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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현장활동가 맞춤교육 6개월의 대장정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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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가 맞춤교육 6개월의 대장정 마쳐

 

 

 

현장활동가 맞춤교육이 마무리 됐다. 작년 8월 31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3권의 교제를 가지고 심층 집중교육이 8개노조 9개팀으로 진행 되어왔으며, 총 9강을 진행하였다. 시작시 100여명에 달하던 교육생이 너무나 빡빡한 일정에 절반이 탈락, 마지막은 40여명만이 교육을 사수할 정도로 힘든, 현장에서 밤낮없이 일하고도 틈을 내어 잘 이해가 되지도 않는 교제를 꺼내들고 졸음과 싸워가며 함께한 6개월이었다.

 

 

 

특히나 채만수선생의 '노동자교양경제학'은 압권이었다. 경제학이란 생소한 학문을, 그것도 딱 베고 자기에 알맞은 두께를 가진, 무슨 말을 하는지도 도통 모르는, 불가능 할 것 같은 노동자교양경제학을 다 끝낸 후 참가자들은 가능성과 희망을 느꼈을까?

 

2월 23일 충북 각지에서 떨어져 서로 얼굴도 못본 체 똑같은 교육을 진행했던 현장 맞춤교육생 등 5개 노조 20여명이 마무리 졸업여행을 위해 본부로 모여 들었다. 1박 2일의 일정인지라 소박한 참가인원 이었다. 간부, 활동가라지만 집회에서 스치듯 만나 서로 서로 안면만 있지 잘 알지 못해 서먹서먹한 분위기에서 첫 목적지 광주로 향했다. 광주로 향하는 동안 작년 히트를 쳤던 영화 '화려한 휴가'를 시청하며 광주의 참상을 어렵게 추측해 나갔다.

 

△참가자들이 광주항쟁의 참상을 사진으로 나마 지켜보고 있다.

 

첫 목적지 광주 망월동 5.18 묘역. 모두들 광주항쟁은 마무리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죽은 자는 있는데 죽인 자를 아직도 밝혀내지 못하는 희안한 역사의 아이러니를 아직도 간직한 광주항쟁이 어떻게 마무리 되었다는 것인지 어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참가자들은 마무리 되지 못한 광주의 한을 풀 것을 결의하고, 항쟁의 참상을 비록 글과 영상으로나마 접하며 치를 떨어야만 했다. 또한 그 자리에 광주민중항쟁으로 인해 옥고를 치르시고, 충북지역 노동자 민중운동을 이끄셨던 정진동 목사님의 묘역을 참배하며 이후 충북지역 노동운동은 참가자들이 당당히 이끌어 나갈 것을 결의하였다.

 

두 번째 목적지는 민족의 영산이자 민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지리산으로 향했다. 시간 상 등반은 다음날로 미루고 지리산 자락의 화엄사를 찾았다. 8.15 해방이후 친일파 척결, 농지개혁, 공장 자주관리 등 민중의 요구를 외면하고 탄압으로 일관한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에 대항해 무장투쟁을 벌여야만 했던 빨치산. 한가족이 군경과 산사람으로 나뉘어 서로 피를 흘려야만 했던, 민족 최대의 아픔을 간직한 지리산. 그 소용돌이 속에서도 화엄사는 묵묵히 참선을 할 수 있었을까?

 

저녁 서로 처음으로 각자 소개를 하고 맞춤교육을 간략히 평가하는 자리가 열렸다. 강사가 앞에 있어서 인지 대략적인 평가는 "우리가 정말 해냈다"라는 대견함이었고, "이런 교육이 좀더 체계적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역시 압권은 뒷풀이다. 지리산 토종돼지 삼겹살이 대나무 숯에서 각자의 입으로 쉬지 않고 들어간다. 소주 역시 뒤따라 들어간다. 생전 무게만 잡고 있던 이정훈 본부장이 흥에 겨워 한자락 노래를 한다. 젊은이 최고라고 중년은 적당한 시기가 되자 슬그머니 사라지고, 다시 끌려 나오고를 반복하며 어느 새 형, 누나 하며 서로 하나가 되며 지리산의 정기속에 푹 빠졌다.

 

△언제나 즐거운 뒷풀이 자리. 뒷풀이를 통해 사업장을 넘어 하나가 되고 있다.

 

다음날 술에 쪄든 몸을 이끌고 콩나물 해장국으로 속을 푼다. 역시 음식은 전라도라고 정말 속이 확 풀린다. (절대 지역감정 아님)

꼬불 꼬불 아찔한 도로를 누비며 성삼재로 향한다. 옆은 별로 보고 싶지 않다. 정말 아찔했다. 성삼재에 도착, 술이 덜깨어 도저히 올라갈 수 없다는 일부 참가자들을 동네 뒷산 같아서 한시간이면 갔다온다고 꼬셔대는 작년 지리산 종주자의 유혹에 넘어가서, 또는 강압에 못이겨 노고단으로 기어 올라간다. 등산로는 눈으로 온통 덮여있고 숨은 턱까지 올라온다. 어제 먹은 소주가 머리위에서 김이 되어 모락모락 올라간다.

다행히 단 한명의 낙오도 없이 노고단 정상에 오른 참가자들은 못올라온다고 툴툴되던 장면을 모두 깡그리 잊고, 이리 저리 사진찍느라 바쁘다. 정상주로 묵무침에 구례막걸리를 한잔 걸치고, 지리산의 정기를 흠뻑 받으며 하산, 모든 일정을 마무리 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졸업여행을 통해 지역 노동운동의 중심에 설것과 이후 낮은 곳으로의 강력한 연대를 결의했다.

 

△노고단 정상. 얼굴없는 사람은 전날 술이 과했던 동지들이다. 그런데 앞줄 멋진 사람은 누구? 동지들 고생 많았습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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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5 21:03 2008/02/25 21:03

댓글1 Comments (+add yours?)

  1. 희망로자 2008/02/27 15:58

    정말 고생많으셨네요.. 6개월간의 학습이라..
    맞춤교육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느낌을 가졌을거라 생각하는데
    그것을 생각날때마다 쓰면 어떨까요. 무지 생생하게..
    참.. 저는 누굴까요? -가까운 곳에 사는 주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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