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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잘하는 선수란 어떤 선수일까.
잘 던지고(투), 잘 쳐내고(타), 잘 달리는(주) 선수는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힘과 기술만으로는 깨우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야구 센스'.
위 동영상은 한국시간으로 오늘(29일)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1차전 5회말 상황이다.
무사 주자 1루 상황에서 공격에 나선 양키스의 타자 로빈슨 카노의 타구가 유격수 앞 플라이가 됐다. 필리스의 유격수 지미 롤린스(Jimmy Rollins)는 쉽게 잡을 수 있는 이 공을 일부러 지켜보다가 마치 땅볼처리한 것처럼 속여 더블 아웃을 잡아냈다.
롤린스는 포구 뒤 1루 주자를 속이기 위해 2루 베이스를 태그하는 용의주도함까지 보였다. 화면을 보면 심지어 같은 편 1루수인 하워드 조차도 속아 넘어갔다. 하워드가 1루 주자를 태그하지 않자, 이 사건의 주동자(?)인 롤린스는 하워드에게 다급하게 "빨리 주자를 태그하라"고 다그치는 화면도 나온다. 다행히도 2루 심판은 이 상황을 정확히 간파했는데, 화면을 보면 롤린스가 공을 잡자마자 (2루 베이스를 태그하기 전에 이미) 아웃 선언을 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타격 시점에서부터 롤린스가 포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3초다. 이 3초동안 롤린스는 "아, 이 공을 바운드로 잡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곧바로 잡아 타자를 아웃시킨 뒤, 2루 베이스를 태그하는 동작을 해서 1루 주자를 혼란시키고, 1루에 송구해 아웃시키면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을 수 있겠군" 이라고 생각한거다.
야구 센스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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