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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05 설악산 그 품에 안기다. 신흥사 - 비선대 - 마등령 - 공룡능선 - 천불동 (1)

설악산 그 품에 안기다. 신흥사 - 비선대 - 마등령 - 공룡능선 - 천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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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30분. 어제의 피로와 술기운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래도 가야한다. 간단히 씻고 이른 아침을 먹고 설악동으로 간다.

 

오늘은 다시 공룡이다. 새벽 5시 랜턴을 밝히고 간다.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오른 것 같다. 어둠에 신흥사를 지나고 비선대를 지나 금강굴 초입에 들어선다. 금강굴.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도저히 오르지 못한다. 지난번 오르려다 포기 했다. 오늘도 포기다.

 

 

6시 30분 날이 서서히 밝아 온다. 아... 다 보인다. 저렇게 생겼었구나. 정말 감동이다.

그렇지만 곧 죽어간다. 비선대에서 마등령까지 정말 죽는다. 대여섯 분이 내려온다. 벌써 공룡을 타고 내려오시나? 너무 힘들어 포기 하고 내려오신단다.

 

 

마등령에 오르니 우리가 가야할 공룡능선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런데... 오늘도 반만 보여주시려나 보다. 안개가 끼기 시작한다. 그래도 이게 어딘데. 덕팔이(D-80)를 부담스럽지만 목에 걸고 연신 셔터를 눌러 댄다. 그러다 보니 일행과 현저히 뒤떨어 진다. 상관없다. 오늘 12시간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번엔 아무것도 않보여 9시간만에 완주했던 길이다. 여유있게 간다.

 

 

왜 공룡능선을 최악(?)의 코스라 하는지 타보면 안다. 그런데 요즘은 길이 워낙 잘 정비되어 있어 웬만큼 타는 사람은 무지하게 힘들지만 타긴 탄다고 한다. 몇 개가 되는 지도 모를 공룡 등짝을 오르락 내리락 한다. 정말 죽을 맛이다. 곳곳 위험한 곳에는 로프가 매달려 있다. 여성분들은 정말 죽으려고 한다. 11시 30분 갑자기 안개가 날아온다. 금방 보이던 용화장성이 없어져 버린다. 다행이 그리 심하지는 않다. 안개 역시 절경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무대장치로소의 몫을 톡톡히 한다. 안개속에 다시 라면에 밥한덩이를 먹고 정상주 한잔을 하고 희운각 대피소 쪽으로 간다.

 

 

어제의 피로와 숙취가 좀 가신듯 하다. 발걸음이 좀 가볍다. 오랜만 인것 같다. 경치에 취해 그 경치를 감상하고 산행을 하는 것이다. 좋다.

 

하행길이다. 천불동계곡을 들어선다. 너덜바위에 무릎이 시큰 거린다. 계곡의 비경이 통증조차 잊게 해준다. 경치에 취해 내려오는 하산길 다시 비선대에 선다.

 

 

어... 비선대에 사람들이 매달려 있다. 암벽을 탄다. 대단하다. 난 죽어도 못한다. 고소증은 치유불가능이다. 동동주와 파전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4시 30분 하산한다.

 

 

이 아래는 산이 파랗다. 산행을 하지 않은 사람은 단풍의 절경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비도 왔단다.ㅎㅎ 산은 고통을 함께 나눈 이들에게만 자신의 자태를 보여준다. 너무 좋다.

 

 

 

 

 

 

 

 

 

 

 

 

 공룡이냐 도마뱀 얼굴이냐?

 안개가 몰려온다

 저 바위 좀 어떻게 해보셔

 

 

 

 

 

 귀면암이다. 귀신 얼굴 처럼 생긴 바위. 찾아보시라.

 암벽에 매달린 진짜 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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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5 17:41 2008/10/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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