있을 수도 있고 나아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그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테지만, 정작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될지 모르고 아무 것도 못하게 될 수도. 어떤 식의 모델이 좋을까? 앞의 것? 아니면 뒤의 것? 아니면 둘 다? 혹은 중간의 어디쯤?

한편으로 네트에 바로 섞인다는 것은, 이런 색깔의 소비-놀이를 모아서 이런 색깔의 메타적 가치생산이 어려워진다는 얘기일 수도. 왜냐하면 (예를 들어) 트위터에서 진행되는 소비-놀이는 말 그대로 전체이고(올블로그는 all이고) 색깔로 필터링되지 않기 때문에, 이 색깔의 농도를 더 짙게 해주지는 않는다. 진보넷이 하고 싶은 것/해야하는 것은 이 부분? 색깔의 농도를 짙게하기! 그럼 이것은 어떻게 가능하고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근데 다시, 어떤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어떤 기술이란게 있을까? 진보네트워크가 열린 공간이면서 어떤 정치색을 지향할 때 그것은 어떻게 가능해지는가? 어떻게 하면 그런 정치색들이 꼬여서 이 곳을 구성하도록 할 수 있는가? 그런 기술이 있는가? 기술이 아니라면 그런 정치가 필요한가?

정치적인(혹인 비기술적) 측면에서,

  • 진보넷이 그 동안 쌓아온 명성/분위기/콘텐츠/사람들
  • 진보넷jinbo.net이라는 이름
  • 정치적으로 조직화하기


기술적인 측면에서,

  • 우리가 가지고 있는(늘 생산해내는) 콘텐츠에 적합한 툴을 제공하기 (성명서 폼, 성명서 자동작성 프로그램, 뉴스레터, 발제문 폼 등등)


또 뭐가 있을까?

고민2: 커뮤니티(사람 사이의 관계)

두가지 방식의 커뮤니티가 있다. 첫번째는, 주인에 의해 선포되고 손님들이 초대되는 방식. 가칭 '카테고리적 방식' 사실, 진보넷 전체도 그렇고, 진보블로그도 그렇고, 웹링도 그렇고, KPD도 그렇고. 지금까지 모두들 해오던 방식이고, 우리도 해왔던 방식이고. 두번째는, 참여자-노드들에 의해 알음알음 확장되어 그 노드의 수만큼 커뮤니티가 존재하는 방식. 가칭 '태그적 방식' (카테고리적 방식에 대비하여 이렇게 쓴 것인데, 사실 별로 어울리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태그를 다는 것도 결과적으로는 카테고리가 있었던 것과 별로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밀도가 낮다). 조금씩 겹치고 조금씩 다른 커뮤니티. 동일한 것은 한 개도 없는 커뮤니티. RSS리더기로 메타사이트도 없이 친구가되는 각자의 블로고스피어가 그렇고, 그것을 잘 캐취하여 팔로우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트위터가 그렇고.

우리가 진정 불온한 노드(콘텐츠, 사람)들의 허브이고 싶다면, 두번째 방식에 대해서 고민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근데 "문제적 공간을 만들자! 이 곳에는 이런 정치색이 있습니다." 라고 컨셉을 잡는 것은 첫번째 방식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면서, 결과적으로(전체적으로) '문제적 공간'이 되도록 할 수 있는 방법(기술/정치)이 있는가? 무엇일까?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여기 문제적 공간입니다. 이리로 오세요" 모델로는 별로 모일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고, 노드들이 알아서 커뮤니티를 구성하다보면 어느 날 봤을 때 "어 저기 문제적 공간이네" 이렇게 될 수 있어야 하는 듯. 근데 그렇게 되는 것이 가능할까? 다시 고민1와 겹치는 부분이 있는 듯. 그렇게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은 무엇일까? 정치는 무엇일까?

그리고 커뮤니티는 어떻게 구성하도록 할 수 있을까? 즉, 노드(사람)와 노드(사람)가 어떻게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어떤 어떤 관계들이 있을까? 그냥 생각나는 것들로는,.

  • 오프라인-친구
  • 온라인-친구 (적극적인 상호피드백)
  • 댓글 단 사이
  • 호감-눈팅
  • 비호감-눈팅
  • '지나가다' 사이


또 뭐가 있을까? 이런 관계들을 기술적으로 구현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기 위해서 단순화한다면 어떻게 될까?



고민3: 보여주기/아카이빙(콘텐츠 사이의 관계)


콘텐츠-노드와 콘텐츠-노드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일단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관계만 얘기하자면, 태그가 있다. 같은 태그가 달린 콘텐츠들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근데 채널의 검색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그 관계는 매우 얕고 유기적이지 못하다. 카테고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실제로는 어떤 관계가 가능할까?

  • 트랙백
  • 링크/핑백
  • 하나의 논쟁으로 묶이는 콘텐츠  (예전에 있었던 트랙팩 모델?)
  • 하나의 소재(영화,책)로 묶이는 콘텐츠
  • 하나의 (거대)담론으로 묶이는 콘텐츠 (맑스주의 경제학?)
  • 노드와 피드백(덧글,트윗,트랙백) 등의 관게
  • 같은 태그 포스트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희미해진다. 예컨대, 지금 '민노당'이라는 태그는 서버 문제로 부글부글하지만 이 태그가 전체 시간을 관통할 때 관련글은 방만해진다)


또 뭐가 있을까? 이런 관계들을 어떻게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단순화해야할까? 이 부분은 사람과 사람 관계보다 어렵다. 누가 관계를 맺어주는가? 자동화 가능할까? 아니면 반수동? 혹은 완전 수동? 수동이라면 누구의 노동?

콘텐츠-노드와 사람-노드의 관계도 있을 듯

  • 콘텐츠와 글쓴이
  • 콘텐츠에 대한 피드백을 준 사람
  • 콘텐츠를 공감한 사람
  • 콘텐츠를 싫어한 사람
  •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퍼나른 사람


다시 위와 똑같은 질문(또 뭐가 있을까? 이런 관계들을 어떻게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단순화해야할까?)

 

그리고, 쌩 콘텐츠보다 관계기반 콘텐츠가 훨씬 의미가 있다. 포털에서 만나는 콘텐츠와 아는 사람이 추천해준 콘텐츠는 비록 같은 것이라도 다르게 다가와. 간증트윗 "트 위터 식으로 정보를 입출력...뭔가 이전과 다른게 있는듯. 특히 뉴스를 내가 입력 받는 방식. 일상과 사람관계속에서 "맥락"있게 만나는 뉴스들이 그냥 포털이나 신문지상에서 만나는것보다 훨씬 실제적으로 다가온다. 짧은 코멘트와 정보가 흘러온 경로." (@mapgun)

고민4: 숨어있는 콘텐츠는 무엇?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데, 몰래만 가지고 있는 콘텐츠들은 무엇? 날 것 그대로 혹은 가공된 형태로 네트에 흘려보내면 가치있을 콘텐츠는 무엇?

  • 성명서
  • 뉴스레터
  • 발제문
  • 토론자료
  • 투쟁영상
  • 투쟁사진
  • 블로그-포스팅
  • 정치평론?


재밌는 것이 별로없다. 특히 '수다'에 해당하는 영역이 없다. 어쨌든 이 콘텐츠들을 최대한 발굴해서 끌어내야되고, 수다도 하도록 해야되고. 수다는 어떻게 가능할까? 또 지금 당장 가지고 있는 콘텐츠는 뭐가 있을까? 그리고 호홉이 길어서 네트에 어울리지 않는 콘텐츠들(발제문,토론자료 등, 흔히 자료실에 있는 자료) 어떻게 제공되어야 할까? 그대로? 아니면 분할해서? 아니면 2차 가공되어서? FTA 때 에프키라 활동을 떠올려보면, 내용을 생산하는 사람과 별도로 그 내용을 인터넷용(아고라체)로 번역하는 사람이 있었다. 실제로 그 작업이 훨씬 빡쎘고, 또 그것 때문에 가능했고. (내용을 생산하는 자 스스로 할 수 없다면) 그럼 우리는 그런 번역을 할 수 있는 매개를 제공해야 하나? 어려운 글(기본소득 소개, 패킷감청 소개, 경제위기 분석, 용산과 자본주의 문제 등등)을 생산하는 사람은 올릴 수 있도록 하고, 관심있고 내용도 좀 알고 널리 알리고 싶은 사람들이 거기와서 번역해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번역하는 사람이 재미있을까? 누가 하려고 할까?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1차문헌(?)에 일부를 발췌하면서 자기코멘트를 추가할 수 있는 형태를 제공해주면 될까?(트위터식 리트윗) 너무 얕은가? 뭐가 가능할까? 어떻게 해야 전해질까?

콘텐츠의 형식이 많을 수록 그것을 '노드화'(규격화)할 필요가 있다. 그것을 퍼나르게 하고, 아카이빙 하고, 분류하고, 활용하려면, 피드백 가능하도록 하려면. 노드화가 필요해! 혹은 처음부터 입력/생산은 단일한 형태로만 가능하도록? (트위터 모델, 무조건 단문140자) 다양한 콘텐츠 형식에 맡게 모든 툴을 제공하는 것은 가능할까? 다시 고민1에 나왔던 "쉽게 입력하고 창발성 없는 vs 열려있지만 상상력 부족한" 딜레마 문제가 다시 제기되는 건가?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콘텐츠는 무엇인가가 아니라, 그 고유한 콘텐츠의 형식은 무엇인가? 어떤 차별화된 형식이 있는가? 예를 들어, 투쟁사진은 소중한 콘텐츠이지만 형식에 있어서는 그냥 사진이고 진보넷에 소화되는 것보다는 플리커든 피카사든 이런 곳에서 소개되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다. 반면에 성명서는 그냥 문서라기 보다는 나름 차별화된 형식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이다. 그 형식을 발굴해낼 때 기술이 개입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