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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9/27
    one way ticket (1)
    kirehiais
  2. 2008/09/26
    허무의 제왕(2)
    kirehiais
  3. 2008/09/19
    헛소리 (1)
    kirehiais
  4. 2008/09/08
    환급(4)
    kirehiais
  5. 2008/09/07
    은하영웅전설(1)
    kirehiais

one way ticket (1)

 

  처음부터 기차를 고집한건 아니었다. 사실 바다를 건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비행기였고, 그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였기에 5시간이나 걸리는 기차, 그리고 다시 반나절이나 걸리는 여객선을 탈려고 계획한 것은 그저 치기에 불과 했는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 낭만에 젖어들면, 쇠파이프를 손에 쥐듯이 다시한번 기억을 더듬어 가는 공사를 할때 처럼, 그 만큼의 각오가 필요한 법이다.

 

  적어도 그렇게 자위했다.

 

  다시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면, 아니 도려내어 버릴 수 있다면 신을 조롱하는 마음은 접어두고 조그만 사당을 지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작된 '삶'이다. 울고 웃을 수 있는 권한 마저 박탈 당하였지만 이 모든게 너무나 자연스럽기에 누구를 탓할 수도 끝나기를 기다릴 수도 없다.

 

  나에게 2008년은 10년 전과 너무나 비슷하리 만큼 몰입하기 좋은 해다. 19살이 되던 그때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세계에 몰두 하고 있었다.

  나도 역시 완전히 한통속이 되어 있었다. 앞으로 당분간 혹은 다시 1세기 동안  기록될  20은 사람들을 매료하기에 충분한 숫자였다.  그렇게  모든 것을 사로잡을 새로운 천년이 오기 바로 한해전  1999년은 종말과 창조의 쇼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고 그 모순된 상황속에 나의 고3 생활은 끼어 있었다.

 

  나는 당시 달콤한 영웅주의로 세기말의 대한민국 서점가를 유린했던 한 작가의 에세이에 취해 있었고 섬마을 컴플렉스에 나의 영혼을 팔아 치울 만큼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다.

 

  노력의 결과는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나는 진부한 속담의 한 모서리에 안착해 있었고 그 것으로 다 된 줄 알았다.

 

  그리고 거짓말 처럼 10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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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의 제왕

 

 

 

먼길에서 그러니까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아주 먼

 

 

가로수가 있어 보도위인 줄 알고

 

깨진 술병이 있어 어제를 기억한다면

 

노래가 멈추고 마지막 흥이 다할 때

 

다시는 걸리적 거리는 노을을 보고

 

소중한 너의 마음을 내비치지 마라

 

 

그 곳에서 보이는 모든 귀퉁이들의 오래된 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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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

 

요즘에는 항상 뉴스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바로

 

나같은건 없어도 되지 않을까?

 

왜 이렇게 고통 받으면서 혼자서 온갖 잡생각들하고 아웅다웅 하고 있을까?

 

그러면 무진장 허무해지곤 하는데

 

딱히 해답이 있어서 기분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음악을 들으면 꽤나 나아지는데, 아직까지 왜 음악을 들으면 나아지는지(정확히 뭐가 나아지는지도 모르겠다. 기분인지 뭔지...)

알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그저 그냥 음악은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는 말만 되뇌일뿐 풋...

 

바보같다는 생각은 무진장 하고 다닌다. 그러면서 남들도 다 바보같다는 생각 역시 하고 다닌다.

 

너도 역시 별 수 없는 바보야! 이 멍청이

 

뻥쟁이...ㅋㅋㅋㅋ

 

그러면 역시 열라 허무해진다.

 

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저렇게 살게 끔 하는 것일까?

 

헤겔 아저씨는 인정의 욕구라고 했다는데(맞는지 틀린지 모르겠다)

 

고작 그거란 말인가?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뭘위해서 대체 뭘 위해서 인정을 받아야한단 말인가?

 

그러면 항상 불가의 한 전래동화가 떠오른다.

 

부처(현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석가모니)의 전생과 관련한 설화

이름하야


<설산(雪山)동자>

 

옛날 어느 마을에 어떤 동자가 살았는데 동네 사람들은 그 동자의 현명함과 도량에 존경과 경의를 표해 마지 않았다.

 
그는 설산동자라 불리었는데 세속의 모든 부귀영화를 뒤로 하고 오로지 해탈의 길에 이르기 위해 하루도 수행을 게을리 한적이 없었다.

 

그래서 하늘의 제석천(불가의 신중 하나)이 이 청년의 이런 의지가 진심인지 시험하고픈 생각이 들었다.
 

그날도 참선에 여념이 없는 설산동자 앞에 제석천이 흉칙한 괴물(식인 나찰)의 모습을 하고서는 나타났다.

 
그리고는 뜬금없이

제행무상(諸行無常)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이라."는 *게문(偈文)의 반을 읊었다.

 

* 부처의 공덕이나 가르침을 찬탄하는 노래인 가타(伽陀)의 글귀. 네 구(句)를 한 게(偈)로, 다섯 자나   일곱 자를 한 구로 하여 한시(漢詩)처럼 짓는다.

 

풀이하자면

                                           "이세상의 모든 존재는 항상함이 없이 변화하는 것으로
                                                  이 것이 바로 생하고 멸하는 우주의 법칙이다."


갑자기 들려온 게문을 듣고 설산은 무한히 밀려오는 기쁨에 반색을 하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하지만 흉칙한 나찰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설산: 진정 이세상의 모든 만물은 생하고 멸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이 것이야 말로 내가 그토록 구하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나찰이여 어디서 이토록 귀중한 게문을 알게 되셨습니까?

 

제: 너는 나를 보고도 무섭지 않느냐

 

설산:......

 

제: 나는 지금 몹시 배가 고플뿐이다. 미치도록 허기가 져서 헛소리가 나온 것일뿐 그딴 게문은 나의 배고픔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

 

설산:..... 아닙니다. 이 게문의 의미는 삼세에 걸쳐 부처가 한결같이 가르친 바른길입니다.  

 

제: 지랄!  난 지금 당장 먹을 것이 필요하다.

 

설산: 나찰이여 저에게 나머지 게문도 읊어 주실 수 있습니까?

 

제: 너무 배가 고파 나머지를 읊을 기력도 없다.

 

설산: 제가 가진거라곤 제 몸뚱어리 밖에 없습니다.

 

제: 호 그래 그 거 잘됐네 난 인간의 피와 살을 아주 좋아하지

 

설산: 그렇다면 나머지 게문을 들려 주신다면 기꺼이 저를 먹으십시요. 

 

제: (허 이놈 봐라.이놈이 나를 농락하려 하는 구나 어디 내 입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에도 그런 헛소리    를 할 수 있나 보자)
   
    그으래? 좋아 그럼 읊어 주지


                       생멸멸이(生滅滅已)이면 적멸위락(寂滅爲樂)이니라

                          그러므로 생하고 멸하는 것 마저 멸한다면
                          고요하고 진정한 열반의 락을 얻게 되리라

   

    자 이제 식사 시간인가...크크크

 


게송의 반을 듣고난 설산동자는 한없이 기뻐하며 나무 가지 위로 올라가 괴물로 변한 제석천의 떡 벌어진 입을 바라 보았다. 그러더니 바로 입속을 뛰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설산동자가 도착한 곳은 괴물의 입속이 아닌 제석천의 팔위였다.
본모습으로 돌아온 제석천이 사뿐히 그를 안아 조용히 땅위에 내려 놓았다.

그리고 다른 모든 천신들과 함께 그 앞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를 드렸다. 

 

훗날 그 청년은 '석가여래'가 되었다.

 

여기까지 대략적인 내용이다. 워낙 어릴때 읽었던 거라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여기 저기 내용을 찾아 짜집기를 했다.

뭐 어쨌든 이런 이야기다.

 

욕망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에서조차도 벗어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어릴때 부터 이 '헛소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럼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인데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

 

본능과 이성에서 벗어나는 것은 오로지 죽음뿐이 아닌가?

 

죽으라는 얘긴지 원....

 

 

그래서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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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급

 

소득세가 환급되었다는 국세청의 우편물을 받아본 순간

 

들었던 기분

 

 1. 응?

 2. 얼마나 돌려주는데?

 3. 왜 갑자기...

 

 

 봉투를 뜯고나서의 기분

 

 1. 어! 꽤 되잖아

 2. 내가 언제 이렇게 소득이 많은 일을 했었지?

 3. 아 역시 난 국가의 관리를 받고 있구나

 

 

 

 그리고

 

 

 

 이제 이렇게 세금을 정산하고 돌려 받고 내야 하는 때가 된건가

 

 얼마남지 않은 30대 초입의 책임감 ㅎㅎㅎ

 

 

 그런게 있을리가 없잖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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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

 

누군가 나에게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

 

나는 한번 정도 주저한 후 '은하영웅전설'(이하 은영전)을 꼽는다.

 

왜 한번 주저 하냐고?

 

일단 대부분 잘모르는데다가 

 

항상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두고 고민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쨌든 결국 은영전을 꼽는다.

 

은영전은 1982년 첫 발간되어 1989년 전 14권(원전 10권 외전 4권)으로 완간된 다나카 요시키의 대표적인 SF판타지 소설이다.

 

요즘에는 light novel 장르(인지 출판사인지)에 귀속 되기도 한다.  (뭔 놈의 신조어가 이리도 많은지...)

 

뭐 어쨌든 은영전은 만화, OVA, 극장판 등으로 만들어 질 정도로 일본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리 많은 지지를 얻지는 못해서 그냥 아는 사람은 아는 그런 소설이자 만화가 되었다.

 

흠 전체적인 내용은 판타지 하기 이를데 없는데  감도 잡을 수 없는 은하계를 두고 은하제국과 자유 행성 동맹이라는 두 체제가 서로 힘겨루기를 하며 수십억의 사람들이 전쟁으로 죽고 또 가늠할 수도 없는 우주선(함선)과 무기들이 우주의 먼지가 되어간다.

 

이 소설의 매력은 이런 황당한 스케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설 속의 두 주인공 이라 할 수 있는 라인하르트와 양 웬리간의 두뇌 싸움과 서로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지켜보는 것에 있다. (사실 중반부 가 다 넘어가서야 서로 '군사적'으로 조우한다.)

 

흠.....

 

쓰다 보니 영 길어질 것 같다.

 

그냥 오랜만에 OVA를 보니 옛 생각이 나서 좀 적어 봤다.

 

ㅋㅋㅋ

 

예의 그 거창한 대사들은 여전하더군.ㅎㅎㅎ

 

 

 

에피소드1

 

 서울에 처음 올라오고 나서 인터넷이라는 것에 익숙 해질 쯤 그리고 모 사이트의 카페라는 것이 요즘의 싸이 처럼 막 인기를 얻을 때 은영전 카페도 있나 해서 찾아 봤더니 역시나 있어서 가입을 했는데

 

 정모 모임 공지를 보고 '초큼' 놀랐다.

 

 

 '모일 모시 연세대 정문 앞에 은하영웅전설 외전 4권을 들고 계신 분을 찾으시면 됩니다.'

 

 

 " 아 ...그렇군....."

 

 

 정말 들고서 기다리고 있는지 궁금해서 나갈 뻔 했다.

 

 

에피소드 2

 

 그 카페에는 자신의 별명을 소설속 인물들 이름으로 지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더스틴 아텐보로', '율리안 민츠', ' 로이엔탈'....등등

 

 하지만 두 주인공의 이름은 사용할 수 없게 되어있다.  (신의 이름은 함부로 쓸 수 없다 뭐 그런 건가)

 

 뭐 여튼 귀여운 애교라고 생각하고 이름을 골라보려고 했는데 이건 뭐 다 써먹어서 쓸게 없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뭘 쓸까 계속 고민을 하다가 소설속에서 거의 절대적인 악으로 그려지는 지구교도(인류의 고향인 지구를 섬기자는 뭐 그런 광신교 집단)의 이름을 사용....이라기 보다는 그냥 '지구교도' 라고 별명을 지었다.

 

(걔네들은 거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어찌나 비밀스러운 집단인지 ㅋㅋㅋㅋ)

 

 

 다음날 궁금한 마음에 덧글을 확인 하러 들어간 나

 

 

 

'지구교도님은 관리자에 의해서 탈퇴되었습니다.'

 

 

 

 

 "허허허"

 

 

 

이건 뭐 소설의 결말과 너무 흡사하지 않은가.....(소설속에서 지구교도들은 결국 씨가 말린다.) 

 

 

 

 

그 때 배운 교훈

 

 ' 소설은 소설일 뿐 오해하지 말자 '

 

 

P.S 아마 양 웬리가 관리자 였다면 결코 탈퇴 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로 진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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