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십 명이 조촐하게 열었고 평화적으로 마쳤던 이런저런 추모문화제에 대해, 집시법 위반이라며 반올림 활동가들에게 출두 요구서가 날라오고 있다. 사회를 본 것도 아니고 발언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조용히 참석해서 눈물 찍어내며 앉아있었던 사람에게조차 추모제 건에 대해 피의자 조사를 받으러 나오란다. 도대체 몇 명이나 조사하는 건지 도대체 한 사람당 몇 건씩을 조사하는 건지, 집회신고를 하면 뭐하나. 회사께서 보시기에 좋지 않으셨으면 닥치고 불법이라는 건가. 귀찮게 해서 지치게 하겠다는 거지. 비열한 새끼들.

 

한편으로는 "회사가 진행할 연구에 대한 반올림의 의견을 줘봐라, 무리한 요구가 아닌 이상 반영해보도록 회사를 설득하겠다"라며 전문가를 앞세워 장차 "반올림에게 연구 참여를 제안했지만 거절하더라'고 주장할 명분 쌓기에 들어갔다. 잔대가리나 굴리는 아주 나쁜 새끼들.

 

그러면서 산재불승인에 맞서 진행 중인 행정소송에는 피고(근로복지공단) 측 참고인이라며 대형 로펌을 끼고 들어와 왜곡과 거짓으로 가득한 서면자료들을 싸지른다. 전혀 과학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엄연한 사실을 거짓으로 포장한 자료들이긴 하지만, 원고 측에서는 그들이 내놓은 뻘소리들을 조목조목 반박하지 않을 수 없으니, 그들은 최소한 행정소송을 힘들게 만들고 진전을 방해하는 데에는 성공한 셈이랄까. 치사한 새끼들.

 

제일 심한 건 가난한 피해자들의 부모들과 일가친척들을 들쑤시며 돈으로 영혼을 팔고 돈으로 정의를 팔도록 유혹하고 을러대는 일이다. 인사 부서 쪽에서는 환자들을 개인적으로 찾아다니며 돈을 제시하고 있다. 산재보상 청구를 포기하거나, 산재불승인에 맞선 행정소송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그렇게 정리하면 피해자들은 다른 피해자들을 마주할 수 없게 되고, 세상을 향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정당한 보상이 아니라 침묵을 전제로 한 매수. 가난한 피해자들에게 제 가족의 목숨과 제 양심의 값이 과연 얼만큼의 화폐 가치를 지니는지 계산해보도록 유혹하는 비열한 조폭 깡패 새끼들.

 

그 회사는 지금, 이러고 있다. 그 회사의 이름으로 하는 게 아니더라도, 그 회사를 위해 이런 짓들을 일선에서 행하는 자들이 있다. 그들은 스스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 알고 있다. 어떤 이들은 심지어 신념을 가지고 하고 있다.

 

물론 '그리 내세울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죄는 아니니까'라는 마음으로 하는 이도 있을 거고, 혹은  '비록 옳은 일은 아니지만 내가 뭘 어쩌겠어' 라는 마음으로 임하는 사람도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이 그 일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마음 속의 갈등이 아니라, 그런 갈등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그냥 그 일들을 하고 있다는 거다. 그들은 공범이며 가해자다. 나는 이 잔대가리나 굴리는 나쁘고 비열한 조폭 깡패새끼들과 그 패거리들 때문에 분하다. 어떻게 해야 이 분을 풀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은 분하다고 말하고 싶다. 분하다. 너희는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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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2 13:04 2010/06/12 1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