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사람들이 조금씩 힘을 보태서 책 한 권을 번역하기로 했다.
시작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놈의 "조금씩"이 문제였다.
2년째 끌고 있는 번역작업.
이러다간 계약기간마저 넘겨버릴 것 같아서
그냥 출판사에 원고 넘기는 날짜를 박아넣고 퇴고 중이다.
헌데 지금 보고 있는 부분은
퇴고가 아니라 아예 원문 대조를 한 문장씩 해서
싹 다 새로 번역하고 있다.
혼자 할 수 없는 양이라서
일단 한글로 된 초역본 검토를 몇 분에게 부탁했다가 받았는데
검토해서 보내준 원고들을 읽어보니 말이 안되는 게 많다.
초역이 워낙 엉망인 문장들인게다.
처음에는 흔쾌히 번역을 맡아준 분들이 고마웠는데
지금은 몇달째 원망하고 있다.
이 사람들 정말 영어를 못하는 걸까.
영어를 못하면 좀더 공을 들여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 영어를 잘하더라도 "책"을 만들어서 남들이 돈주고 사읽게 하자는건데,
최소한 말도 안되는 오역은 없어야 할 거 아냐.
아예 한 문단에 한 문장씩을 훌러덩 날려버리질 않나(대충 하다가 빼먹은게 분명)
실력이 아니라 성의가 없어서 이 모양이 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열불이 난다.
자기 시험볼 때도 이렇게 했을까.
자기 논문 쓸 때도 이렇게 했을까.
아아 미워미워미워.
이 지경인 줄도 모르고 나는 애썼다고 고맙다고...
인덱스 레퍼런스 빼고도 309쪽까지 있는 책인데
일주일동안 진행한 게 이제 겨우 19쪽이다.
아무개 아무개 아무개... 등등과는 절대로 같이 일하지 않을테다. 버럭!!!!!!!!!!!!!
쳇.
사실은 앞으로 평생 만날 일도 거의 없을텐데, 별 효력없는 버럭질이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