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from 콩구르기 2011/02/24 12:01

정의란 무엇인가.

김주현님의 누이, 김정님은 이렇게 답하고 있다.

 

막을 수 있는 죽음이었습니다. 만약 동생이 하루에 12~16시간씩 일하지만 않았다면, 회사에서 고압적인 태도로 동생을 대하지 않았다면, 우울증에 걸렸을 때 완치될 때까지 조금만 더 복귀를 미루고 기다려줬다면, 자살을 결심한 날 제대로 안전 조치를 취했다면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이 모든 조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직접 겪어봐야 그 심정을 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을 모두가 겪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일은 이 세상에서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일이 뜻대로 됩니까? 저도 이런 일을 겪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습니다. 하지만 진실규명을 하지 않고,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면 다른 누군가가 또 겪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희 유가족은 삼성전자가 잘못한 부분을 사과하고 여기에 대해 책임지라는 겁니다. 42일이 넘게 장례를 치르지도 못하고 동생을 보내지도 못하는 유가족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에게 한마디만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이런 태도로 진실이 숨겨지고, 권력 있는 사람들이 힘과 돈으로 힘없는 사람을 탄압하게 되는 겁니다. 진실을 바르게 바라봐야 이런 일이 더 이상은 생기지 않습니다."

 

[반올림 카페에 퍼온 글] http://cafe.daum.net/samsunglabor/CMEy/471

[기사 원문] http://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10222172801&section=02

 

 

다시 한번, 정의란 무엇일까.

 

한 목숨 잃어도, 한 가정이 무너져도,

아무도 책임을 묻지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는 저들은 아니다.

 

그렇게 버텨봤자 무엇이 달라지겠느냐고 냉소하는 이들도 아니다.

 

적어도, 그건 아니라는 얘기를 하는 게, 그게 정의다.

 

아직 유족들은 마음만큼 울지도 못하고 있다.

마음이 시키는대로 통곡을 하다가는 멈출 수 없을 것 같아서,

슬픔을 누르느라 부모님과 누이의 얼굴은 나날이 굳고 어둡고 푸석해지고 있다.

 

유족들이 책임감과 죄책감을 내려놓고 마음만큼 애도하고, 또 회복되는 것을

곁에서 지지하고 돕는 것, 그게 지금 나의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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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4 12:01 2011/02/24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