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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야구 소사(小史) : 8월31일

  • 등록일
    2009/08/31 19:16
  • 수정일
    2009/08/31 19:16

= 코르크 심지 공의 탄생, 그리고 야구공 제조 노동자

 

- 오늘로부터 100년 전인 1909년 8월31일, A.J. Reach Company는 ‘코르크 심지 야구공’ 특허권을 획득했다. 메이저리그는 야구공 중심에 단단한 고무가 박힌 공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이날 뒤 코르크 심지 야구공이 대세를 이루게 됐다.

 

- 규정집에 따르면, 야구공을 만들기 위해선 우선 코르크 심지를 검정색 고무와 붉은색 고무로 각각 한 번씩 총 두 번을 감싸야 한다. 이를 ‘레드 코어’라고 부르는데, 22g이 적정 중량이다. 이어 굵기가 다른 세 종류의 실로 레드 코어를 감아 공 모양을 만든 뒤, 이를 소가죽 혹은 말가죽 두 장을 붉은 색의 실로 꿰매면 야구공이 완성되는데, 이 때 붉은 실밥 숫자는 108개여야 한다. 야구공의 적정 중량은 141.7~148.8g, 둘레는 22.9~23.5㎝이다.

 

[그림] 야구공 단면도. 가운데 코르크가 박히기 시작하면서 장타도 양산됐다고 한다. 이를 응용한 유사품 '코르크 배트'도 한때 어둠의 경로를 통해 선수들 사이에서 이용됐으나, 곧 불법화됐다.

 

- 코르크 심지 공의 사용은 공의 탄성을 높여 많은 홈런을 생산케 했다. 코르크 자체의 탄성변화도 홈런 숫자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대학의 데니스 힐리아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코르크의 탄성이 시대별로 크게 30%까지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힐리아드 교수는 1963년과 1970년, 1989년, 1995년, 2000년의 경기에 쓰인 각각의 야구공을 분해해서, 그 중심부의 코르크를 4.6m 높이에 떨어뜨렸다. 그 결과 1995년과 2000년에 생산한 볼에서 꺼낸 코르크가 다른 것보다 약 30% 정도 더 높이 튀어 올랐다는 것이다.

 

- 섬유과학자 린다 웰터스는 야구공을 이루는 실타래에 주목했다. 살타래의 재료가 천연섬유에서 화학섬유로 옮겨가며 반발력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야구공에 들어가는 실타래는 보통 폐기된 카펫에서 추출해 사용하는데, 과거에는 카펫의 재질이 대부분 모직이었으나 요즈음에는 폴리에스테르 같은 합성섬유가 많이 섞인다고 한다. 천연모직은 쉽게 습기를 흡수해 야구공의 반발력이 줄어드는 반면, 합성섬유는 오히려 반발력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공에 사용되는 실타래의 합성섬유 비율을 15%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 다른 모든 과정이 자동화됐지만, 마지막 붉은 실로 공을 꿰매는 과정은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1978년부터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제작하고 있는 ‘롤링스사’의 공장이 있는 곳은 코스타리카다. 반면 마이너리그 등에서 사용되는 공인구는 중국의 후지앤성에 위치한 공장에서 만들어 진다. 과연 후지앤성에서 야구공을 만드는 노동자 중 몇 명이나 야구를 즐길 수 있을까.

 

- 코스타리카의 롤링스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일주일에 최소 156개의 공을 꿰매야 하며, 이는 15분마다 팽팽하고 둥근 형태의 가죽에 108개의 땀을 꿰매야 한다는 뜻이다. 공 한 개당 받는 수당은 고작 28센트에 불과하다. 공장의 실내온도는 약 섭씨 36도에 이르며, 구부린 자세로 같은 동장을 반복해야 한다. 80%에 이르는 노동자가 등과 어깨, 손목, 손, 시력 등에 산업재해를 입고 있다.

 

 

= 관중 폭행사건

 

- 1904년 8월31일, 뉴욕 대 신신내티 전. 뉴욕 자이언츠의 포수 프랭크 보워만(Frank Bowerman)은 자신에게 야유를 보내던 알버트 하트젤(Albert Hartzell)을 폭행해 퇴장은 물론 경찰에 연행됐다. 지역 음악교사였던 하트젤은 다음 날 고소를 취하했고, 보워만은 그 뒤에야 구치소에서 출소할 수 있었다.

 

[사진] 관중을 폭행해 구치소로 향한 프랭크 보워만. 인상부터 험악하다. 이런 인상을 가진 선수에게는 야유를 자제하시라.

 

 

= 특이한 배팅오더

 

- 1974년 8월31일, 마이너리그 소속 포틀랜드 매버릭스(Portland Mavericks)의 프랭크 피터스(Frank Peters) 감독은 매회 선수들의 포지션을 순환하며 교체했다.

 

- 매우 놀랍게도, 이 방법이 통했다. 매버릭스는 트라이-시티스(Tri-Cities)를 8대 7로 격파했다.

 

 

= 데뷔 첫 타석 만루홈런

 

- 2005년 8월31일, 플로리다 말린스(Florida Marlins)의 제레미 허미다(Jeremy Hermida)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타석에서 만루홈런을 때려낸 역사상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최초 기록 보유자는 1898년 필리스의 투수 빌 더그레비(Bill Duggleby).

 

-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특이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더그레비는, 통산 성적 93승 102패로 투수로서는 인상적인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사진] 데뷔 첫타석 만루홈런의 첫 주인공 빌. 투수인 그는 본업에는 신통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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