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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영화에 등장하는 미니 호버크래프트 [제 804 호/2008-08-29]

토요일 오후 양과장네 가족은 오붓하게 007 어나더데이 비디오를 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한참 영화를 보던 중 007 제임스본드역을 맡은 피어스 브로스넌이 호버크래프트를 타고 비무장지대의 지뢰밭을 지나던 장면을 보고 현민이가 물었다.

“와! 아빠 저 차는 땅 위로 날아서 다녀요.”
“아~ 저건 그냥 차가 아니라 호버크래프트라 부르는 일종의 비행정이야.”
“호버크래프트요? 그건 뭐에요? 그리고 비행기랑은 어떻게 틀린 거에요?”
드디어 신나는 질문시간이 돌아왔다는 듯 현민이는 양과장에게 쉴 틈 없이 질문을 쏟아 냈다.

“그래 알았다, 요 녀석아. 자,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옳지! 공기의 힘부터 설명해 줘야겠구나.”
“공기의 힘이요? 그건 종이비행기 만들 때 말씀해주셨잖아요.”
“아직 기억하고 있구나. 하하! 그래~ 공기는 아무것도 아닌 듯하지만 압력을 가지게 되면 큰 힘을 낼 수 있지. 이런 공기나 물의 압력 작용을 정리한 사람은 전에도 말했듯이 프랑스의 과학자 블레즈 파스칼이란다. 그럼 공기의 압력으로 어떻게 물체를 띄울 수 있을까?
“음. 잘 모르겠어요.”

“그건 의외로 쉽지. 그 물체가 가지는 무게보다 더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공기에 압력을 가해주면 물체는 떠오르게 되겠지? 예를 들어 무게가 10kg인 물체가 있는데 이 물체를 밀어내는 공기의 압력이 10kg보다 더 크다면 물체가 뜰 수 있겠지?”
“네~”
“그래. 이런 원리로 호버크래프트를 띄우는 거야. 즉, 호버크래프트의 무게보다 더 강한 힘을 내는 공기를 밑으로 지속적으로 분사해 주면 영화에서처럼 호버크래프트가 뜨게 되는 거야.

“아~ 그런데 어떻게 호버크래프트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공기의 힘을 만들어 내는 거예요?”
“그건 호버크래프트 속에 프로펠러가 들어 있기 때문이란다. 이 프로펠러가 강하게 회전하면서 바깥의 공기를 빨아들여 압축시킨 다음 아래로 분사를 하는 거지. 그런데 그냥 분사가 된다면 공기는 바로 흩어지면서 무거운 호버크래프트를 똑바로 들어 올리지 못할 거야. 그래서 호버크래프트 옆을 보면 풍선처럼 부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공기주머니(스커트)에 압축 공기를 가두면서 호버크래프트 밑바닥 전체에 일정한 양력이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

“그럼 앞으로 가거나 방향 전환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응. 영화 보면 호버크래프트 후면에 큰 프로펠러가 있지? 그 프로펠러를 돌려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을 얻게 되고 프로펠러 뒤에 좌우측으로 움직이는 키를 통해 방향을 전환한단다.”
“아~ 그렇구나. 아빠! 그런데 왜 호버크래프트를 이용하는 거에요? 바다에서는 배 타고 가면 되고 땅에서는 자동차 타고 가면 되잖아요. 호버크래프트는 비행기처럼 높이 날 수도 없고 왠지 시시해 보여요.”

“아냐, 그렇지 않아. 호버크래프트는 공기의 힘으로 뜨기 때문에 자동차나 배보다 마찰력이 매우 낮아서 미끄러지듯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 게다가 딱딱한 땅이나 펄 같은 진흙밭이나 땅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땅으로 어디든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명 구조나 산업 현장 그리고 군사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어.”
“아~ 그럼 시내에서도 타고 다니면 좋을 거 같아요.”
“하하, 호버크래프트는 아까 말했듯이 펜을 돌려 양력을 얻고 프로펠러로 추진력을 내기 때문에 소음이 매우 크단다. 게다가 고압의 공기를 아래와 옆으로 품어내니 엄청난 먼지가 날리게 될 거야. 그러니 도심에서 사용하기 어렵겠지!”

“편리하긴 하지만 만능은 아니라는 거죠?”
“그렇지.”
“아빠, 그런데 호버크래프트는 누가 처음으로 만든 거에요?”
“응. 1955년 영국의 과학자 크리스토퍼 코커렐(Christopher Cockerell)이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만든 것이 최초라고 하더구나. 음… 그럼 우리 코커렐처럼 이 호버크래프트를 한번 만들어 볼까?”
“어~ 진짜 만들 수 있어요?”
“그럼! 영화에서 나오는 것과 똑같은 것은 만들기 어렵지만 그 원리는 쉽게 구현할 수 있지.”
“와, 신난다. 어서 만들어 봐요.”
“그래그래~”


[실험방법]
준비물 : CD, 필림통, 풍선, 빨대, 글루건


[진행순서]
1. 필름통 바닥면과 뚜껑에 구멍을 뚫는다.
2. 구멍 뚫린 필름통 바닥에 글루건으로 접착제를 바른 뒤 CD 가운데 구멍 있는 부분에 붙인다.
3. CD에 빨대 3개를 붙인다.
(풍선을 불어 고정할 때 빨대가 없으면 한쪽으로 기울어져 움직임이 둔해진다. 만약 빨대 없이 하려면 풍선을 작게 불어 기울어 지지 않도록 한다.)
3. 미리 뚫어 놓은 필름통 뚜껑에 풍선을 끼운다.
4. 풍선에 바람을 넣는다.
5. 필름통 뚜껑을 필름통에 닫는다.
6. 이렇게 만든 호버크래프트를 좌우로 밀어 본다.


[실험 Tip]
- CD면과 테이블의 바닥이 매끄러울수록 호버크래프트는 잘 움직인다.
- 만약 호버크래프트가 잘 움직이지 않는다면 필름통의 구멍을 조금 더 크게 뚫는다.
- 빨대가 없을 경우에는 풍선을 작게 불어 부푼 풍선이 좌우로 넘어지지 않게 한다.



글 : 양길식 과학칼럼리스트

http://flvs.daum.net/flvPlayer.swf?vid=WGGaU3wbC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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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단골 등장 배우 - 루미놀 시험 [제 803 호/2008-08-27]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우선 피해자 시신의 혈액과 사건현장의 혈액을 채취하여 연구실로 보내 조사를 한다. 만약 시신의 혈액과 일치하는 혈액이 사건현장에서 발견되고, 이 혈액을 제외한 다른 혈액이 발견된다면 일단 수사망은 좁아진다. 그러나 범인이 증거 은폐를 위해 사건현장에 남긴 혈흔을 모두 물로 지웠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또는 범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후 시체를 옮겼거나 범인 자신의 물건에 묻은 피를 닦아서 지웠을 때는 어떻게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까.

2007년 12월 말 한참 크리스마스다 연말이다 하여 분주한 때 2명의 어린이가 실종되었다. 가족들은 두 어린이가 들어오지 않자 인근의 모든 곳을 수소문하고 찾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 결국 경찰에 신고하였고 경찰은 수사 인력을 집중 투입하여 집 근처 및 인근 야산까지 샅샅이 수색을 했으나 두 어린이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났고 수사는 장기화되었다.

이 사건은 한 예비군이 훈련 중 야산에 묻혀 있던 불상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그 끔찍한 범행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신을 수습한 결과 처참하게 토막이 난 채 살해된 것으로 보였다. 추정된 시신의 연령이 실종된 어린이와 비슷했고 발견 전후로 그 지역에서 실종 신고된 어린이가 없는 것으로 보아 두 어린이 중 한 명일 것으로 추정하고 유전자분석을 하여 실종 어린이 가족들과 비교한 결과 L양의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종되었던 어린이가 시신으로 발견됨에 따라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었다. 그 후 범인이 잡히고 W양의 시신도 처참히 살해된 채 하천에서 발견되었다. 이 사건이 얼마 전 세상을 놀라게 했던 안양 어린이 실종사건이다.

사건이 발생한 후 시간이 많이 흘러 모든 증거가 없어졌기 때문에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데 매우 애를 먹었다. 하지만 자그마한 단서가 이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가 되었다. 경찰이 인근의 렌터카 업체에서 두 어린이가 실종된 날 차량을 사용한 사람들에 대해 조사를 하였는데 유력한 용의자를 발견한 것이다. 만약 그 범인이 차량을 사용했다면 차량 어디에선가 피해자를 살해하여 옮기면서 묻었을 혈흔 또는 피해 어린이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것이다. 하지만 사건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고 세차도 여러 번 했을 것이고 그리고 많은 사람이 그 차량을 사용 또는 이용했기 때문에 그곳에서 유의성이 있는 증거물을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곳에서 과연 어떻게 결정적인 증거물(혈흔)을 찾을 수 있었을까? 바로 루미놀 시험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실험 결과 차량의 뒤 트렁크에서 소량의 혈흔을 검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검출된 혈흔에 대해 바로 유전자 분석을 실시하였고 이 유전자형이 피해자와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그 차량으로 어린이를 유기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따라서 실종 당일 날 그 차량을 사용했던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던 것이다. 범인은 처음 자신의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다 결국 자신의 소행임을 자백했고 W양의 시신도 그의 진술에 따라 찾을 수 있었다.

이 사건뿐만 아니라 몇 달 또는 몇 년 전에 일어난 사건으로 혈흔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경우, 용의자가 현장을 은폐하기 위해 물 등으로 사건현장을 닦은 경우, 넓은 사건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혈흔을 찾아야 하는 경우, 범인이 범행 당시 입고 있었던 옷과 신발 등을 세탁한 경우 등에서 혈흔을 찾아야 할 때 루미놀 시험을 실시한다.

루미놀 시험은 루미놀의 용액과 과산화수소수 혼합액을 혈흔 추정 물질에 분무기 등을 사용하여 뿌려주면 혈흔인 경우 혈색소 헤민에 작용하여 그의 촉매 작용에 의해 강한 화학적 발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을 이용한 실험 방법인데 범죄수사에서 극소량의 혈흔을 검출하는 데 사용한다. 루미놀 시험은 발광 여부를 관찰하는 실험이기 때문에 불빛이 없는 어두운 곳이나 암실 등에서 실험한다.

화학적 발광이 관찰되면 바로 발광된 부분을 채취하여 추가 실험을 실시해야 한다. 왜냐하면 일부 드라마에서 묘사된 것처럼 형광 빛이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금세 약해지고 불을 켜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혈흔이 있는 곳을 알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흔이 관찰되면 바로 채취를 해야 하며 신발자국 같은 경우 등 증거가 될 수 있는 중요한 혈흔은 특수한 촬영을 하여 모양 등을 기록해 놓아야 한다.

루미놀 시험의 장점은 매우 적은 양의 혈흔도 검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몇만 배에서 몇 십만 배 희석된 혈흔도 검출할 수 있다. 즉, 양동이 같은 곳의 담긴 물에 한 방울의 혈흔이 떨어져도 이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루미놀 시험은 소, 돼지, 심지어 하루살이 등의 모든 혈흔에 반응한다. 따라서 차량 등을 실험하는 경우 매우 조심해서 실험해야 한다. 빛을 보고 날아든 하루살이 또는 길에 죽어 있는 야생동물의 혈흔이 묻어 있는 경우도 형광 반응이 일어나서 사람 혈흔으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이 실험은 너무 예민해서 혈흔이 아닌 것, 예를 들면 녹, 구리 등에서도 반응하기 때문에 매우 주의를 요하고 전문적 훈련을 받은 사람이 실험해야 한다.

보통 CSI 등에서는 혈흔이 검출되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처럼 묘사되지만 혈흔의 발견은 이제 실험의 시작임을 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발견된 혈흔은 복잡한 분석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발견된 혈흔이 정말 사람의 혈흔인지 여부 또는 유전자분석 등을 통해서 누구의 유전자형인지를 실험해야 하는 것이다.

범인이 아무리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해도 그리고 범행 현장의 흔적을 아무리 지우려 해도 반드시 흔적은 남는다. 그러한 작은 흔적들을 유능한 수사요원들이 찾아내면 수사의 결정적인 증거가 되어 범인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완전 범죄는 없다-해결되지 않은 사건은 단지 증거를 못 찾았을 뿐이다.

글 : 박기원 수사관(국립과학수사연구소 유전자분석과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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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펠러와 날개가 만나다 [제 802 호/2008-08-25]

여름을 생각할 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그려지는 풍경은 뜨거운 태양 아래 끝없이 펼쳐진 넓은 바다이다. 그리고 이 그림에 배를 하나 추가해 보자. 어릴 적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그리던 돛단배보다 훨씬 크게. 자, 여러분은 운동장만한 배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제부터 소개할 선박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 선박들은 길이가 보통 300m 이상인데 실감이 잘 나지 않으면 63빌딩(높이 약 250m)을 물 위에 누인 것보다 더 크다고 보면 된다. 생각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지는 이런 대형 선박들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

커다란 덩치의 대형 선박들이 물 위에 떠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배 끝에 달려 있는 프로펠러 한두 개의 추진력으로 대양을 누빈다는 점도 참 신기하다. 사실 거친 파도를 뚫고 빠르게 움직이는 배를 만들기 위해서 각 조선소는 물의 저항을 최소로 받게 하는 부드러운 유선형의 배 디자인과 큰 추진력을 낼 수 있는 최적의 프로펠러를 개발하는 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로펠러의 주기능은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는 선풍기 날개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선풍기 날개는 모터에 의해서 회전을 하지만, 선풍기 날개들은 회전면에 경사가 져서 붙어 있기 때문에 회전을 하면서 앞으로 바람을 밀어주는 직선운동을 일으킨다. 배에 달린 프로펠러는 공기가 아닌 물을 밀어주고 이 힘에 대한 반작용으로 배는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하지만 프로펠러 전후의 물의 흐름은 완전한 직선방향의 흐름이 되지 못하고 프로펠러 회전에 의해 소용돌이 같은 회전류가 생긴다.

프로펠러가 회전을 하면 회전축을 중심으로 완전한 대칭이 되는 흐름이 생기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즉, 이론상으로는 프로펠러를 회전할 때는 전진방향으로 밀어주는 방향의 힘과 회전하는 힘만 발생해야 하는데 프로펠러의 상하 압력 비대칭에 의해서 옆으로 밀어주는 힘도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비대칭의 힘이 상당히 커서 프로펠러를 하나만 설치한 배는 이론과 달리 똑바로 나아가지는 못하고 한쪽으로 조금씩 선회를 하게 된다. 따라서 실제로는 배를 똑바로 앞으로 직진시키고 싶을 때는 오히려 방향타를 약간 틀어주어야 한다. 같은 이유로 프로펠러를 두 개 설치한 배는 두 개의 프로펠러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켜서 옆으로 밀어주는 힘이 상쇄되어 배의 직진성능을 높여준다.

또한 프로펠러가 회전류를 일으킨다는 것은 전진방향의 물의 흐름을 만들어서 배를 앞으로 밀어주는 데 써야 할 에너지가 회전하는 흐름을 만드는 데 낭비되었다는 것이며 이는 결국 프로펠러의 추진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 국내 조선소들이 프로펠러의 단점을 극복하는 새로운 기술로 높은 추진효율을 갖는 배를 건조했다는 기쁜 소식이 잇따라 들리고 있다.

프로펠러 앞부분에 잔류고정날개를 설치한 D 조선업체는 최근에 대형 유조선의 실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일반적으로 프로펠러는 배의 뒷부분에 설치되기 때문에 프로펠러에 들어오는 물의 흐름은 균일하게 들어오지 못하고 배를 스쳐 지나오면서 복잡하게 된다. 그런데 프로펠러 앞부분에 설치된 전류고정날개는 배에 의해 발생되는 불균일한 물의 흐름을 보다 균일하게 흐르도록 함으로써 프로펠러 하류로 빠져나가는 물의 회전운동 에너지를 최소화하여 효율을 높여주는 데 성공하였다. 실제로 이 업체 32만 톤급의 초대형 유조선에 전류고정날개를 설치해서 테스트를 한 결과 약 5%의 연료절감 효과를 얻었다. 현재 건조 중인 초대형유조선과 컨테이너선에도 이 장치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한다.

프로펠러 뒤의 방향타 앞에 추력날개를 설치한 H 조선업체는 프로펠러 뒤의 회전류를 정류시켜 회전에너지의 손실을 줄여 주면서 동시에 프로펠러 뒤로 발생하는 회전류에 의해 추가적인 양력이 발생하도록 설계하였다. 이 업체는 4~6%의 연료절감 효과가 있는 추력날개를 이미 대형컨테이너선에 적용해서 인도하였고 앞으로도 동급 컨테이너선에 추력날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 회전하면서 추력을 얻는 프로펠러 주위에 회전하는 흐름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오늘날 국내 조선소들이 전 세계 조선업의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조선 최강국의 자리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저 커다란 배를 또 어떻게 조금씩 변신시켜 나갈지 기대가 된다.

글 : 유병용 (‘과학으로 만드는 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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