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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협 노동조합의 05년 임투1)를 마무리 하며

 

축협 노동조합의 05년 임투1)를 마무리 하며


김태균(전국축협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


전국축협노동조합은 지난 3월 24일 1차 교섭으로부터 시작된 “2005년 임금인상 쟁취를 위한 단체교섭”이 정규직 노동자는 통상임금 3.9%+⍺와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 노동자 임금인상 +⍺로 8월 19일 조인식을 하면서 1차 마무리를 하고 현재는 약 30여개 사업장별 보충교섭을 진행 중에 있다.

물론, 아직 사업장별 보충교섭을 진행 중에 있기에 “05년 임투”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는 물리적 어려움 또한 뒤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05년 임투를 마무리 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은 향후 전개되고 있는 보충교섭 투쟁에 있어 지나간 통일 교섭 투쟁의 성과와 한계를 분명히 하면서 이를 분명하게 승계할 것은 승계하고 극복할 것은 극복하자는 나의 생각 때문이다.

어째든 3월 24일부터 시작된 전국축협노동조합의 통일 교섭이 마무리 되고 현재는 30여개 사업장을 중심으로 2단계 보충교섭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1단계 통일 교섭 투쟁은 교섭 투쟁 그 자체로 많은 성과를 내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성과에 걸 맞는(?) 많은 한계 또한, 가지고 있는 교섭투쟁이었다.


우선 동지들이 이해를 돕기 위해 전국축협노동조합의 교섭 방식에 대한 설명부터 했으면 한다. 전국축협노동조합은 여타의 노동조합의 교섭 방식과는 다른 몇 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우선 첫 번째로 사용자측 교섭단 관련이다.

전국축협노동조합은 70여개 축협에서 노동하고 있는 노동자들로 구성된 초기업별 단위 노동조합이다. 즉, 사용자가 70여명이나 되는 그러한 노동조합이다.

사용자가 많다 보니 매년 교섭 투쟁의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바로 “사용자 교섭단”을 구성하는 문제였다. 매년 평균적으로 약 6개월여 시간을 노동조합의 요구안에 대한 논의보다는 “사용자 교섭단” 구성 여부가 교섭 테이블에서 항상 쟁점이 되어 왔었다.

물론, 이번 05년 임투 또한 마찬가지였다. (물론 예년에 비해 본다면 올해 사용자 교섭단 구성은 매우 빠른 편이었다.)

3월 24일부터 시작된 05년 임투는 6차 교섭을 마무리 하고 7월이 다 되어서야 각 도 단위별 사용자측 교섭단이 구성이 되었다. 물론 이 또한 전국 대표 구성까지는 가져가지 못했고 각 도 단위별 사용자 교섭단으로 만족해야 했었다.


두 번째로 초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써 지난 보건노조에서도 쟁점이 되었던 각 사업장별 임금의 격차와 노동조건의 격차를 해소하는 과정 속에서의 노동조합 교섭 투쟁의 내용이다.

축산업협동조합은 여러 동지들이 잘 알다시피 노동자들이 직군이 다양하다. 가축들의 새끼를 임신시키는 수정사에서부터 키우는 노동자, 가축의 먹이를 생산하는 생산직 노동자, 가축의 건강을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 가축을 유통시키는 유통 노동자, 이로부터 발생되는 자본을 관리하는 금융 노동자, 이 모든 것을 관리하는 관리직 노동자, 축산업협동조합의 축산 농민들을 관리하는 지도 노동자 기타 등등.

하나의 축협에도 수많은 노동자 직군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러한 직군에 따른 노동조건의 차이 또한 매우 편차가 심한 상황이다.

노동조합은 바로 이러한 각 노동자들 간의 임금이 격차와 노동조건의 격차를 어떻게 좁혀 갈 것인가? 라는 점이 항상 교섭의 전 과정에서의 고민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간단하지만은 않다. 하나의 축협내의 이러한 임금과 노동조건의 격차가 존재함과 더불어 축협과 축협간의 임금과 노동조건과의 격차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에서는 바로 이러한 임금과 노동조건과의 격차 해소를 어떠한 방식과 내용으로 할 것인가? 가 항상 교섭 투쟁의 과정에서의 고민이었으면 05년 임투 또한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속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바로 농민과의 관계 부분이다.

축협은 농협과 함께 350만 농민 중 250만 명의 농민들이 출자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축협노동조합의 사용자 또한 농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매 3년마다 한번 씩 선출을 하고 있다. 즉, 사용자측 교섭단이 바로 농민들의 대표라는 점이다.  

신자유주의 개방농정과 농업 구조조정 속에 허덕이고 있는 농민 계급이 건설한 협동조합을 상대로 한 교섭 투쟁, 말은 쉽지만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민중연대 소속 조직이면서 농민단체 소속 조직인 각각의 농민조직 회원들이 사용자라는 이름으로 교섭테이블에 나와 임금동결과 사업장내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동지들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한 걸음 더 나아가 일부 농민단체들은 농민단체의 이름으로 노조 해산과 임금동결을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 속 에서 임금인상 쟁취를 위한 교섭 투쟁에 전개한다는 점이다.


어째든 전국축협노동조합은 지난 99년 노조 결성 이후 매 짝수 년 마다 단협 갱신 투쟁과 매년 임금인상 쟁취를 위한 교섭 투쟁을 전개하고 있으며 05년도 또한 임금인상 쟁취를 위한 단체교섭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전국축협노동조합의 05년 임투의 시작은 지난 2월 17일 노동조합 요구안 확정을 위한 대의원 대회를 시작으로 출발 하였다.

애초 대의원 대회에 상정된 임투 요구안은 임금인상 요구안 과 해고자 원직 복직 및 몇 가지 단협 갱신 특별 요구안2)도 포함되었다. 임금교섭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단협 갱신 요구안을 첨부했던 이유는 임금인상 관련해서 임금의 격차를 인정하는 대신 단협 갱신을 통해 최소한의 격차라도 좁혀보자는 지도부의 의중이었다.

그러나 결론은 지도부의 의중과는 무관하게 현장 대의원 동지들이 선택한 것은 단협 갱신 요구안은 전체 노동조합 요구안에서 삭제가 되고 임금인상 관련한 요구안 및 해고자 원직복직 요구안만 가지고 교섭 투쟁을 전개하기로 한 것이다. 결국, 노동조합 요구안에서부터 임금의 격차를 확대하는 내용3)의 요구안을 선택함으로써 요구안 결정의 과정에서부터 문제점을 내포하였다.

노동조합은 2월 대의원대회를 통해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임금)요구안을 확정하고 교섭 투쟁을 전개했다. 합의내용은 정규직 노동자들은 04년 통상임금 대비 3.9%+⍺, 비정규직은 정규직 임금인상분 +⍺었다.

‘⍺’ 부분에 대한 합의 내용의 의미는 초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의 통일 교섭 합의안이 전국적으로 최저 기준임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노동조합 교섭단의 태도였다. 물론 교섭 과정에서 사용자 교섭단은 ‘⍺’부분의 삭제를 요구했고 ‘⍺’부분으로 인해 교섭 과정이 결렬될 위기까지 가기도 하였다, 결국, ‘⍺’라는 지부 보충교섭을 남겨두고 통일 교섭은 8월 8일 10차 교섭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를 하였고 74.4%의 조합원의 선택으로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인을 마무리4) 할 수 있었다.

조인식 이후 곧 바로 진행된 지부 보충교섭 투쟁의 과정에서 전체 통일 교섭 대상 사업장 58개 중 30여개 사업장이 지부 보충교섭을 요구 하면서 전국축협동조합의 05년 임투는 2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3월24일부터 시작된 전국축협노동조합의 05년 임투는 8월 19일 조인식을 끝으로 1차 마무리가 되었다. 5개월 10차 교섭까지 진행된 05년 임투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노동조합 요구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교섭투쟁은 7월 4일 개회된 7차 교섭 때 부터였다.

7차 교섭 전까지는 58명의 사용자들을 상대로 노동조합은 사용자측 교섭단을 구성할 것을 요구했고 사용자들은 각 협동조합의 지불능력의 차이로 인해 단일한 교섭단과 단일한 협상안을 내 올수가 없다, 라는 식으로 버텼다. 결국 전국 사업장 현수막 부착 투쟁과 리본 달기 등 최소한의 준법 투쟁 실시와 더불어 사용자 교섭단 미 구성 사업장 타격 투쟁을 노동조합에서 결정한 이후 사용자 교섭단 구성이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되었다.

서울지역, 경인지역, 충남지역, 충북지역, 강원지역, 부산울산경남지역, 대구경북지역, 그리고 호남지역으로 편재된 노동조합의 지역본부 구역별 사용자들이 각 도별 사용자 교섭단을 구성하였고 전국 사용자 대표 교섭위원5)으로 충남지역 대표 교섭위원을 선임하기 까지 하였다.

금속과 보건노조 등 초 기업별 노동조합의 교섭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듯이 전국축협노동조합 또한 노동조합이 사용자들이 교섭단을 구성할 것을 요구하는 웃지 못 할6)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를 별도로 하더라도 어째든 이번 교섭 투쟁의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은 바로 ‘사용자 교섭단’을 구성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결국 58명이나 되는 사용자들이 7명7)의 교섭단 에게 교섭 및 체결 권한을 위임하여 사용자측 교섭단이 구성되어 교섭이 전개 되었다.


농민들의 반발이 예년과는 달랐다.

04년도와 03년도에 비해 농민들의 반발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섭 테이블에서 나타난 사용자 교섭단의 태도는 여전히 농민 조합원들을 핑계 대었다. 농민 조합원들 때문에 과도한(?)임금인상은 안 된다. 시장이 개방되고 신자유주의적 농정 하 에서 농민의 생존권은 풍전등화인데 협동조합 노동자들만 임금인상을 할 수 있는가? 라는 식의 교섭해태 적 발언은 교섭을 더욱 더 힘들게 만들었다.


이제 전국축협노동조합의 2005년 임금인상 관련한 단체교섭 투쟁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58개 사업장 중 30여개 사업장에서 새로운 보충교섭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노동조합 차원에서는 각 지부장에서 보충교섭 권한을 위임해주고 각 지부별 교섭 투쟁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현장 투쟁 동력을 조직하기 위한 지부별 교섭 투쟁의 과제는 우선적으로 전국적 통일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적게는 40여명의 동지들로 많게는 300여명의 동지들로 구성된 각 지부의 투쟁 역량을 각각 지부의 역량으로 한정 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교섭은 각 지부별로 진행을 하되 투쟁이 발생되는 사업장을 하나로 모아 전국적 역량을 배치하는 슬기로움이 필요할 듯싶다.

또한 각 사업장에서는 중앙 차원에서 전개된 통일 교섭 과정 속에서 한계로 나타나고 있는 통일 교섭과 현장 투쟁 동력과의 괴리감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투쟁 전술 배치가 요구된다.

단지, 10원을 더 따내기 위한 교섭 투쟁이 아니라 가라 앉아 있고 눌러져 있는 현장 조합원 동지들을 분노의 이름으로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다시금 일어서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한 다양한 고민이 바로 전국축협노동조합의 05년 임투에 마무리를 힘 있게 장식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1. 교섭 대상 사업장(총 58개 조합)

서울지역(4개) : 한국양봉/한국양토양록/한국양계/서경양돈

경인지역(11개) : 포천축협/용인축협/연천축협/김포축협/여주축협/수원축협/강화축협/광주축협/부천축협/양평축협/남양주축협

강원지역(7개) : 춘천축협/원주축협/홍천축협/속초양양축협/양구축협/강릉축협/횡성축협

충남지역(8개) : 대전축협/예산축협/홍성축협/당진축협/서천축협/부여축협/보령축협/금산축협

충북지역(4개)  : 진천축협/괴산축협/음성축협/제천단양

경북지역(11개)  : 경산축협/경주축협/포항축협/영천축협/청송축협/영주축협/영덕울진축협/안동축협/고령축협/청도축협/김천축협

부산울산경남(11개) : 부산축협/함안축협/합천축협/창녕축협/의령축협/사천축협/남해축협/진주축협/울산축협/부경양돈축협/고성축협

호남지역(2개) : 구례축협/순천축협


2. 교섭 투쟁 관련 주요 일지

- 2/17 : 05년 정기 대의원 대회에서 ‘2005년 임금인상 관련한 단체교섭은 민주노총 요구안을 가지고 교섭 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정함.

- 3/22-4/01 : 2005년 임금인상 요구안 전 조합원 찬반투표 실시

결과 : 총성원/1,521명, 투표인원/1,268, 기권/98명, 찬성/1,086명, 반대/207명, 무효/1명

- 3/24 : 1차 교섭

- 4/12-5/2 : 05년 임투 승리 및 현장 강화를 위한 전국 순회 교육 투쟁

- 4/14 : 2차 교섭

- 5/19 : 3차 교섭

- 5/30 : 4차 교섭

- 6/14 : 5차 교섭

- 6/14 : 05년 임투 승리를 위한 준법 투쟁(현수막 부착, 리본 패용, 지부 총회) 돌입

- 6/24 : 6차 교섭(위임사업장)

- 6/29 : 6차 교섭(미 위임 사업장)

- 7/04 : 7차 교섭

- 7/15 : 8차 교섭

- 7/27 : 9차 교섭

- 7/28 : 노동쟁의 조정신청

- 8/01 : 사전 조정 회의

- 8/04 : 10차 교섭 및 잠정합의 / 조정 사건 취하

- 8/08-17 : 잠정합의 찬반투표 가결

        결과 : 총 58개 지부 중 57개 지부 참석(98.3%), 총투표율 : 84.27%, 찬성 : 74.35%, 반대 : 9.92%, 기권 : 15.72%

- 8/19 : 2005년 통일 임협 조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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