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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4
    뷔코크
    kirehiais
  2. 2009/02/23
    죽은 예술의 사회(2)
    kirehiais
  3. 2009/02/04
    기타(5)
    kirehiais

뷔코크

 흠.....

 

 요즘

 

 계속 은하영웅전설의 대사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중에서 뷔코크가 했던 말이 계속 맴돈다.

 

 

1.

 

 은하제국의 황제 라인하르트가 자유행성동맹의 늙은 군인 뷔코크를 죽이기 아까워 그에게 제국으로의 망명(?)을 권고한다.

 

 하지만

 

 "카이저 라인하르트 폐하, 나는 당신의 재능과 기량을 높게 평가하고 있소. 손자를 가진다면 당신 같은 인물을 가지고 싶은 바요. 하지만 당신의 신하는 될 수 없소이다."

 

 "양 웬리 역시 당신의 친구는 될 수 있겠지만 신하는 될 수 없소. 남의 일이지만 보증해도 좋을 정도요."

 

 "잘난 척하고 말하자면, 민주주의란 대등한 친구를 만드는 사상이지 주종 관계를 만드는 사상은 아니기 때문이오"

 

 "나는 좋은 친구를 원하고, 누군가의 좋은 친구이고 싶소. 하지만 좋은 주군이나 좋은 신하는 원하지 않소. 그렇기에 당신과 나는 같은 깃발을 받들 수가 없었던 것이오. 호의는 감사하오만 새삼 당신이 이 늙은 몸을 필요로 할 리가 없을 거요."

 

 "...... 민주주의에 건배!"

 

 

 

2.

 

  제국의 계속적인 침략에 자유행성동맹 군은 민주주의적인 방식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적에게 대항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맹의 늙은 장성인 뷔코크는

 

 " 제국의 비민주적 정치태세에 대항한다는 구실로 동맹의 태세 까지도 비민주화 되는 건 용인할 수 없네"

 

 " 동맹은 독재국이 되어서 존속되기 보다는 민주국가로서 멸망해야 할 것이네"

 

 " 허나 실제로 건국이념과 시민의 생명이 지켜질 수 없다면 국가가 존속해야 할 이유따윈 사라지는 거라네"

 

 " 그렇기에 나는 이념과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려 하는 거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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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예술의 사회

 

 

'황지우가 아니라 황재우였나?'

 

 

맨 앞줄에 앉아서는 멀거니 졸업식 팜플렛을 보고 있었다.

 

행여 물어볼 사람도, 이런 시시콜콜함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주변에 보이지 않았다.

 

유난히 일찍일어났기에 겪는 피곤함이, 몸속으로 익어드는지도 모른채

 

태어나서 최고로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왜 이토록 아둔한 걸까?

 

나는 왜 그토록 몰랐던 걸까?

 

 

뭔가 엄청난 기대를 했었던 나를 부정할 수가 없다.

 

모든게 한치의 다름 없이 똑같이 반복된다.

 

 

그 속에서 나는 다시한번 말려들어가고 

 

헛소리를 삼키고 있다.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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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오랜만에 기타를 쳤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정말 왜 이렇게 못치는 걸까

 

 

 

 

10년전쯤 메가데스의 데이브 머스테인이 한국에 내한 했을때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나와서 한말이 기억이 난다.

 

 기타를 배우게 된 계기가 뭐냐는 철수 아저씨의 질문에

 

 여자를 좀 더 잘 꼬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라는 머스테인의 대답에 낄낄 거렸던 철수 아저씨...

 

 당시 막 기타에 빠져있던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왜냐면 아니 뭔가 그럴싸한 대답을 기대했기에

 

 뭐 이런 동네 양아치 같은 발언이 다 있나 싶었다.

 

 예를 들어 우연히 아버지가 소싯적에 치시던 기타를 잡는 순간  알 수 없는 매력에 나도 모르게 6개월 동안 두문불출하고 기타를 마스터 했다든가...

 

 길을가다 스쳐지나간 기타샵 윈도우안에서 빛나던 깁슨의 레스폴의 그 와인빛 바디의 색깔에서 눈을 뗄수 없어서 자기도 모르게 그 기타를 질러버렸다던가...

 

 

 이제는 밴드 만화의 모범으로 자리잡은 'beck'의 고유키만 하더라도 낡은 통기타의 녹슨 6개 줄이 전해주는그 떨림을 잊지 못해 본격적으로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는데

 

 여자를 꼬실려고라니.

 

 

 그런데 머스테인이 한국을 떠나고 1년후 나는  기이한 현상을 마주해야 했다.

 

 기타를 만지기 시작한 이후 알게 된 주변의 좀 친다하는 사람들은 죄다 하나같이 (뭐 다 남자긴 했지만)

 

 여자 꼬실려고 기타를 잡은 것이 아닌가

 

 물론 기타를 잘치는 사람들이다.

 

 더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뭔가 그럴싸한 이유로 시작한 사람들, 그러니까 '난 밥 말리의 기타 플레이에 감동 받아서', '역시 기타는 잉위 맘스틴이지', ' 아무래도 게리무어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글쎄 에릭 클랩튼의 연주에 감동받았던거 같아', 라고 했던 사람들은 하나 같이 기타를 잘 못치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이들은 막연히 속주(그것도 박자감각없이 지 혼자 취해서 치는)에 연연하거나 이펙터나 장비에 목매달기 일수였다. 

 

 하지만, 한번 어떻게 여자친구 만들어 보겠다는 참으로 국방영화에나 나올법한 발상으로 기타를 시작한 사람들의 연주는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내가 들어도 맛깔 스럽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뭐 아무래도 프로들이 아니다보니 이래저래 실수들도 하고 틀리기도 하지만 일단, 아 이사람은 자신의 연주를 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은 분명히 전달되곤 했다.

 

 성격도 쿨하기 그지 없어서 선뜻 자신의 기타를 빌려주기도 하고(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앨범을 빌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게 가장 결정적인데

 

 어느 순간 기타를 안친다. 그 때가 언제든 간에 그냥 안친다. 그리고는 역시나 쿨하게 기타를 팔지도 않고 친한 후배나 친구들에게 내어준다.

 

 

 

 

 

 이제는 기타연주가 나의 낭만 아이템 서열에서 추락했지만 여전히 기타를 잘치는 사람들을 보면 감탄하게 되고 가슴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낀다.

 

 나는 아직 기타를 팔지도 누구에게 주지도 않았다. 

 

 관리도 엉망인채로 그냥 책상위에 걸쳐놓고서는 전시품 마냥 지켜보곤한다.

 

 하지만 왠지 미뤄둔 숙제를 남겨놓고 있어야 방학이 끝난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드는 것 처럼

 

 기타를 잘 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게끔 하는 녀석이 하나 쯤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웃기지만,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여자 꼬실마음으로 기타를 연주하지는 못하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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